진보신당 창당준비위원회 대표단이 2일 오후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창준위 결성대회에서 공동대표로 뽑힌 뒤 대표단이 두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이덕우 변호사, 박김영희 전 장애여성공감 대표, 노회찬·심상정 의원, 김석준 부산대 교수.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어제 발기인 대회 “평등·생태·평화·연대 추구”
비례후보 12일까지 접수…16일 창당 대회
비례후보 12일까지 접수…16일 창당 대회
심상정·노회찬 의원이 주도하는 ‘진보신당’이 2일 창당발기인 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창당 절차에 들어갔다.
새 진보정당을 추진하는 인사들은 이날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창당발기인 대회에서 당 이름을 진보신당으로 최종 확정하고, 공동대표로 심상정, 노회찬 의원과 이덕우 변호사, 김석준 부산대 교수, 박김영희 전 장애여성공감 대표 등 5명을 뽑았다. 이덕우 대표는 민주노동당 당대회 의장으로 활동하다 최근 탈당했고, 김석준 대표는 조승수 전 의원 등의 ‘새로운 진보정당운동’ 대표로 활동했다. 박김영희 대표는 여성장애인 운동의 대표 주자다. 창당발기인 명단에는 공선옥(소설가), 박노자(노르웨이 오슬로국립대 교수), 변영주(영화감독), 이문옥(전 감사관), 조현연(성공회대 교수), 진중권(시사평론가)씨 등 336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창당 제안문에서 “이명박 정권의 폭주에 맞설 강력한 진보정당”을 표방하고, 평등·생태·평화·연대 등 진보의 가치를 실현하는 정당을 건설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민주노동당은 노동자 민중의 정치를 실질적으로 구현하지 못했고, 당내 민주주의가 실종돼 당원들이 당의 주인이 아닌 손님으로 전락했다”며 “진보신당은 우리 안의 진보적이지 못한 낡은 모습에 대한 반성문이자, 자기 부정과 자기 혁신을 통해 새로운 진보정치를 열겠다는 결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진보신당은 이번 총선 방침과 관련해, 12일까지 비례대표 후보 등록을 받아 20여명의 전략 명부를 만든 뒤 16일 창당대회에서 당원 찬반 투표로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진보 진영의 유력 인사들을 영입해 총선 ‘간판’으로 내세워 여론몰이를 하겠다는 전략이다. 지역구에는 심상정·노회찬 의원 등 50여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사회당 등과는 연합 공천 등 실질적인 선거 공조를 하고, 총선 이후 합당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닻을 올린 진보신당의 항해가 순탄할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시간에 쫓긴다는 게 가장 큰 부담이다. 창당 과정부터 총선 선거운동에 이르기까지 유권자들한테 ‘진보신당’이라는 새 상품을 얼마나 알려내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또 민주노동당과 ‘각자도생’하는 경쟁 구도만 부각될 경우 ‘외연 확장’이 한계에 부닥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진보신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시간이 별로 없다. 이번 총선을 최대한 돌파해내야 진보신당의 동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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