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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한탄…격양…일부는 “무소속 출마”

등록 2008-03-05 21:59수정 2008-03-06 00:23

당사자들 반응
박지원·김홍업 ‘불만’
이상수 “총선 준비”
안희정, 무소속 검토
이용희, 탈당 비쳐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박재승)가 5일 부정·비리 전력자를 예외 없이 공천 심사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하자, 당사자들 쪽에서는 강한 불만과 한탄, 침묵이 뒤섞여 쏟아졌다. 몇몇 당사자들은 “유권자들로부터 직접 심판 받겠다”며 탈당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무소속 출마도 불사할 태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둘째 아들인 김홍업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게 당인지 시민단체인지 모르겠다. 정치적으로 형을 산 사람들은 정치적 이유가 있는데, 일반 범죄자 기준을 적용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이상도 중요하지만 현실도 감안해 조정을 했어야 했다”며 강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당 안팎에서는 이들이 ‘명예회복’을 위해 무소속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두 사람은 그동안 억울하다고 호소하며 “정치적 희생양을 만들어선 안 된다”고 반발해 온 터다.

16대 대선 때 불법 자금을 받은 경우인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은 “영수증을 끊어주지 않고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옥고를 치러 이미 한 번 죽었는데, 이번 결정은 정치인으로서 두 번 죽이는 셈”이라며 “국민에게 직접 심판을 받을 기회를 줘야 하지 않으냐”고 반발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안희정씨는 6일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의견을 공식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무소속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씨는 앞서, 이날 오전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총을 거꾸로 메고 적진에 투항하거나 민주 진영을 공격했던 분들까지 공천 신청의 맨 앞줄에 앉아 있다. 공심위는 누가 진정한 독립운동 세력이고 누가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 세력인지 심판하는 일보다 당장 손쉬운 ‘읍참마속’을 말하고 있다”고 공심위를 비판했다.

국회부의장인 이용희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지역구인 충북 옥천에서 열린 당원 단합대회에서 “당적도 없는 사람이 당의 공천권을 쥐고 종횡무진 휘두르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름도 헷갈리는 (통합민주)당 대신 옥천·보은·영동군민의 후보로 나서겠다”며 탈당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설훈 전 의원은 서울 당산동 당사 기자실을 찾아 “당의 명령에 앞장서야 했던 정치 행위가 부정비리로 매도돼야 하느냐. 그런 기준을 채택한 것 자체가 당을 국민의 지탄 대상이라고 스스로 낙인찍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개인의 사정을 헤아리지 않은 사실상의 ‘추방 선언’”이라며 “당이 이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총선기획단장을 맡고 있는 신계륜 사무총장도 상당히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장 쪽은 “아무 말도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웅·이정일 전 의원, 비공개 공천 신청을 한 신건 전 국정원장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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