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승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오른쪽)이 6일 오전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손학규 대표의 사진을 뒤로 한 채 승강기에 올라 공천심사위 회의장으로 가던 중 보도진이 열띤 취재를 벌이자 머리를 긁적이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뉴스분석] 박재승발 ‘윤리공천’ 파장 어디까지
민주당 “호남·수도권·비례대표 예외없다”
외부인사가 대수술…새 인물 수혈이 관건
한나라당도 강타…이규택·이재창·한선교 탈락 통합민주당의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 손끝에서 시작된 ‘공천 태풍’이 정치권 전체를 강타하고 있다. 민주당에서 비롯된 파장은 한나라당에까지 미쳐, 한나라당은 6일 경기도 현역 의원 17명 중 5명을 바꾸는 대폭적인 공천 물갈이를 단행했다. 민주당은 ‘부정·비리 전력자 배제’ 기준을 근거로 ‘중량급’ 정치인 11명을 정리하며 본격적인 공천쇄신의 궤도에 진입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우산 아래 있는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홍업 의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씨도 예외없이 배제시켰다. 이런 흐름을 주도하는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내친김에 쇄신의 칼끝을 대폭적인 ‘물갈이’ 쪽으로 정조준할 태세다. 이르면 다음주 모습을 드러낼 ‘호남·현역’ 의원의 교체 폭은, 애초 공심위가 예고했던 30%를 넘어 50%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온다. 공심위는 수도권 전략지역과 비례대표 공천까지도 쇄신 대상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하고 있다. 외부인들이 사실상 민주당의 판을 다시 짜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2000년 16대 총선을 뜨겁게 달궜던 낙천·낙선운동이 외부 시민단체들의 ‘상징적 행동’ 수준이었다면, 지금 민주당에선 외부 인사들이 당에 들어와 비슷한 기준으로 직접 ‘공천’을 하는 형국이다. 이를 두고 당 내부에 불만이 없지 않지만, 아직은 긍정적 반응이 우세하다. 서울지역의 한 중진 의원은 “어차피 우리가 하고 싶어도 못할 일을 외부 인사들이 한 것이고, 그런 점에서 영입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라고 말했다. 계파와 지역, 당선 가능성 등으로 얽히고 설켜 결코 풀 수 없을 것 같던 매듭을 끊어냈다는 평가다. 한나라당도 ‘박재승발 공천 혁명’의 무풍지대가 아니다. 당장 6일부터 한나라당에도 ‘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공천심사위원회를 열어 경기지역 공천자 17명을 확정했다. 4선의 이규택(이천·여주), 3선의 이재창(파주) 의원과 초선인 한선교(용인수지), 고조흥(포천·연천), 고희선(화성) 의원 등 현역 5명이 우수수 떨어졌다. 예상을 뛰어넘는 대폭적인 물갈이는 최근 민주당의 공천 혁신에 자극받은 측면이 크다. 민주당 상황을 보면서, 특히 민심에 민감한 수도권 출마자들은 “한나라당 공천에 감동이 없는 것으로 비치고 있다”는 강한 우려를 당 지도부에 전달했다. 서울의 한 초선 의원은 “민심은 아침저녁으로 변한다. 저쪽은 ‘공천혁명’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계파공천’, ‘철새공천’ 얘기만 나오니 …”라며 혀를 찼다. 당내에선 공천 검증의 수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 지역의 한 초선 의원은 “전력이 지저분한 신청자들은 모두 잘라 달라고 지도부에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천심사 과정에서 재의 논란 등 도덕성 시비가 제기된 공천 신청자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민주당발 ‘윤리 공천’이 한나라당의 ‘개혁공천’을 압박하는 힘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한편으론 한나라당 내부의 ‘친이-친박’ 갈등을 격렬하게 재연시킬 가능성도 높인다. 한나라당의 딜레마다. 강희철 임석규 기자 hckang@hani.co.kr
외부인사가 대수술…새 인물 수혈이 관건
한나라당도 강타…이규택·이재창·한선교 탈락 통합민주당의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 손끝에서 시작된 ‘공천 태풍’이 정치권 전체를 강타하고 있다. 민주당에서 비롯된 파장은 한나라당에까지 미쳐, 한나라당은 6일 경기도 현역 의원 17명 중 5명을 바꾸는 대폭적인 공천 물갈이를 단행했다. 민주당은 ‘부정·비리 전력자 배제’ 기준을 근거로 ‘중량급’ 정치인 11명을 정리하며 본격적인 공천쇄신의 궤도에 진입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우산 아래 있는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홍업 의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씨도 예외없이 배제시켰다. 이런 흐름을 주도하는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내친김에 쇄신의 칼끝을 대폭적인 ‘물갈이’ 쪽으로 정조준할 태세다. 이르면 다음주 모습을 드러낼 ‘호남·현역’ 의원의 교체 폭은, 애초 공심위가 예고했던 30%를 넘어 50%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온다. 공심위는 수도권 전략지역과 비례대표 공천까지도 쇄신 대상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하고 있다. 외부인들이 사실상 민주당의 판을 다시 짜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2000년 16대 총선을 뜨겁게 달궜던 낙천·낙선운동이 외부 시민단체들의 ‘상징적 행동’ 수준이었다면, 지금 민주당에선 외부 인사들이 당에 들어와 비슷한 기준으로 직접 ‘공천’을 하는 형국이다. 이를 두고 당 내부에 불만이 없지 않지만, 아직은 긍정적 반응이 우세하다. 서울지역의 한 중진 의원은 “어차피 우리가 하고 싶어도 못할 일을 외부 인사들이 한 것이고, 그런 점에서 영입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라고 말했다. 계파와 지역, 당선 가능성 등으로 얽히고 설켜 결코 풀 수 없을 것 같던 매듭을 끊어냈다는 평가다. 한나라당도 ‘박재승발 공천 혁명’의 무풍지대가 아니다. 당장 6일부터 한나라당에도 ‘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공천심사위원회를 열어 경기지역 공천자 17명을 확정했다. 4선의 이규택(이천·여주), 3선의 이재창(파주) 의원과 초선인 한선교(용인수지), 고조흥(포천·연천), 고희선(화성) 의원 등 현역 5명이 우수수 떨어졌다. 예상을 뛰어넘는 대폭적인 물갈이는 최근 민주당의 공천 혁신에 자극받은 측면이 크다. 민주당 상황을 보면서, 특히 민심에 민감한 수도권 출마자들은 “한나라당 공천에 감동이 없는 것으로 비치고 있다”는 강한 우려를 당 지도부에 전달했다. 서울의 한 초선 의원은 “민심은 아침저녁으로 변한다. 저쪽은 ‘공천혁명’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계파공천’, ‘철새공천’ 얘기만 나오니 …”라며 혀를 찼다. 당내에선 공천 검증의 수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 지역의 한 초선 의원은 “전력이 지저분한 신청자들은 모두 잘라 달라고 지도부에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천심사 과정에서 재의 논란 등 도덕성 시비가 제기된 공천 신청자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민주당발 ‘윤리 공천’이 한나라당의 ‘개혁공천’을 압박하는 힘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한편으론 한나라당 내부의 ‘친이-친박’ 갈등을 격렬하게 재연시킬 가능성도 높인다. 한나라당의 딜레마다. 강희철 임석규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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