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승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이 손학규·박상천 공동대표에게 공천 심사 결과 명단을 넘겨준 것으로 알려진 13일 오후 손 대표가 국회 당 대표실로 들어서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비리 전력자 일부 ‘전략공천’ 암시…공천혁명 ‘물거품’ 우려
통합민주당 지도부가 ‘부정·비리’ 전력으로 공천심사에서 배제된 이들을 전략공천으로 ‘구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손학규 대표는 13일 <문화방송>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비리 전력자는 전략공천 대상에서 배제되느냐’는 질문에 “당의 전략은 폭넓은 것이다. 다면적으로, 포괄적으로,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일률적으로, 획일적으로 배제가 된다, 아니다, 이렇게 얘기할 순 없다”고 말했다. ‘비리 전력자’ 가운데 몇몇은 예외적으로 전략공천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의 이런 발언은 전략공천 지역과 후보자 선정에 대한 권한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과의 갈등을 확산시킬 공산이 크다. 박 위원장은 이날 공심위 회의에서 손 대표의 발언에 대해 “직접 듣지 못해 더 이상 얘기는 않겠다”면서도 “그건 제 생각과 분명히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박상천 공동대표가 자신의 측근 5명에 대한 전략공천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손 대표가 전략공천을 ‘비리 전력자’ 일부의 구제 방안으로 활용하려는 데 대해 당내 비판도 적지 않다. ‘공천 혁명’의 효과가 일거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공천 혁명을 해도 지지율이 크게 올라가지 않는 상황인데, 비리 전력자를 다시 공천한다고 하면 공천 혁명이고 총선이고 다 끝이다”라고 말했다.
전략공천은 공동대표와 공심위원장 3인 합의로 후보를 정하도록 돼 있어, 박재승 위원장이 끝까지 원칙을 고수하면 손 대표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다. 그러나 손 대표는 “정치는 딱 두부 모 가르듯이 하는 게 아니다. 정치는 예술”이라며 박 위원장의 ‘협조’를 은근히 압박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