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세 민주노동당 대표가 30일 낮 부천 송내역 앞에서 원미을 선거구 최순영 후보를 지원하는 유세를 벌이고 있다. 부천/연합뉴스
민주노동당 ‘기호 4번’ 홍보에 초점
진보신당은 당 인지도 높이기 온힘
진보신당은 당 인지도 높이기 온힘
지지율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당의 기호와 이름 알리기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거대 정당 중심으로 돌아가는 총선판에서 권영길 의원(민주노동당)과 심상정·노회찬 공동대표(진보신당) 등 ‘3대’ 후보 말고는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비례대표 의석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은 광고나 구호, 로고송 등에서 ‘기호 4번’을 최대한 부각시키고 있다. ‘사교육비 줄이는 4번’, ‘비정규직은 4번이 구한다’ 등 숫자 4를 되풀이해 ‘중독성’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당의 주요 공약도 ‘기호 4번이 (민생을) 9(구)한다’는 뜻에서 49개로 추렸다.
민주노동당은 당 분열이라는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지역구 후보를 지난 17대 총선 때 수준(123명)인 113명을 출마시키는 등 정당 득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당력을 짜내고 있다. 또 ‘울산-창원-광주 광산을’ 등 노동자 밀집 지역을 ‘민주노동당 삼각벨트’로 정하고, 이 지역 후보들이 당의 평균 득표율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총력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남 사천에서 강기갑 후보가 30%대의 지지율을 올리며 이방호 한나라당 후보를 바짝 뒤쫓고 있어 기대를 걸고 있다. 박승흡 대변인은 “당이 분열되면서 지지층도 분열됐는데, 기반이 있는 민주노동당에 표를 집중시켜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은 최근 언론의 당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가 2~6%대로 들쭉날쭉하게 나타나면서 내심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진보신당은 상황이 더 열악한 편이다. 총선을 앞두고 당을 만들어, 당 인지도가 바닥 수준이다. 비례의석을 얻을 수 있는 정당 지지율 3%를 획득할 수 있을지 당 관계자들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현역 의원이 없어 비례후보의 정당기호도 13번으로 밀렸고, 지역구 후보는 6~7번으로 번호가 다르다. 후보들이 민주노동당 소속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박용진 후보(서울 강북을)는 “8년 전에는 민주노동당 이름 알리느라 고생, 지금은 민주노동당 이름 지우느라 고생”이라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심상정·노회찬 대표도 지역에 가면 민주노동당인 줄 아는 사람이 많다”며 “두 후보는 개인 기량으로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은 당 이름 홍보를 위해 각계의 지지 선언을 이끌어내고, 진보 성향의 연예인을 유세장에 등장시키는 등 ‘공중전’을 벌이고 있다. 영화배우 김부선씨, 영화감독 박찬욱·임순례·변영주씨 등도 당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8일 김형태 전 천주교 인권위원장, 송호창 민변 사무차장 등 변호사 114명이 지지선언을 발표했고, 영화배우 문소리씨는 지난 29일 경기 고양덕양갑 지역에서 “후보는 6번 심상정, 정당은 13번을 찍어 달라”며 선거전을 펼쳤다. 진보신당은 30일 납북자·국군포로 문제 해결, 남북 인권대화 추진 등 북한 인권 관련 공약을 발표하는 등 민주노동당과의 선 긋기를 시도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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