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총선에서 여성 후보들이 선전하면서 ‘여성의원 50석 시대’가 열릴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역구 여성 후보 가운데 추미애·이미경·한명숙·조배숙(통합민주당) 후보와 박근혜·전재희·김영선·김희정·이혜훈·이계경·나경원·전여옥·박영아(한나라당) 후보 등이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여기에 양승숙·박영선(민주당), 진수희·박찬숙·고경화(한나라당), 심상정(진보신당) 후보 등 10여명이 지역구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어, 여성 후보들의 지역구 20석 확보가 가능할지 주목된다. 비례대표 54석 가운데 여성 후보가 최소한 절반인 27석, 많게는 30석 가량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성 당선자가 50석에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17대 총선 때는 전체의 13%인 39명(지역구 10명, 비례대표 29명)이 당선됐다.
양적으론 증가했어도, 정당별로는 불균형한 편이다. 당선이 유력한 여성 후보들이 한나라당에 쏠려 있다. 다른 정당의 여성 의원 수는 17대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유력 정당들의 여성 후보 공천이 ‘체면치레’ 수준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은 정당법상 여성후보 추천보조금 지급 기준(13명)을 간신히 넘긴 15명의 여성 후보를 공천했고, 한나라당도 245명의 후보 가운데 18명에 그쳤다. 자유선진당과 친박연대는 2명뿐이었다. 특히 창조한국당은 공직선거법상 비례대표 여성 50% 할당과 홀수 순번 배치 조항을 “강제 규정이 아니다”라며 비례대표 후보 1~4번을 모두 남성으로 공천해 “눈속임 여성 친화당”이라는 비판을 사기도 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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