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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민노당 ‘더 강하게’…진보신당 ‘더 넓게’

등록 2008-04-29 07:54수정 2008-04-29 08:08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28일 낮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식당 앞에서 직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거제/연합뉴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28일 낮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해 식당 앞에서 직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거제/연합뉴스
진보정당 성장전략 고심
민주노동, 대중조직과 공조 FTA등 원외투쟁 주력
진보신당, 풀뿌리단체와 네트워크 ‘제2창당’ 추진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앞으로의 성장 전략을 놓고 고심 중이다. 민주노동당은 ‘더 강하게’라는 당 강화론, 진보신당은 ‘더 넓게’라는 외연확대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 민주노동당=당의 기초 체력부터 튼튼히 하자는 ‘당 강화론’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총선 직후 나왔던 ‘외연 확대를 통한 진보대연합’은 중장기 과제로 미뤄지는 분위기다.

당 강화론은 정책과 조직면에서 두루 변화를 아울러야 한다.

정책에서는 국민들의 피부에 가닿는 민생중심 노선을 강조한다. 지나치게 ‘당위’를 강조하면서 국민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나온 것이다. 지난 총선 때 강기갑 의원의 ‘성공’이 자극제가 됐다. 민주노동당은 강 의원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등 농민들의 삶과 직결된 문제에 집중하면서 단식농성과 원외집회 등을 마다지 않는 일관되고 투쟁적인 활동을 해 온 점에 주목하고 있다. 또 강 의원이 17대 국회 4년 동안 경남 사천에서 마을 460곳을 꾸준히 돌면서 지역 주민과 소통 기반을 쌓아온 점을 높이 사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조직 노선에서도 ‘강기갑 모델’을 ‘모범 사례’로 삼고 있다. 현장 중심의 당 활동을 중시하는 것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민주노총, 전국농민회총연합 등 지지 조직과의 관계도 상층부끼리만 논의가 오가던 지금까지의 방식을 버리고, 조합원들이 당원으로 가입해 활동하도록 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원 당원’을 토대로 당의 뿌리를 튼튼히 하겠다는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 대학 등록금, 의료 민영화 문제 등의 현안에 대해서도 원내 활동보다는 원외 투쟁에 주력하기로 했다. 당내 조직과 당 밖의 대중조직을 합친 대국민운동본부도 그런 구상의 하나다. 5석 소수 정당으로서 원내 활동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도 영향을 끼쳤다.

당 강화론은 당이 먼저 바뀌지 않으면 외연 확대도 불가능하다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과 총선을 거치며 국민들로부터 냉정한 평가를 받은 상태인데, 누가 선뜻 민주노동당 중심의 진보대연합에 참여하겠느냐는 얘기다. 실제로 민주노동당이 주요 대상으로 거론했던 진보신당은 “각자 갈 길을 가자”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는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계층의 외부인사 영입 등 상징적인 조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도 여전히 적지 않다. 자칫 ‘편향성’, ‘경직성’이라는 기존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은 단순한 ‘수혈’만으로는 당의 ‘건강’을 회복할 수 없다는 판단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승흡 대변인은 “민주노동당이 과격하지 않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상징적 인물 몇몇을 영입하는 게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아니다. 당의 구심력 없이 원심력을 확대하면 형식적인 수혈론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선 강화론, 후 확대론은 선후의 차이이지 전체적인 방향의 차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진보신당=평등·생태·평화·연대 등 4대 가치를 중심으로 한 외연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진보신당은 지난 23일 ‘녹색정치’를 주제로 초록정치연대와 토론회를 열어 연대 방안을 논의했다. 각 부문 진보세력과 네크워크를 형성해, 진보정치의 새로운 내용을 만들고 당의 외연도 넓혀 나가겠다는 것이다. 티베트 평화 기원 성화 봉송 행사에 나서거나, 다음달 1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 녹색당대회에 공식 참여하기로 한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세계 녹색당대회는 민주노동당이 참여하지 않아온 행사다.

노회찬 공동대표는 “교육이나 건강보험, 주택 등 먹고 사는 문제와 관련해 점점 몰락해가는 80%를 대변하는 정책 활동이 가장 중요하지만, 환경문제 등도 굉장히 중요한 의제로 수용해야 한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사회당이나 생태주의적 관점에서 녹색운동과 정치를 결합시키려 노력해 온 사람들이 최대한 폭넓게 참여하는 제2창당을 이뤄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진보신당은 민주노총, 전국농민회총연맹 회원 등을 중시하되, 각 지역에서 생태·소비자·환경운동 등을 벌이는 풀뿌리 시민단체 회원들을 상대로 한 활동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소구대상에서 민주노동당과 약간의 어감 차이도 읽힌다.

진보신당은 다음달 초 중앙당 재정비를 통해 원외 정당으로서 활동 방향을 구체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지안 부대변인은 “중앙과 지역 조직을 갖춰 나가면서 2010년 지방선거 전까지 긴 호흡으로 진보 세력 재편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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