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재보궐선거 기초단체장 후보
여야 재보선 ‘깊은 고민
6·4 지방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모두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한나라당은 최근의 민심동요로 당지지율이 하락한 상태이며, 통합민주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 지지율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재·보선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만에 처음으로, 그것도 9곳의 기초단체장을 비롯해 비교적 전국 여러 곳에서 치러지는 선거이다.
18일까지 한나라당은 기초단체장 후보 6명, 광역의원 후보 25명, 기초의원 후보 11명을 공천했다. 한나라당은 소속 단체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재선거 원인을 제공한 대구 서구와 강원도 고성에는 후보를 내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재보선 결과가 사실상 ‘이명박 정부 100일’에 대한 중간평가로 해석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한 핵심 당직자는 “50%에 이르던 당 지지율이 30% 초반으로 떨어지고 미국 쇠고기 파문이 거센 상황에서 치러지는 재보선이라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민주당 지지율은 20% 초반이라 무작정 비관적으로 볼 일은 아니다”며 자신하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를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와는 무관한 지역선거로 치르기로 했다. 권영세 사무총장은 “중앙당의 개입 없이 해당 지역의 시·도당 단위로, 지역경제를 살리려면 중앙정부와 연계하는 여당을 찍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민주당은 기초단체장 9곳 가운데 신청자가 없었던 영남 지역을 제외한 5곳의 후보자를 확정했다. 기본적으로는 재보선을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으로 몰아가려는 전략이다.
민주당에서는 수도권 3곳의 기초단체장 선거를 중심으로 ‘해 볼만 하다’는 분위기도 일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부담감이 크다는 견해가 좀더 많다. 쇠고기 파동 덕분에 천혜의 환경이 형성됐으면서도 한나라당 지지율 하락이 민주당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반사이익’이 아닌 민주당의 ‘비전’을 보여주기에는 총선 이후 재보선까지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서울 강동구청장 선거에 나서는 이해식 후보는 “정권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바닥 민심이 변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민주당을 신뢰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낮은 투표율 전망 탓에 속앓이가 더 깊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중앙선관위가 투표율을 10% 중반대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조직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큰데, 투표율이 이렇게 낮으면 승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지은 신승근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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