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맨과 저격수…
쇠고기·한미FTA 갈등 속 원내대표 운신폭 좁아
입법과정 핵심길목 법사위원장 놓고 첫 충돌 예상 통합민주당은 27일 제18대 국회 첫 원내대표에 원혜영 의원을 선출했다. 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실시된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결선투표에서 80표 가운데 49표를 얻어, 31표를 얻은 이강래 의원을 누르고 제1야당의 첫 원내 사령탑을 맡게 됐다. 원 의원은 지난 22일 선출된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짝’을 이뤄 1년 동안 18대 국회를 이끌게 됐다. 18대 국회의 최고 맞수가 된 홍준표 의원과 원혜영 의원은 이미지상으론 여야가 뒤바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당 원내대표인 홍 의원은 투사형, 야당 원내대표인 원 의원은 화합형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검사 출신인 홍 의원은 1990년대 초반 권력형 비리 수사로 ‘모래시계 검사’라는 명성을 얻었고, 96년 국회에 진출한 뒤 김대중 대통령의 ‘저격수’로 활약했다. 반면, 민주화운동 출신인 원 의원은 부드럽고 원만한 성품의 ‘덕장’ 스타일에다, 풀무원식품 창업과 부천시장을 거쳐 실물경제 감각과 행정능력을 두루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두 원내대표는 별다른 개인적 인연이 없는 탓인지, 아직까지는 각각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면서 서로 탐색전을 벌이는 분위기다. 홍 의원은 내심 반가워하는 기색이다. 홍 의원은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전에 사석에서 “원혜영 의원은 합리적이기 때문에 원내 협상 카드를 다 까놓고 속시원히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상대”라고 말한 적이 있다. 상대적으로 강성인 이강래 의원보다 협상하는 데 더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 의원은 “두고 보자”는 분위기다. 그는 “너무 약해 보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의식한 듯, ‘두 번 감옥, 네 번 제적’이라는 민주화 투쟁 경험, 90년대 야당 정치인으로서의 대여 경험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원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홍 의원은 자기 주관이 뚜렷하면서도 의외로 타협적인 것 같다. 협상할 건 하고 싸울 건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런 탐색전이 오래갈 것 같진 않다. 여야가 미국산 쇠고기 협상,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 등을 놓고 첨예하게 맞부딪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전선에 서 있는 두 원내대표로서는 현재의 정치 환경에서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다. 두 사람의 첫 충돌 지점이자 시험 무대는 원 구성 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 의원은 이날 국회 입법 과정의 핵심 길목인 법사위원장을 민주당이 맡겠다고 선언했다. 홍 의원은 민주당의 요구를 우선 파악한 뒤 전략을 세우겠다며 아직까지는 숨을 고르고 있다. 특히 원 의원은 여대야소의 원내 지형 속에서 정국 주도력을 갖기가 쉽지 않은 처지이지만, 민주당 내에 ‘대여 선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아 초기 원내 전략을 강경하게 몰아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원 의원이 강한 친화력을 무기로 야당 공조를 원활하게 이끌어 갈 경우 홍 의원에 대한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지은 이유주현 기자 jieuny@hani.co.kr
입법과정 핵심길목 법사위원장 놓고 첫 충돌 예상 통합민주당은 27일 제18대 국회 첫 원내대표에 원혜영 의원을 선출했다. 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실시된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결선투표에서 80표 가운데 49표를 얻어, 31표를 얻은 이강래 의원을 누르고 제1야당의 첫 원내 사령탑을 맡게 됐다. 원 의원은 지난 22일 선출된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짝’을 이뤄 1년 동안 18대 국회를 이끌게 됐다. 18대 국회의 최고 맞수가 된 홍준표 의원과 원혜영 의원은 이미지상으론 여야가 뒤바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당 원내대표인 홍 의원은 투사형, 야당 원내대표인 원 의원은 화합형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검사 출신인 홍 의원은 1990년대 초반 권력형 비리 수사로 ‘모래시계 검사’라는 명성을 얻었고, 96년 국회에 진출한 뒤 김대중 대통령의 ‘저격수’로 활약했다. 반면, 민주화운동 출신인 원 의원은 부드럽고 원만한 성품의 ‘덕장’ 스타일에다, 풀무원식품 창업과 부천시장을 거쳐 실물경제 감각과 행정능력을 두루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두 원내대표는 별다른 개인적 인연이 없는 탓인지, 아직까지는 각각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면서 서로 탐색전을 벌이는 분위기다. 홍 의원은 내심 반가워하는 기색이다. 홍 의원은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전에 사석에서 “원혜영 의원은 합리적이기 때문에 원내 협상 카드를 다 까놓고 속시원히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상대”라고 말한 적이 있다. 상대적으로 강성인 이강래 의원보다 협상하는 데 더 유리하다고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 의원은 “두고 보자”는 분위기다. 그는 “너무 약해 보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의식한 듯, ‘두 번 감옥, 네 번 제적’이라는 민주화 투쟁 경험, 90년대 야당 정치인으로서의 대여 경험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원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홍 의원은 자기 주관이 뚜렷하면서도 의외로 타협적인 것 같다. 협상할 건 하고 싸울 건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런 탐색전이 오래갈 것 같진 않다. 여야가 미국산 쇠고기 협상,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 등을 놓고 첨예하게 맞부딪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전선에 서 있는 두 원내대표로서는 현재의 정치 환경에서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다. 두 사람의 첫 충돌 지점이자 시험 무대는 원 구성 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원 의원은 이날 국회 입법 과정의 핵심 길목인 법사위원장을 민주당이 맡겠다고 선언했다. 홍 의원은 민주당의 요구를 우선 파악한 뒤 전략을 세우겠다며 아직까지는 숨을 고르고 있다. 특히 원 의원은 여대야소의 원내 지형 속에서 정국 주도력을 갖기가 쉽지 않은 처지이지만, 민주당 내에 ‘대여 선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아 초기 원내 전략을 강경하게 몰아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원 의원이 강한 친화력을 무기로 야당 공조를 원활하게 이끌어 갈 경우 홍 의원에 대한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지은 이유주현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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