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정 국회의장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환송식을 마친 뒤 승용차에 오르기에 앞서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17대 국회 결산
‘돈’ 비리 줄고
‘성’ 추행 늘고
‘말’ 많아지고
‘몸’ 싸움 여전 ■ 돈 비리는 줄고 정치자금 조달·지출 과정을 투명하게 드러나도록 하고 법 위반 시 처벌 형량을 강화한 개정 정치자금법으로 정치인들의 돈 비리는 대폭 줄었다. 16대 국회 때는 임진출·박주천·이훈평 등 ‘정무위 3인방’을 비롯해 김방림·김영일 의원 등이 의원직을 상실했으나, 17대에는 신계륜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김병호 의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의원직을 잃는 데 그쳤다. ■ 성 스캔들은 늘고 여기자 성추행으로 당에서 제명된 최연희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 유흥주점에서 여종업원을 추행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 때문에 곤욕을 치른 박계동 의원, 지난 4·9 총선 선거유세 때 여기자 추행 논란이 일었던 정몽준 의원 등 크고 작은 성 스캔들이 발생했다. 이전보다 성 윤리 잣대가 엄격해진 사회 분위기와 맞물린 탓도 있지만 여전히 성 윤리에 둔감한 남성중심적 관행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 입이 늘어나고 탄핵 역풍으로 정치권에 대거 물갈이가 이뤄지면서 초선 의원 비율은 사상 최대인 62.5%에 이르렀고, 이들의 집단적 발언권도 강화됐다. 특히 108명에 이른 열린우리당 초선 의원들은 지난 2004년 국가보안법 폐지 때 한나라당과 절충점을 찾으려는 중진 의원들에 맞서 ‘24시간 철야 의총’을 여는 등 소신을 펼쳤다. 하지만 당내 중진들 사이에선 정치 초년생인 초선 의원들이 워낙 중구난방으로 행동한 탓에 이들을 놓고 ‘백팔번뇌’라 부르기도 했다.
한나라당에선 원희룡·권영세·남경필·박형준 의원 등 소장파 20여명이 ‘새정치수요모임’을 결성해 당 지도부의 수구적 태도를 비판하고 성추행 파문, 공천 비리 때 당내 개혁에 앞장섰지만 이들 역시 당내 경선이란 블랙홀에 빨려드는 바람에 뿔뿔이 흩어졌다. ■ 몸싸움은 여전 의장석 점거, 주먹다짐, 막말이 난무하는 일이 종종 벌어졌다. 2004년 첫해엔 국가보안법 폐지·신문법·과거사법·사학법 등 이른바 ‘4대 개혁입법’ 처리를 두고 수차례 몸싸움이 벌어졌고, 한나라당은 이후 사학법 개정을 요구하며 사학법안과 민생법안 처리를 연계했다. 몸싸움의 절정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비비케이(BBK) 특검법’ 처리를 놓고 여야가 대치했던 때였다. 본회의장 안에선 지팡이·휴대전화 등이 ‘무기’로 돌변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유주현 이지은 기자 edigna@hani.co.kr
‘성’ 추행 늘고
‘말’ 많아지고
‘몸’ 싸움 여전 ■ 돈 비리는 줄고 정치자금 조달·지출 과정을 투명하게 드러나도록 하고 법 위반 시 처벌 형량을 강화한 개정 정치자금법으로 정치인들의 돈 비리는 대폭 줄었다. 16대 국회 때는 임진출·박주천·이훈평 등 ‘정무위 3인방’을 비롯해 김방림·김영일 의원 등이 의원직을 상실했으나, 17대에는 신계륜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김병호 의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의원직을 잃는 데 그쳤다. ■ 성 스캔들은 늘고 여기자 성추행으로 당에서 제명된 최연희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 유흥주점에서 여종업원을 추행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 때문에 곤욕을 치른 박계동 의원, 지난 4·9 총선 선거유세 때 여기자 추행 논란이 일었던 정몽준 의원 등 크고 작은 성 스캔들이 발생했다. 이전보다 성 윤리 잣대가 엄격해진 사회 분위기와 맞물린 탓도 있지만 여전히 성 윤리에 둔감한 남성중심적 관행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 입이 늘어나고 탄핵 역풍으로 정치권에 대거 물갈이가 이뤄지면서 초선 의원 비율은 사상 최대인 62.5%에 이르렀고, 이들의 집단적 발언권도 강화됐다. 특히 108명에 이른 열린우리당 초선 의원들은 지난 2004년 국가보안법 폐지 때 한나라당과 절충점을 찾으려는 중진 의원들에 맞서 ‘24시간 철야 의총’을 여는 등 소신을 펼쳤다. 하지만 당내 중진들 사이에선 정치 초년생인 초선 의원들이 워낙 중구난방으로 행동한 탓에 이들을 놓고 ‘백팔번뇌’라 부르기도 했다.
한나라당에선 원희룡·권영세·남경필·박형준 의원 등 소장파 20여명이 ‘새정치수요모임’을 결성해 당 지도부의 수구적 태도를 비판하고 성추행 파문, 공천 비리 때 당내 개혁에 앞장섰지만 이들 역시 당내 경선이란 블랙홀에 빨려드는 바람에 뿔뿔이 흩어졌다. ■ 몸싸움은 여전 의장석 점거, 주먹다짐, 막말이 난무하는 일이 종종 벌어졌다. 2004년 첫해엔 국가보안법 폐지·신문법·과거사법·사학법 등 이른바 ‘4대 개혁입법’ 처리를 두고 수차례 몸싸움이 벌어졌고, 한나라당은 이후 사학법 개정을 요구하며 사학법안과 민생법안 처리를 연계했다. 몸싸움의 절정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비비케이(BBK) 특검법’ 처리를 놓고 여야가 대치했던 때였다. 본회의장 안에선 지팡이·휴대전화 등이 ‘무기’로 돌변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유주현 이지은 기자 edign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