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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새내기’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농성장·집회 현장이 ‘일터’

등록 2008-06-05 19:54

이정희(39·사진)
이정희(39·사진)
“실력있는 진보로 서민 대변”
‘새내기’인 이정희(39·사진) 민주노동당 의원은 4일 저녁 서울 시청광장 텐트에서 밤을 꼬박 샜다. 지난 30일 18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한 뒤 그는 국회보다 거리에 있는 시간이 훨씬 많다. 청계광장 농성장과 촛불집회, 기륭전자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의 농성 현장 등이 그의 ‘일터’다. 방송 토론회 참석도 대부분 변호사 출신인 이 의원의 몫이다.

이 의원은 지난 4월 총선 때 8년 동안의 변호사 생활을 접고,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초등학교 4학년 큰아들이 “엄마 얼굴 못 보게 된다”며 말렸지만, 출마 권유 이틀 만에 결심을 했다. “소송을 하지 않고 현실의 문제를 빨리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가 법을 만드는 일을 선택하게 됐다”고 한다.

이 의원이 바꾸고 싶은 현실은 뭘까. 그가 변호사 시절 맡았던 주요 사건을 꼽아봤다. 호주제 위헌심판 제청사건, 양심적 병역거부자 오태양 사건, 이라크파병 헌법소원, 매향리 미공군 폭격연습장 소음피해 손해배상청구, 이태원 유흥업소 여종업원 살해 미군 상대 손해배상 사건 등이다. 이 의원은 “특히 이번 쇠고기 협상의 경우처럼 외교안보통상은 국민의 생존권과 관련된 문제인데, 국민의 참여가 전혀 보장되지 않는다”며 “이 분야에서 국회와 국민의 통제 절차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5석 소수 정당인데, 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이 의원은 “강기갑 의원처럼 국민들이 믿음을 갖고, 그를 보고 발을 동동 구를 수 있는 정치인이 필요하다”며 “5명의 의원이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대변자’가 된다면 거대 야당 못잖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민주노동당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지적했다. 그는 “예컨대 ‘한-미 관계에서 민주노동당이 뭘 했더라’고 생각하니 딱 떠오르는 게 없었다. 정당의 능력은 구체적인 현실 문제를 얼마나 대변하고 실현해 나가느냐에 달린 것인데,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민주노동당이 써 온 언어는 국민들과 통역이 필요한 수준”이라며 “생경하고 낯선 이야기 대신, 시골 할머니들도 쉽고 편하게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대선·총선을 거치면서 87년 이후 20년 동안 우리가 대체 무슨 성과를 남겼는지 실망을 많이 했었는데, 촛불집회를 보면서 새삼 우리가 체험한 민주주의의 경험이 참 소중하다고 느꼈다”며 “실력 있는 진보로 서민을 변호하겠다”고 말했다.

글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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