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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한나라,박희태33.7% 정몽준 21.7%…민주당,정세균 독주

등록 2008-06-30 09:11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경선 출마자들이 29일 충북 청주 씨제이비(CJB)청주방송에서 열린  경선 토론회에 앞서 사진을 찍으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공성진, 정몽준, 김성조, 박희태, 박순자, 허태열 후보. 청주/연합뉴스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경선 출마자들이 29일 충북 청주 씨제이비(CJB)청주방송에서 열린 경선 토론회에 앞서 사진을 찍으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공성진, 정몽준, 김성조, 박희태, 박순자, 허태열 후보. 청주/연합뉴스
한나라·민주 전대 여론조사
무작위 뽑은 대의원 700명씩
리더십 자질 총체적으로 질문
정국이 위기다. 대통령과 내각이 휘청거리고 있는데 정당과 국회도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7월 3일과 6일 각각 치러지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대표 선출은 정치적 의미가 크다. <한겨레>와 한국정당학회는 투표권자인 두 당의 대의원들을 상대로 각각 여론조사를 실시해 표심을 살펴봤다.

여론조사는 학술단체인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가 담당했다. 27~28일 이틀동안 무작위로 추출한 두 당의 대의원 700명씩을 상대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다. 오차한계는 95% 신뢰수준에서 ±3.7%p다.

이번 조사는 단순 지지도 조사가 아니다. 당대표 적합도 뿐만 아니라 당내 지도력, 정책대안 제시능력, 당내 화합 및 여러 세력 통합능력, 대야 협력능력 및 대여 견제능력 등의 리더십 자질들을 세부적으로 알아보았다. 정당 대표의 리더십 자질도 총체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당과 제1야당의 대의원들 모두 당내 화합을 기초로 좋은 정책을 개발해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인물을 희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에서는 야당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인물을, 야당에서는 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인물을 선호했다. 깨끗하고 멋있는 경선과정을 기대해 본다. 유재일 한국정당학회 회장(대전대 교수)

한나라당 대표로 가장 적합한 후보
한나라당 대표로 가장 적합한 후보

[한나라당]
적합도 박희태 우세 속 1인2표때도 다소 앞서
허태열-공성진 3위 다툼…여성몫 박순자 예약

한나라당 대의원들은 박희태 후보를 가장 적합한 한나라당 대표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당대회 방식(1인2표제)에 따른 투표 의사를 묻는 조사에서도 박 후보가 정몽준 후보를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와 한국정당학회의 여론조사 결과, 박희태 후보는 ‘누가 당 대표로 가장 적합한가’를 묻는 문항에 33.7%의 응답을 얻어 21.7%를 얻은 정몽준 후보를 12.0% 포인트 앞질렀다. 허태열 후보는 10.7%로 3위를 기록했고 공성진(4.9%)-김성조(3.4%)-박순자(1.7%) 후보순이었다. 박 후보는 △당내 지도력 △화합·통합력 △대야 관계 능력 등에서도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당내 지도력에서 박희태 후보는 42.9%의 지지로 정몽준(20.9%), 허태열(8.3%)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고, 당내 화합·세력 통합 능력을 묻는 물음에서도 40.6%의 지지를 기록해 정몽준(23.6%), 허태열(10.1%) 후보를 두 배 가까이 압도했다. 야당과의 협력 능력에서 박 후보는 41.3%로 23.4%를 기록한 정 후보를 17.9% 포인트 가량 앞질렀다. 민정당-신한국당-한나라당 등을 거치며 5선을 한 오랜 정치 경력과 최장수 당 대변인을 거치며 쌓은 이미지 등이 적합도 조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 후보로선 지난해 12월 입당한 짧은 한나라당 경력과 친이-친박 어느 쪽의 세도 얻지 못한 약점이 작용한 것 같다. 다만 정책 대안 제시 능력을 묻는 물음엔 박 후보(31.4%)와 정몽준(20.7%) 후보의 격차가 다소 줄어들었다.

하지만 전당대회 투표 방식인 1인 2표제를 전제로 투표할 후보를 묻는 물음에선 박희태 후보는 23.6%를 얻어 18.9%를 얻은 정 후보를 4.7% 포인트 앞섰다. 오차 범위(±3.7%) 안의 우세다. 대의원들이 박 후보의 경륜과 자질을 높게 평가하면서, 동시에 정몽준 후보에게도 당의 ‘미래’를 걸어보려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재일 한국정당학회장은 “박희태 후보에게 첫 번째 표를 준 대의원들이 두 번째 표는 다소 중립 성향이자 차기 주자라고 하는 정몽준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역시 1인당 2명씩을 골라 달라는 질문에서 허태열 후보와 공성진 후보는 각각 10.9%와 10.3%를 얻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3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조 후보는 4.9%, 여성 후보인 박순자 의원은 4.5%를 얻었다. 그러나 무응답층이 여전히 27.0%에 이르러 전당대회 당일 이들의 표심이 승패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6명의 후보 가운데 5명을 뽑지만, 박순자 후보는 여성 몫으로 사실상 당선된 상태이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통합민주당 대표로 가장 적합한 후보
통합민주당 대표로 가장 적합한 후보

[통합민주당]
추미애-정대철 단일화·결선투표 여부 변수로
최고위원엔 송영길·김민석·김진표 ‘선두 그룹’

통합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정세균 후보가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와 한국정당학회의 여론조사 결과, 정세균 후보는 ‘대표 적합도’ 항목에서 42.6%를 얻어, 추미애(21.1%) 후보와 정대철(15.7%)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모름/무응답’은 20.6%였다.

정 후보는 적합도 뿐 아니라 당내 지도력, 정책 대안 제시 능력, 당내 화합과 여러 세력 통합 능력 등 구체적인 리더십 영역에서도 모두 2위 후보를 2배가 넘는 차이로 눌렀다. ‘일방독주’ 수준이다. 다만, “여당인 한나라당을 견제하기 위해 누가 당 대표로 선출되는 게 가장 낫다고 생각하느냐”는 항목에서, 정세균 후보는 39.0%, 추미애 후보는 25.6%를 차지해, 다른 항목에 비해 1~2위 격차가 적었다. 한국정당학회는 “추미애 후보의 투사적 이미지가 작용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후보 단일화와 결선투표 성사 여부에 따라 경선 판도가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는 추미애·정대철 후보의 적합도 합계(36.8%)는 정세균 후보의 적합도(42.6%)에 5.8%포인트 뒤진 것으로 나타났으나, 단일화 ‘시너지’ 효과를 배제할 수 없다. 추미애·정대철 후보의 2위 경쟁은 추 후보가 약간 앞서 있으나, 당내 지도력 항목에서는 정 후보(19.3%)가 추 후보(17.7%)보다 우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민주당 대표 경선은 1차 투표에서 유효투표의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실시하게 돼 있어, 정 후보가 1차 투표에서 ‘끝장’을 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9명의 후보 가운데 5명을 뽑는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송영길(13.6%)-김민석(13.1%)-김진표(12.2%) 후보 순으로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은 안희정(8.8%)-박주선(6.7%)-문학진(6.5%)-정균환(5.2%)-이상수(4.2%)-문병호(2.0%) 후보 순이었다. 1~3위 순위 경쟁이 뜨거운 가운데, 남은 2장의 카드를 차지하기 위한 중위권 다툼이 치열한 모양새다. 서울에서는 송영길, 인천·경기에서는 김진표, 광주·전라에서는 김민석 후보가 각각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고위원 경선은 ‘모름/무응답’이 27.7%로 나타나는 등 당 대표 선거에 견줘 유동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 최고위원 경선은 1인2표제 방식이어서, 후보간 ‘합종연횡’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당락이 달라질 수도 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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