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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민노당 강기갑 체제, 혁신·재창당 실천방안 시급

등록 2008-07-27 22:10

지도력·조직력 인정 받아야
‘강기갑 선장’이 이끄는 ‘민주노동당 호’의 앞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 대표가 경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 당 안팎에서 ‘뜻밖’이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나 홀로’ 이미지가 강한 강 대표가 이끌어갈 민주노동당의 밑그림은 뚜렷하지 않았다. 하지만 강 의원은 결선투표에서 득표율 68.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돼, 당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음을 보여줬다.

강 대표가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그동안 혁신·재창당위원회를 중심으로 마련한 혁신·재창당안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다. 강 대표는 무엇보다 ‘지역정치 활동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사활이 걸린 주요 정치 일정인 2010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길거리 정치에서 골목으로 파고드는 생활정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간부의 혁신 없이 조직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 탁상머리 관료주의에서 벗어나 현장을 뛰고 실천하는 기풍을 만들기 위해 중앙당부터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분당 이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진보대연합도 강 대표가 떠맡은 숙제다. 특히 강 대표가 당의 외연 확대보다는 노동자·농민 중심의 당 정체성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보대연합이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강 대표는 대표 수락 연설에서 “진보적인 인사들을 적극 영입하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 체제의 순항 여부는, 강 대표가 당내 정파들의 영향력을 넘어서 리더십을 얼마나 발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강 대표는 의정 활동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정치인이지만, 그의 당내 지도력과 조직력에 의문을 나타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강 대표는 정파 문제나 분당 등에 대해 목소리를 낸 적이 거의 없다. 강 대표 스스로 “제가 당에 대해 속속들이 알지 못한다”고 말할 정도다. 특히 그는 이번 선거에서 당내 강경 자주파의 출마 권고와 조직적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그가 당원들의 고른 지지를 받은 만큼 정파 세력들을 의식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강 대표가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겸임하게 되면서, 당내에서는 “혼자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의정 활동과 지역구 관리까지 ‘1인 4역’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책임 문제에 부담이 큰 게 사실”이라며 “5석에 불과한 의석으로 원내 전략을 어떻게 마련할지, 원내와 원외의 역할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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