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친박연대 의원 등이 18일 오전 국회 운영위 회의실에서 국회법개정특위 개회를 기다리고 있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 의원들이 불참해 회의가 열리지 못했다. 박종식 기자 @hani.co.kr
국회 원구성 협상 원점으로
길고긴 진통에도 소출은 없었다.
벼랑끝 대치를 이어온 여야는 18일 돌파구를 찾으려 머리를 맞댔지만 통큰 타협안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파국에 뒤따를 정치적 부담을 의식해 장시간 마주앉기는 했으나 견해차를 해소하는 데는 결국 실패한 것이다. 협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고, 여야는 19일 오전 11시 원내대표끼리 다시 만나 담판을 짓기로 하고 일단 헤어졌다.
그러나 19일 담판에서 결론이 날지는 불투명하다. 두 가지 쟁점, 즉 개정될 가축법의 적용 대상에 미국산 쇠고기를 넣을 것인지, 광우병 발생국가에 대한 수입금지 조처를 나중에 풀 때 국회의 동의라는 엄격한 절차를 밟도록 할 것인지, 아니면 법적 구속력이 없는 국회 소관 상임위의 심의 정도로 할 것인지를 놓고 양쪽의 의견은 뚜렷이 갈렸다.
여야가 밤새 획기적인 양보안을 마련해 오지 않는 한 19일은 서로가 제 갈 길을 선언하는 날이 될 수도 있다.
18일, 길고긴 하루는 “여야 지도부의 용단”을 촉구하는 김형오 의장의 성명으로 시작됐다. 그는 지난 14일부터 원구성 협상의 데드라인을 ‘18일 정오’로 못박아 놓고 여야 지도부를 압박했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쟁점인 가축전염병 예방법(가축법)에 대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며 내부를 다독이는 한편, 파국에 대비한 명분쌓기에 나섰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합의하고 서명한 뒤 돌아가서 뒤집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더 기다리기 어렵다”며 국회법 개정안 강행 처리 의사를 밝혔다. 이에 질세라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의 요구로 단독 국회가 강행된다면 국회는 영혼을 잃고 장기간 파행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나라당과 김 의장, 청와대를 싸잡아 ‘맞불’을 놨다.
등 돌린 여야가 어렵게 대화의 실마리를 찾은 것은 이날 오전 원내 수석부대표간 만남에서다. 이를 바탕으로 오후 2시 국회에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선진창조모임 등 세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가축법개정특위 간사 등이 참석한 ‘3+3 회담’(9인 회담)이 열렸다. 의사봉을 만지작거리던 김 의장이 애초 오후 2시로 잡아놓았던 국회 본회의를 연기하며 협상 분위기를 거들었다.
그러나 협상장의 진도는 기대보다 느렸다. 가축법 개정의 큰틀을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여전히 넓고 큰 간극을 재확인하고 있었다. 오후 4시께 협상장 문이 열리자 “타결안을 추인받으려고 정회를 한 것 같다”는 낙관적 전망이 잠시 스쳤다. 그러나 오후 4시30분께 다시 마주 앉은 3자는 두 시간이 넘는 마라톤 협상을 벌이고도 다시 정회를 선언했다.
그 사이,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던 국회 본회의 일정은 19일 오후 2시로 미뤄졌다. 이날 저녁 8시30분께 다시 협상장에 들어선 여야는 기대보다 이른 1시간 남짓 만에 “오늘 회담 끝”을 선언했다. 결국 세 차례나 정회를 거듭하며 7시간 넘게 이어진 마라톤 협상은 빈손으로 막을 내렸다. 강희철 성연철 기자 hckang@hani.co.kr
그 사이,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던 국회 본회의 일정은 19일 오후 2시로 미뤄졌다. 이날 저녁 8시30분께 다시 협상장에 들어선 여야는 기대보다 이른 1시간 남짓 만에 “오늘 회담 끝”을 선언했다. 결국 세 차례나 정회를 거듭하며 7시간 넘게 이어진 마라톤 협상은 빈손으로 막을 내렸다. 강희철 성연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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