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대안 야당론’ 떠받쳐
민주당의 ‘386’ 세대 재선 의원들이 당의 새로운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전직 장관 등이 즐비한 초선들보다는 몸이 가볍고, 다른 재선 의원들보다 상대적으로 젊은 이들이 신당권파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최재성(동국대 84학번) 대변인, 윤호중(서울대 81학번) 전략기획위원장, 강기정(전남대 82학번) 비서실장 등 정세균 대표의 입과 머리, 손발을 대신하는 당직을 맡은 의원들이 대표적이다. 특히 윤 전 의원은 원외로서는 드물게 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을 만큼 정 대표의 신임이 두텁다. 오영식(고려대 85학번) 전 의원과 우상호(연세대 81학번) 전 의원도 정 대표가 수시로 현안을 의논하는 핵심 참모다. 두 전 의원은 최근 각각 ‘2010인재위원회’ 간사와 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 이사를 맡았다. 원내에서는 대변인인 조정식(연세대 82학번) 의원과 수석부대표인 서갑원(국민대 81학번) 의원이 신주류 그룹으로 꼽힌다.
이들은 정 대표가 내세우는 ‘대안 야당론’을 떠받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지난 7월 전당대회 때 정세균 경선 캠프에 참여해 정 대표 체제의 얼개를 짰다. 당내의 전문가·관료 출신 의원들보다는 노선상으로 ‘왼쪽’에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개혁성을 강조하기보다는 좀 더 현실적인 노선을 선호한다. 튀지 않고 내실 있는 일처리를 중시하는 정 대표 스타일과 일치하는 셈인데, 그렇다보니 선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정치권 입문 전부터 대중적 스타로 조명을 받았던 임종석·이인영 전 의원 등 17대 국회의 대표적인 ‘386’ 의원들과는 달리 실무적 측면이 강조되는 편이다. 한 핵심 당직자는 “17대 때는 386의원들이 대선과 총선 국면에서 정치적 역할을 요구 받았다면, 현재 386의원들은 야당으로서 민주당의 역할과 정책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임무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당의 ‘신주류’로 부각되면서 당내에서 곱지 않은 눈초리도 나온다. 최근 탈당 소동을 일으켰던 김종률 의원은 “정 대표가 386 친위 부대에 싸여 있다”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당직자는 “소장층인 386 재선들이 주요 당직을 차지하면서, 당직에서 소외된 재선 의원들의 불만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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