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물밑 거래’로 비칠까 ‘끙끙’
민주 “김민석 선처 부탁안해” 역정
민주 “김민석 선처 부탁안해” 역정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최근 비공개로 만나 김민석 최고위원의 거취 문제를 논의한 사실이 23일 뒤늦게 알려지자, 양 당은 하루종일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마음의 대화가 이뤄진 자리였을 뿐 합의 사항은 없었다”며 ‘물밑 거래’로 비칠 소지를 차단하려 애썼고, 민주당은 비밀에 부치려던 회동 사실이 공개되며 ‘거래 시도’라는 의심을 사게 되자 “정치 도의를 어긴 3류 정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양쪽이 일치하는 대목은 두 대표가 지난 17일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배석자 없이 1시간가량 만났다는 사실이다. 만나자고 먼저 제안한 것은 박 대표였고, 당면 현안인 내년도 예산안과 각종 법안 처리,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의 거취 등이 화제에 올랐다고 한다.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두 분이 구체적 주제 없이 여러 현안을 논의했을 뿐 합의를 본 것은 전혀 없다”며, 특히 김 최고위원 문제와 관련해 “(만남 뒤) 박 대표가 청와대에 불구속 수사를 요청했다는 얘기가 나도는데 이는 있을 수도 없고 있지도 않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에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비공개를 먼저 제안하더니 (언론에) 고자질을 했다. 여의도 윤중로는 3류 정치가 판치는 비열한 거리가 됐다. 김 최고위원 문제는 구속이 부당하다는 얘기를 했을 뿐인데, (선처를) 부탁한 것처럼 비치게 됐다”며 ‘여론의 역풍’을 우려했다. 정세균 대표에게 추가 악재가 될 것을 걱정하는 것이다.
강희철 성연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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