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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국회 ‘잠금장치 강화’ 자승자박?

등록 2008-12-26 22:44수정 2008-12-26 22:51

본회의장 문마다 ‘철 빗장’ 4개 이상씩
최근 공자 흔적…굵은 나사못 드릴로 단단히박아
국회사무처가 최근 국회 본회의장 점거나 탈환 시도에 대비해 잠금장치를 부쩍 강화한 사실이 26일 밝혀졌다. 이날 오전 본회의장을 ‘선점’한 뒤 이를 확인한 민주당은 사진을 찍어 공개했다.

이 사진들을 보면, 빗장이 문 1개당 4개 이상씩 달려 있다. 또 빗장을 고정한 5~6개의 굵은 나사못은 드릴로 단단히 고정돼 외부에서 힘을 가해도 쉽게 뜯겨 나가지 않도록 했다. 만약 김형오 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해 민주당 의원들을 강제해산시키려 해도 출입문을 여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4~5일 전부터 직권상정에 대비해 잠금장치를 강화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아 ‘그래도 설마’ 했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사실이더라”며 “출입문마다 주 잠금장치 말고도 빗장이 서너 개씩 새로 달려 있고, 경첩도 단단한 것으로 갈았더라”고 전했다.

또다른 의원도 “달다 만 것으로 보이는 빗장 수십개와 이 장치를 다는 데 사용했음직한 사다리 등이 그대로 남아 있더라”며 “(한나라당) 자기들이 본회의장을 선점하고 강행처리를 하게 될 때 우리를 못 들어오게 하려고 단 것 같은데, 이제 공수가 거꾸로 됐다. 한나라당 입장에선 자승자박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국회사무처도 잠금장치를 강화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배후’는 부인했다. 박창희 국회사무처 경위과장은 “지난번 한-미 자유무역협정 상정 사건 이후 재발 방지 차원에서 잠금장치를 강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본회의가 열릴 때까지 회의장을 안전하게 지키고 보존하기 위해 공사를 한 것이지 누구의 지시를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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