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민주당 대표(왼쪽 위)가 3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원혜영 원내대표(왼쪽 아래) 등 원내 지도부와 이야기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민주당 | 공천권 쥔 당 지도부 정치적 부담탓 ‘싸늘’
정동영 | ‘전주덕진’ 결심 굳힌듯 “단추만 누르면 가동”
정동영 | ‘전주덕진’ 결심 굳힌듯 “단추만 누르면 가동”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4월 전주 덕진 재선거에 출마하는 쪽으로 점점 마음이 기울고 있다. 그의 출마론 자체를 마뜩잖아하는 민주당 지도부와는 갈등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정 전 장관은 저울질을 끝낸 듯하다. 그와 가장 가까운 최규식 의원은 <한겨레>에 “어제(2일) 정 전 장관과 통화를 했는데, 전주 덕진 출마를 염두에 두고 결심을 굳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최근 전주지역 언론의 여론조사가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그 조사에서는) 덕진 출마에 찬성 50%, 반대 20%, 본인이 결정할 문제라는 응답이 20%로 나왔다”고 전했다. 이 조사 결과는 정 전 장관의 한 측근이 정세균 대표에게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출마를 말리던 일부 측근들도 돌아서고 있다. 정 전 장관 쪽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전주 덕진에 단추만 누르면 가동될 수 있는 조직도 이미 준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이 지도위원으로 있는 ‘민주연대’의 이종걸 의원도 이날 개인 성명을 내어 “당 일각에서 (정 전 장관의) 공천심사 자체를 배제하려는 비민주적 행태는 자제돼야 한다”며 복귀론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정 전 장관의 행보에 내심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당이 겨우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복귀가 당권을 둘러싼 분란의 불씨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당의 한 관계자는 “정 전 장관은 지금도 서울 동작을 지역위원장”이라며 “상대 후보였던 정몽준 의원에 대한 재정신청까지 받아들여진 마당에 그 결과를 지켜보지도 않은 채 전주 덕진에 출마하겠다고 한다면 지난 총선에서 자신을 찍어준 동작을 주민들의 뜻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정 전 장관이 공천을 신청하더라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열쇠’를 쥔 정세균 대표는 아직 공개적인 언급은 않고 있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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