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법 ‘100일 휴전’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왼쪽)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2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만나 언론 관련 쟁점법안 처리와 관련해 막판 협상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언론법안 6월 표결처리가 합의됐다. 강창광 기자 [e-mail]

여야, 사회적 논의기구 거쳐 ‘6월 표결’ 합의
출총제 폐지·은행법 개정은 3일 본회의 처리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2일 방송법 등 언론 관련 쟁점법안들을 6월 임시국회에서 표결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국회는 여야간 벼랑끝 대치에서 벗어나 정상화됐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와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3시께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담을 열어 방송법과 신문법, 인터넷티브이(IPTV)법, 정보통신망법 등 언론 관련 4개 쟁점법안들을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데 합의했다. 여야는 곧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의 자문기구 형태로 여야 동수로 구성될 ‘사회적 논의 추진기구’를 만들고, 앞으로 100일 동안 각계각층의 여론을 적극 수렴해 법안 내용을 다듬기로 했다.

여야는 언론 관련 법안 가운데 비교적 견해차가 크지 않은 저작권법과 디지털방송전환법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데도 의견 일치를 봤다.

민주당은 회담에서 사회적 논의 추진기구의 숙려기간을 기존 ‘4개월’(120일)에서 ‘100일’로 20일가량 단축하는 한편, 쟁점법안의 처리 시기와 방법을 기존의 ‘국회법 절차에 따라’에서 ‘표결 처리’로 명시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먼저 제시했다. 대표회담이 끝난 뒤 박병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기자 간담회를 열어 “경제위기 상황을 감안해 경제 관련 법안들은 신속하게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양쪽은 경제 관련 법안 가운데 견해차가 큰 금융지주회사법(금산분리 완화 관련), 산업은행법(산은 민영화 관련)은 추가 논의를 거쳐 4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또 주택공사와 토지공사를 한데 합치는 통합법의 경우 4월 첫주에 처리하기로 시기를 못박았다.

대신, 경제 관련 쟁점법안 가운데 공정거래법, 은행법 개정안과 정책금융공사법 제정안은 2일 여·야·정 회담에서 내용을 다듬어 3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 박병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기자 간담회를 열어 “작금의 경제위기 상황을 감안해 경제 관련 법안들은 신속하게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여야는 대표회담이 끝난 뒤 곧바로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연석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합의문을 만들어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에 국가정보원법, 통신비밀보호법, 불법 집단행동에 대한 집단소송법(이른바 ‘떼법’ 방지법안)과 사이버모욕죄 등 사회 관련 법안의 처리 시기와 방법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강희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