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
“상향식 공천제 꼭 필요”
감세·FTA·인사 ‘현안’엔
기존 지도부와 다른 뜻
감세·FTA·인사 ‘현안’엔
기존 지도부와 다른 뜻
황우여 한나라 새 원내대표
황우여 한나라당 신임 원내대표의 어깨에는 무거운 짐이 지워져 있다. 18대 국회 마지막 1년 동안 원내에서 172석의 거대 여당을 이끌어야 한다. 무엇보다 ‘비주류 원내대표’로서 당의 쇄신과 새로운 당-청 관계 정립 등 어려운 과제를 한꺼번에 떠맡았다.
황 원내대표는 8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위기에 빠진 한나라당을 살릴 방안’을 묻는 질문에 “왕도가 없다. 국민의 마음을 정확히 읽어 그에 따르고 받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 쇄신과 관련해선 “당 대표가 사령관이고, 당직자는 장교, 의원은 사병인 것처럼 움직이는 당이어선 곤란하다”고 꼬집었다. 국회 운영 과정에서 당직을 맡지 않은 의원들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상향식 공천제가 꼭 필요하다는 의견도 비쳤다. 그는 “비록 여야 합의가 되지 않더라도 제한적 국민경선제 등 가능한 범위 안에서 상향식 공천의 이상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당내 세력 구도와 관련해선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일각에선 ‘주류 무한책임론’을 얘기했지만 (국정운영의) 책임은 주류만 지는 게 아니다”라며 “주류, 비주류의 벽을 없애고 화합의 장을 만들겠다”고 했다. 내년 대선을 맞아 기존의 계파구조가 재편될 것이고, 지금은 그 과도기라는 것이다.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 관련해선 “당의 중요한 자산으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중요 정책 등을 둘러싸고 당 지도부 및 청와대와 의견교환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원내대표는 감세 기조 철회와 한-미 자유무역협정, 청와대 인사 등 현안에 대해서도 기존 지도부와 결이 다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야당이 물리력으로 저지할 경우’를 묻는 질문에 “일방 강행으로 극한까지 가는 일은 절대 피해야 한다”며 “18대 국회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돌려막기 인사’에 대해서도 “민심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황 원내대표는 비대위 구성에 대해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비대위가 당분간 당의 쇄신을 이끌어갈 조직적 틀임에도 구성 과정 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전날 비대위 구성 과정에서 사전에 얘기를 듣지 못하고 회의에 참석했다”며 “비대위의 당헌상 위상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며 비대위의 최종 구성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의총 소집을 요구하고 나선 소장파들과 의견이 같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사진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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