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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40대 “MB 찍었는데 좋아진 게 없었다” 여당에 배신감

등록 2011-10-27 20:39수정 2011-10-28 10:48

박원순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4호선 열차를 타고 출근하는 길에 시민들과 만나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박원순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4호선 열차를 타고 출근하는 길에 시민들과 만나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40대들 왜 야권 지지했나
보수 자처한 49살 유씨
“MB 소수 기득권 정책만…이번에 박원순 찍었다”
식당업 하는 43세 김씨
“자영업자 외면한 정책…여당 지지할 마음 사라져”
전문가 “여권 변화 없인 총
서울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40대 가장 유아무개(49)씨는 스스로 보수주의자라고 생각한다. 대구가 고향인 그는 지난 대선 때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한 표를 던졌다. 무상급식 문제에 대해서도 포퓰리즘 성격이 있다며 반대한다. 그런 그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야권의 박원순 후보를 찍었다.

유씨의 설명은 이렇다. “이명박 대통령이 되면 사는 게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었죠. 그런데 좋아진 게 하나도 없잖아요. 살기가 좋아지기는커녕 가진 자들의 기득권만 지키는 정책을 내놓는데 왜 표를 줍니까. 내 주변에서 평소 한나라당을 지지하던 사람들도 대부분 이번에는 세상이 변해야 한다면서 박원순 후보로 돌아섰더라고요.”

서울 방배동에서 식당업을 하는 김아무개(43)씨도 “세금 등 공약을 보니 장사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찍었는데 막상 지나고 보니까 전혀 아니었다”며 “구제역 사태 때 농민한테는 보상을 하면서 물가 불안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자영업자는 외면해서 여당을 지지하는 마음이 싹 사라졌다”고 말했다.

유씨나 김씨의 예에서 보듯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40대의 ‘반란’이 두드러진다.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40대의 66.8%가 야권의 박원순 후보를 지지했다. 한나라당 지지(나경원 후보)는 32.9%에 그쳐 여야에 대한 지지가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2007년 대선 때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에 대한 40대 지지율이 50.6%(<에스비에스> 출구조사), 민주당 정동영 후보 지지율이 27.1%였던 데 비하면 40대의 민심이 완전히 역전됐다.

40대가 돌아선 가장 큰 이유는 주거 불안정과 자녀 교육비 증가, 일자리 불안 등 삶의 질이 오히려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들과 달리 금융회사의 간부로 있는 김아무개(47)씨는 대학 때 학생운동을 했던 이른바 ‘386세대’ 출신이다. 그가 박 후보를 찍은 동기는 ‘먹고사는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정의다. 김씨는 “보수를 하더라도 중산층이 두터워지는 제대로 된 보수를 지향해야 하는데 현 집권세력은 양극화 심화 정책을 쓰고 있다”며 “대학 때 꿈꿨던 이상적인 사회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새로운 변화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주변에 박 후보 지지를 열심히 권했다”고 말했다.

어느 사회든 40대는 중간세대라는 점뿐 아니라 활동성이나 발언권 등에서 중추를 이루는 핵심적인 세대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기준으로 보면 40대는 전체 유권자의 22.4%를 차지해 인구 구성비도 가장 높다. 그래서 40대는 선거 결과나 사회의 진행 방향을 좌우하는 여론 선도 세대로 꼽힌다. 내년 총선이나 대선도 40대의 표심을 빼놓고선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엠비에 대한 4년 전의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뀌면서 생활인인 40대가 배신감을 느낀 것 같다”며 “정치권 특히 여권의 대대적인 변화가 없는 한 내년 총선은 이대로 갈 것으로 보이며, 총선 결과에 따라서는 대선 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종철 선임기자, 김효진 기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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