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 물갈이론’ 확산…정몽준 “최대한 바꿔야”
19대 총선 때 대폭적인 공천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한나라당 안에서 연일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소장 정두언)는 8일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를 분석한 전략 보고서를 통해 “나경원 후보에 대한 결집도가 약했던 가장 큰 원인은 ‘인물 경쟁력’에서 밀렸기 때문”이라며 “‘경쟁력 있는 새로운 인물’의 대대적 영입을 통한 당 이미지의 면모일신이 당 쇄신의 핵심과제”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대대적인 외부인사 영입으로 불리한 선거환경을 극복해낸 15대 총선(1996년)과 고령의원 20여명의 자진 출마포기 선언 등의 쇄신으로 기사회생했던 17대 총선(2004년)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5대 총선 때 한나라당 전신인 신한국당은 이재오, 김문수, 안상수, 홍준표 등 젊고 새로운 인물을 대거 공천해 140석을 확보했다. 차떼기와 탄핵 역풍에 휘말렸던 17대 총선 때도 한나라당은 26명의 중진의원이 불출마하는 대신에 새 인물을 내세워 121석을 얻는 선전을 했다.
정몽준 전 대표도 이날 <한국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를 보면 1년 단위로 선수가 바뀐다”며 “4년에 한번 하는 인사이므로 (공천에서) 가능한 한 최대한 많이 바뀌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앞서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전날 미래한국국민연합이 주최한 포럼에서 “한나라당의 안전지대로 분류되는 서울 강남이나 영남지역에서는 50% 이상 대폭 물갈이하고, 비례대표에 20석 이상을 외부 인사에 할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구가 지역구인 이한구 의원은 이날 <기독교방송> 인터뷰에서 “당 체제가 새롭게 만들어지고 새로운 얼굴이 보충돼 ‘과거와는 다른 당이다’고 하도록 체격과 체질이 바뀌어야 한다”면서도 “영남이니 어쩌니 잣대를 갖다대는 것은 너무 자의적이다. 국회가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알맞은 사람을 해야지 보여주기 식으로 하면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개혁은 국민의 삶에 직접 다가가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공천 물갈이론은) 순서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김종철 선임기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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