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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인물은 이정현, 정당은 민주인데
통합진보 후보만 나와서 고민이여”

등록 2012-04-03 20:46수정 2012-04-04 14:36

[4·11 총선 현장] ‘민주당 후보 없는’ 광주 서구을
“인물은 이정현이 좋은 거 같은디, 정당은 당연히 민주당이고…. 헌데 여긴 진보당밖에 안 나와서 조금 고민이여.”

3일 광주 시내에서 만난 택시기사 정아무개(43)씨의 말은 광주 서구을 유권자들의 복잡한 심경을 함축하고 있었다. 민주통합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채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야권단일후보인 오병윤 통합진보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광주는 지난 1985년 중선거구제 시절 민정당 의원 2명이 배출됐으나 1988년 소선거구제로 바뀐 뒤로는 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 등 현 여권 후보에게 한 번도 의석을 내주지 않은 곳이다. 이정현 후보의 약진이 전국적 관심을 모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오 후보와 접전을 벌이는 걸로 나타났다. 지난달 30~31일 <조선일보> 조사에서 이 후보는 지지율 27.1%로, 27.9%의 지지율을 얻은 오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했다. 적극투표의향층에선 오 후보를 4%포인트 가까이 앞섰다. 지난달 26일 <중앙일보> 조사에서는 오 후보가 이 후보를 4.3%포인트 앞섰지만 오차범위 이내였다.

상무2동 이 후보의 선거사무실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이홍섭(65)씨는 “이 후보가 일을 아주 잘 혀. 국회에서 광주만이 아니라 전라도 전체를 챙겼당께. 얼마 전에 와이더블유씨에이(YWCA)에서 이 후보한테 예산 따 줘서 감사하다고 패도 줬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도 특별교부세 3800만원을 재원으로 한 지역의 ‘작은 도서관’ 개막식에 참석하는 등 ‘지역예산 지킴이’로서 성과 알리기에 분주했다. 이 후보는 “주민들이 지난 4년 동안 호남예산 지킴이 노릇을 한 것에 대해 진정성을 이해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오 후보 쪽에선 이 후보의 약진을 “야권 단일화 효과가 지연되면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며, 남은 기간 이 후보를 너끈히 따돌릴 수 있다고 말한다. 광주 서구을은 호남 전체에서 민주당이 유일하게 통합진보당에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양보한 곳이다. 그런데 민주당의 서대석 후보가 이에 반발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지난달 28일에야 사퇴했으니, 야권 단일화 효과가 이제서야 나타나고 있다는 게 오 후보 쪽 얘기다. 15% 안팎의 지지율을 보여왔던 서 후보는 오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그를 돕고 있다. 오 후보는 광주의 다른 야권 후보들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시민사회단체들과 공동선거대책본부를 발족하는 등 야권 단일화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광주/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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