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전 특임장관이 29일 오후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한 커피숍에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 체제에 대해 ‘1인 독재, ‘오만의 극치’ 등의 표현을 쓰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민생탐방’ 이재오 전 특임장관
꾹꾹 참았던 모양이다. 속에 담고 있던 말들이 거침 없이 쏟아져나왔다. 인터뷰 내내 ‘박근혜’라는 이름은 단 한 차례도 입에 직접 올리지 않았지만,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새누리당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과 비판을 주저하지 않았다. “1인 독재”, “오만의 극치”, “자기만 1등 하면 된다는 거 같다” 등….
새누리당 대선 주자의 한 사람인 이재오 전 특임장관(5선 의원)은 29일 지역구인 서울 은평구 불광동으로 찾아간 <한겨레> 기자들에게 그동안 가슴 속에 담아뒀던 얘기를 풀어냈다. 그는 현재 진행중인 전국 민생탐방을 마친 뒤 다음달 10일께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이 전 장관 쪽에서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도 않았는데 공식 인터뷰에 응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인터뷰 요청에 난색을 표했다. 전국 민생 탐방 중 지역구에 잠시 복귀한 그를 붙들고, 한 커피숍에서 대화를 나눴다.
지금까지 1등은 의미 없어
통일·민주주의, 시대적 과제
합당한 사람이 차기 지도자 -이번 총선 어땠나. 힘들지 않았나. “서울에서 5선하는 중에 이번이 가장 힘들었다. 이번에는 야권후보가 단일화됐고 야권이 공격적으로 정권심판론이라는 이름으로 흔들기를 했다. 총동원해서.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양당이 실질적으로 저녁마다 동네에 와서 하고, 나꼼수도 오고. 아주 은평을 흔들었다. 나를 지지하는 사람 표를 지키면 되니까 일일이 만나고 찾아가고 진정으로 호소를 해야했다. 그냥 건성으로 하는 게 아니라 한사람, 한사람 만나서 이야기하고 부탁하고 했다. 초·재선도 아니고 5선을, 더구나 서울에서 5선을 한다는 게…” -유권자들이 다선에 대한 피로감도 있을텐데. “있지. 재선도 아니고 이건 뭐 5선이니까…” -트위터에 자주 등장하는 ‘깜이 엄마’는 누구냐. “지역구 주민이다. 남편이 4·19 때 학생이 아니라 일반인으로 돌아가신 분이다. 비판의식이 아주 강하다. 본인도 대학도 나오고 했는데 생활이 어려우니까 막 사는 거지. 깜이 엄마가 한 말을 내가 트위터에 다 올리면… 하하하. 아주 정제된 말만 올리는 거다.” -대선 출마 선언은 언제 할 건가. “아직 판단하기 이르긴 하지만 전국 순방 끝나고…. 내 입장에서 출마를 하겠다는 게 아니다. 정말 바닥의 입장에서, 말로만 민생, 민심 하지 말고, 지금까진 내가 장관, 국민권익위원장으로서 다녔는데 이번에는 계급장 떼고, 행정관청 편의 제공 같은 거 받지 않고 내가 이 마을, 저 마을 가는 식으로 식으로 다닌다. 대선 출마 해놓고 표 얻으러 다니는 게 아니고, 다니면서 의견을 듣고 있다.” -지난 25일부터 시작한 민생탐방이 대선 출마를 위한 준비작업으로 보인다. 일반인들은 이 전 장관을 ‘킹메이커’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 왜 대통령에 이재오여야 하는가? “킹메이커가 직업이 아니지 않느냐. 한번 했으면 됐다. 나는 학생운동 이래, 1960년 4·19 운동에 참가한 때로부터 거의 50여년 동안 나름대로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서 한 길을 걸어왔다. 그 동안 내 자신의 정치를 했다기보다 남을 도와주고, 남을 이해하고, 남과 함께 하는 그런 정치를 했다. 이제 그런 정치는 이명박 대통령의 경선본부장을 하면서 일단 막이 내린 거다. 이제는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뭔가 내 정치를 할 필요 있지 않느냐,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공감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전국의 민생현장을 돌고 있다.” 박 ‘1등주의’는 독재적 발상
맞지 않는 룰 바꿀 용기 필요
대선경선, 국민에 스릴 줘야 -올 대선이 갖는 의미나 시대정신이 뭐라고 보는가? “김영삼 정부부터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 20년이 됐지만, 그 이전 30년의 군사정부 잔재를 아직도 다 청산하지 못했다. 그것을 마무리해서 이제 절차적이 아닌 내용적인 민주주의와 선진국, 통일로 가야 하는 시대적 정신이 다음 정권에게 맡겨져 있다고 본다. 그 시대적 과제에 합당한 개인의 삶과 철학이 맞아야 이 나라가 한단계 발전하게 된다. 그러지 않고 단순히 인기나 대중몰이에 의해서 그런 것과 관계 없이 대선이 치러진다면 나라 발전은 또다시 답보하는 것이다. 내용적으로 완전한 삶의 민주주의와 선진국, 통일로 가는 시대적 흐름에 내가 가진 정치적 가치가 합당한지를 전국 민생투어를 통해서 점검하고 있다. 거기 합당하면 출마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대선은 인기나 대중몰이로 가선 안 된다고 했는데 어쨌든 국민 지지도에서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가장 앞서 가지 않나? “그건 시대적 과제나 흐름과는 관계 없다. 지금까지 대선주자가 분명히 떠오르지도 않았고 혼자였지 않나. 또, (박 위원장은) 지난번에 17대 대선에 경선을 치열하게 했던 연장선상에서 당을 형식에 관계없이 사실상 내용적으로 갖고 있었다. 그 동안 총선 때문에 말도 행동도 아끼고 조심하고 당의 모든 부분이 갈등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참았다. 이제 총선이 끝나고 대선으로 이어지니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그럼 넷이든 다섯이든 경쟁구도가 될 것이고, 국민들도 검증을 할 것이다. 비교하면서 대선판도가 형성돼 갈 것이다. 지금까지 누가 일등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내가 꼴찌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지만, 이제부터는 이명박 정부를 위한 이재오 정치가 아니고 이재오의 정치를 할 것이다 . -박근혜 위원장은 시대정신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인가? “내가 특정인 상대로 정치하거나, 일등하는 누구와 비교해서 출마하고 정치하려는 게 아니다. 그런 점에서 특정인의 이름은 인터뷰 내내 거론하지 않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된 것은 경제였는데, 그는 잘했는지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두번의 국제경제위기를 넘긴 게 사실이다. 그러면 이제는 남북관계 개선이라든지 서민 삶의 질 제고 등을 실현할 수 있는 차기 지도자가 누구냐를 놓고 자질을 검토하는 게 맞다.” -박근혜 위원장은 어떤 점에서 시대정신에 안 맞다고 보는가? “그 기준에 맞고 안 맞고는 국민이 판단하는 거고, 내가 판단하는 게 아니다. 국가적 가치와 미래, 비전 뿐 아니라 긴박한 동북아 정세의 와중에서 국가의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위기관리 능력이 누가 있는지를 국민이 평가할 것이다. 특히 우리는 분단국가이니까 과연 특정인이 여야의 앞서간다는 사람들이 그런 면에서 과연 합당한지를 평가하지 않겠나.” -박근혜 위원장 체제의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대선이라는 것에 매달려서 1인 독재 지배체제를 아주 강화하고 심화시켜놨다. 공천 과정을 통해서 절정을 이뤘고, 공천 이후에도 당의 리더십을 포용하고 화합하고 통합하기보다는 나 혼자 나가겠다는 그런 오만이 넘친다. 예를 들어, 광주 전남 전북지역에서 ‘깜’이 안 된다는 이유로 공천을 안 한 곳이 수두룩하던데 ‘깜’이 되고 안 되고는 유권자가 판단하는 것이다. 총선에서 공천하지 않은 채, 버린 지역으로 만들어놓고 대선때 표를 달라고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오만의 극치다. 서울에서도 탈당한 두 지역에 대해 집권여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것은 특혜를 준 것이다. 그래놓고 누구를 규탄할 수 있나. 그 자체가 구태다. 그런 것들이 당 운영에서 오만의 극치라는 거다.” -어쨌든 과반 의석을 넘겼다. 그걸 넘긴 리더십이나 결과 평가는 어떻게 하나. “그건 지금 여야의 싸움에서 새누리당이 처한 시대적 평가라고 봐야 한다. 과반 넘긴 것은 당이 잘 한 거다. 나는 그 자체는 절대로 높게 평가한다. 그러나 내용에 들어가서 보면 수도권은 112석인데 43석 밖에 못 했잖나. 서울·경기·인천에는. 그럼 이건 수도권이 전체 인구의 반인데, 이 평가를 어떻게 해야되냐 이거다. 영남이 다 해서 67석이고 호남은 다 해야 30석 밖에 안 돼. 호남이 민주당, 영남을 새누리당이 싹쓸이하면 자연적으로 반은 이미 새누리당이 먹고 들어가잖아. 그런 구조를 갖고 있잖나. 거기다 강원도 충청도 보태서 이겼지만 대신 서울·경기·인천은 참패했다. 총체적으로는 과반 넘겼으니까 ‘휴∼’하고 숨 내쉴만 하자민 내용에 들어가서 이겼느냐 하는 것은 따져봐야 한다. 그걸 알면 당 운영은 더욱 개방적이고, 민주적이고, 정치인 개개인의 창의적 의사가 반영되고, 의사 결정에서 개인 의지나 신념이 반영돼야 하잖나. 그런데 지금 전당대회가 내일 모레인데 출마할 사람도 없다는 거 아니냐. 그건 당이 얼마나 폐쇄적이고, 당이 1인 사당, 1인 독재가 가장 심화됐다는 것이다. 이회창 대세론 때도 전대 출마자들이 줄을 섰지 않았나. 그런 걸 비교해보면 현재 당이 얼마나 국민들로부터 멀어져가는가. 당은 국민들로부터 멀어져가는 데 당을 장악한 사람만 그냥 내 말만 잘 들으면 된다, 조용히 해라 이런 거잖아. 이게 내용적 민주주의와 거가 너무나 멀다. 바로 이런 점을 청산하는 게 다음 정부의 과제란 말이다.” 이 정권 공과 국민앞 밝힐 것비박연대 아직 계획 없지만뜻 같은 사람들 모일 수 있어 -그동안 많이 참았던 모양인데. “내가 말하잖나. 그동안 참고 참았다. 이번 총선 끝나기 전까지. 왜? 총선 전에 시끄러우면 이명박 정부 국정운영에 걸림돌 되니까 참은 거다. 정권 창출했다는 사람이 정부에 걸림될 되려고 맨날 싸우면 안 되잖나. 그러나 이제는 이재오식 정치를 하기 때문에 내가 그동안 참고 참았던 내 생각이 뭐였다는 것을 확실히 말해야 하지 않겠나.” -당은 박근혜 위원장이 잡고 있고 친이명박계는 축소된 상황에서 대선 후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보나. “친이는 씨를 말렸다. 내가 이길 수 있다고 하면 사람들이 웃겠지. 그러나 난 이건 역사적 사명이라고 본다. 한 정권을 세웠던 정파가 반대 정파에 의해 처참하게 학살되는 과정을 보면서 그대로 주저앉는다? 우리가 뭘 잘했고 뭘 잘못했다는 것은 국민들에 호소하고 밝혀야할 거 아니냐. 이명박 정부 공과를 안고 갈 사람은 누군가 있어야 한다. 그래도 이번 공천에서 친이가 학살당했지만 그래도 이재오 하나는 살아남았다. 그럼 이재오가 황폐화된 이 정치판에서 우리가 왜 이명박 정부를 세우려 했던가 하는 우리의 초심, 결과적으로 정권이 실패했냐는 건 결과고, 우리가 가졌던 초심들을 있잖나. 그걸 국민에 이야기를 하고 미숙했던 점, 못했던 점을 반성하면서 다시 하겠다, 국민 여러분에 한번 더 정말로 심판을 구하는 거다. 이명박 정부 심판은 이명박 정부 이어가려는 사람과 단절시키려는 사람의 대결에서 심판을 받아야 한다. 누가 보면 웃지. 이재오 (지지율) 1%도 안 되고 친이는 원내·원외 가릴 것 없이 이재오 근처에 왔다갔다 한 사람은 다 죽었잖나. 그러나 정치적 장난에 의해 시대적 흐름이 중지될 수는 없다는 거다. 내 옳음을 걸고 출마하는 거지, 내가 지지율이 낮고 친이가 없다, 그래서 가능성이 없다고 출마 안 하고 이런 건 아니다. 그래서 내가 제일 먼저 출마를 선언할 기회가 있었지만 가장 먼저 선언하지 않은 이유도, 국민의 요구가 뭐고 우리가 잘 한 점 못 한 점은 뭔지를 들어보고, 아! 저런 국민의 희망 있다면 내가 나가겠다, 이런 걸 밝혀야 한다. 순서가. 그래야지 내가 늘 정권의 2인자라면서 국민 여론, 민생 현장 돌아보지도 않고 나 나갈테니 찍어주시요, 하는 자세야말로 오만의 극치지. 난 그런 건 아니야.” -자연스레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와 연대하지 않겠나 하는 관측이 있는데 언제 어떤 모양으로 가능할지. “아직 계획은 없지만 우리가 정권 재창출을 하는 게 중요하지 않나. 누가 후보가 됐느냐 마느냐로 개인의 가치는 충족될지 모르지만 정치를 큰 눈으로 하는 사람들 보면 새누리당이 정권을 또 잡느냐 못 잡느냐다 . 주자들은 떴다 졌다 한다. 하지만 당은 국민에 책임이 있다. 당이 정권 재창출하는 데 어떤 것이, 후보를 어떻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지는 경쟁하고 서로 자기 영역을 확장해가면서, 또 완전국민경선 요구하는 것도 있으니까 그런 거 해가면서 서로가 의견을 조정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다 보면. 뜻이 같은 사람끼리 모일 수도 있다.” -대중적 노출도만 봐서는 정권 재창출 어렵다고 본다? “안 된다고 하면 (박근혜 위원장) 본인이 섭섭할 수 있지만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겠지. 표의 확장성, 포용성이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면 정권 재창출할 수 있는 거고 확장성과 포용성에서 국민 신뢰를 못 얻으면 정권을 잃을 수도 있는 거다. 그 표의 포용성과 확장성 문제 때문에 내가 완전국민경선제를 제안했던 거 아닌가. 그러니까 정몽준 전 대표나 김문수 지사가 다 좋다고 한 거 아니냐.” -왜 완전국민경선을 주장하는가. “첫째, 지금의 당이 1인 지배잖나. 그건 누가 뭐래도 지난번 공천과정에서 1인 지배를 굳혔고 전당대회 나설 사람 없다는 것도 얼마나 당이 폐쇄적인지 알 수 있잖아. 이런 상황에서 뻔하다. 다 정해져 있는 거잖아. 그런데 야당은 국민경선 한다고 전국 돌며 바람 일으키지, 진보당도 하지, 바람을 일으키지, 안철수도 나온다고 하지. 국민들이 시선과 느낌을 거기에 두는데 우리는 한 사람 바라보고 그대로 있으면 어느 쪽에 국민들 시선이 가겠나. 표의 확장성에서 지고 들어가는 거다. 그러면 우리도 자신 있는 사람일수록 사실 먼저 얘기해야 한다. 내가 앞서간다면 내가 먼저 얘기하겠어. 우리도 16개 시도 돌면서 합동유세하고 투표하고, 결과 국민들에 공개하고 그러면 국민들이 스릴이 있잖아. 다음주에 어디 가서 하고, 야당도 하고 해야지. 우리는 체육관 모여서 박수치고 말면 이번처럼 치열한 대선, 전 정권과 현 정권이 정권의 수성이냐 넘겨주냐는 갈림길에서 이길 수 있느냐 하는 절박감 속에서 내가 정운찬 정몽준 김문수 다 만나서 국민경선 얘기를 한 것이다.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지사는 오케이한 거고, 정운찬 전 총리는 더 고민해보겠다 한 거다. 비박이란 얘기는 언론이 쓰는 것이고. 대통령 되겠단 사람들이 연대해서 누구 반대하고 이런 게 아니잖나. 동네 깡패들이 대장 뽑는 게 아니잖아. 이걸 당권 가진 사람이 받고 안 받고 할 문제가 아닌데 당내 구조가 아주 폐쇄적으로 돼 있으니 이 얘기도 제대로 말하는 국회의원 하나 없잖아. 당이 민주적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당이 민주적 기능이 1인 독재가 굳어져 가는데 이 상황을 그대로 두고 연말 대선에 가서 이긴다고 생각하면 그건 모자라거나 정치를 진짜 모르거나 그런 거 아니겠나. 그런 절박감이 우린 필요한 거다.” -경선 룰에 대해 박근혜 위원장은 “선수가 룰에 맞춰야 한다”고 하고 박 위원장 주변에서는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하면 “역선택 우려 있다, 당원들이 뭐가 되냐” 한다. “당원도 국민경선 참여할 수 있는 건데 뭘 그러나. 외국에서 오픈프라이머리 하잖나. 선수가 룰에 맞추라는 건 스포츠 경기서는 가능한 얘기다. 그러나 시대를 걸고 역사를 바꾸는 대통령 선거에 정해진 룰이 맞지 않다고 하면 바꿀 수 있는 용기도 있어야지. 정해진 룰대로 1등 할 사람이 국민경선 해서 1등 하지 못 한다는 법이 있나. 왜 그걸 겁을 내고. 자기가 1등할 것만 생각하면 되나. 나라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선진화시킬까 생각해야지 내가 1등만 하겠다, 그러니까 너희들 맞춰라 하는 그 발상 자체가 독재적 발상이다.” -이 주장을 제대로 하는 사람들이 당내엔 없는데. “그게 당이 얼마나 폐쇄적인가를 반증하는 거다. 이번 전당대회 때 이걸 고쳐야 한다. 지금 당 대표가 되겠다거나 대선 관리를 엄정하게 하겠단 사람이 이걸 내세우고 지도부에 출마를 해야 한다. 나는 정권 창출 위해서 엄정한 경선 관리를 하기 위해서 완전국민경선도 받아들일 용의 있다고 하면서 붙어야 당이 활성화된다. 백가쟁명이 되고 해야. 그래야 당이 살아있는 당이 되잖아. 한 사람 말 한마디에 조용해버리면 당이 아니다.” -경선 룰 개정이 쉽지 않아보이는데. “실현 가능성 쉽지 않다. 그러나 쉽지 않다는 것과 옳은 것과는 다른 얘기다. 쉽지 않아도 옳은 것은 주장해야 한다.” -룰 개정 안 되면 그때는 다른 방법이나 길을 찾을 수도 있나. “룰대로 안 되면 안 되는대로 하는 게 맞다 지금은. 안 되면 다른 것 하겠다는 건 국민 속이는 거니까. 룰이 안 되면 안 되는대로 해야 하는데 룰이 안 되면 그때 선택은 그때 가서 생각해야 하는 거다.” -탈당도 고려할 수 있나. “탈당은 해본 사람이 하는 거지 아무나 하나. 탈당해서 재미 본 사람이 하는 거지. 나는 민중당 하다가 신한국당에 들어온 이래 계속 있었지 한번도 중간에 내 생각과 안 맞다고 중간에 나간 적 없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대통령 측근비리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 “측근이든 친인척이든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은 권력을 보기를 돌같이 봐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과 가깝다는 것을 권력을 행사하는 권위로 써선 안 되잖아.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로 저질러진 비리나 부패가 있으면 오히려 대통령과 가깝기 때문에 더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대통령을 신뢰한다.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로 부정과 부패, 비리를 저질렀는데 또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로 어물쩍 넘어가면 권력 사유화 밖에 안 된다.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로 부정을 저지를 사람은 대통령과 가깝기 때문에 더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 내 소신이다.”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된 뒤 정부는 검역 중단까지는 안 하는 게 좋겠다고 하는데. “내가 축산농가를 다녀봤는데 실제 축산농가에서는 큰 반응들이 없다. 그런데 지난번 소고기 파동이 연상돼서 이슈가 되는 건데, 정부가 정확히 진단해서 문제가 없으면 없다고 밝히든지, 문제 가능성이 있다면 검역 중단의 폭을 넓혀야 한다. 그동안 수입된 소의 10%만 했다면 50%를 한다든지. 나는 지금 제일 중요한 건 야당, 재야단체, 축산전문가, 농림부 특별조사단을 한 20명 구성해서 미국 현지로 보내야 한다. 정부가 비용을 대서. 이 문제에 이의제기하는 사람을 전부다 보내서 미국 현지에서 결론 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생각을 미 당국자들에게도 전달하고. 현지 가봤더니 정말 위험하다면 수입을 중단하든지 검역을 중단하든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확실한 조치를 해야지 그냥 끌고 가는 건 옳지 않다. 그리고 이런 조치가 나오는데 또 사실을 너무 왜곡이나 과장한다면 우리가 쉽게 선전 선동에 넘어가는 취약성도 있으니까 그것도 잘 해야 한다. 정부도 확실하게 좋다면 30명이든 20명이든 조사단 만들어서 가보자, 해서 가야 한다. 정부 혼자 붙들고 앉아서 가부를 결정한다면, 그건 지난번 파동 없었다면 모르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나 같으면 지금이라도 조사단 만들어서 보낸다. 반대하는 사람들이 참여하라는데 참여 안 할 수가 없다. 이렇게 결단을 빨리 빨리 해야 한다.” -이른바 ‘몸싸움 방지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개정안은 여야 합의 된 대로 실행부터 해보자는 입장인가. “양당의 원내대표라는 사람들이 합의를 할때는 정말로 신중하게 보고 해야한다. 둘째, 합의를 해도 그건 19대에 실행할 거 아닌가. 관둘 18대 사람들이 왜 그러고 있냐는 거다. 국회 운영위 규칙으로 하든지. 셋째, 어쨌든 합의를 했으면 지켜야지. 여야가 어느 쪽 유불리를 떠나서 합의를 했으면 지켜야지. 지켜봤는데 19대 1년 해봤는데 국회가 아무 것도 되는 게 없다 하면 그때 여야가 개정하면 되는 거지, 합의해놓고 국회가 열리기도 전에 다시 파기한다든지 하면 결국 국민들을 우습게 보고 속이는 거잖나. 이걸 합의한 사람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그걸 합의했다면, 이걸 그대로 끌고 나간다면 그 사람이 책임져야 된다. 근데 책임질 사람이 19대에서 뭘 또 하겠다는데 그게 되겠어요? 하겠다는 건지 안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는데. 나도 원내대표 두번이나 해봤지만 합의할 때는 모든 후유증을 검토하고 서명해야지 우선 쫓기니까 덜컥 서명해놓고 정신 차려보니까 부작용 생기니까 수정하려고 하고. 그러니까 국회가 불신 받는 거다. 민주당이나 새누리당 마찬가지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주로 야권 후보로 지목되는데 안 원장의 대선 도전이나 정치적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난 사실 안철수 교수 일면식도 없는 사이다. 근데 남의 정치철학 모르니 뭐라 말할 수 없지만 안 교수가 밖에 있다가 제3의 인물로 있다가 등장한다는 것은 바람직 않다고 보고. 여든 야든 완전국민경선을 한다면 자기 정치 철학에 맞는 쪽에 뛰어들어서 경선을 해야지. 내 생각은 민주당이든 새누리당이든 제3당이든 자기가 만들든 각 당의 후보경선, 국민적 1차 검증에 참여해서 되면 출마해야지 그런 것을 다 안 하고 신비의 장막에 싸여 남아있다가 검증 안 된 상태서 출마하면 나라가 불행해져.” -5·15 전당대회에 나올 지도부는 어떤 지도부여야 한다고 보나. 수도권 대표론 등이 나오는데. “난 그런 건 없고, 정권 창출 위해 엄정중립으로 당을 포용하고 화합하고 당을 하나로 만들어서 대선에 이길 수 있는 능력과 지혜를 가진 사람이 나서야 한다. 특정인에 말 잘 듣는 사람이나 특정계파가 다수니까 그 표에 의존해서 나온다든지 하는 것은 대선에 불행을 예고하는 거다.” -수도권 대표론 콘셉트도 나오는데. “그건 별 의미 없다. 평화시 같으면 당 대표 수도권, 원내대표 영남권 등 조합 가능하지만 지금 비상시잖나. 그것도 8개월 밖에 안 남았다. 대선 끝나면 또 전당대회 하고 대표 다시 뽑을 거 아닌가. 이 기간 임무가 경선 관리다. 거기에 계파나 지역이 뭔 필요가 있나.” -박근혜 위원장과 가까운 최경환 의원이 ‘최재오’라는 별명을 얻고 있는데. “내가 좀 불쾌하지만 그러나 내가 뭐 그런 거까지 다 뭐…. 그게 말이 되나 그게…” 김종철 선임기자, 황준범 기자 phillkim@hani.co.kr
통일·민주주의, 시대적 과제
합당한 사람이 차기 지도자 -이번 총선 어땠나. 힘들지 않았나. “서울에서 5선하는 중에 이번이 가장 힘들었다. 이번에는 야권후보가 단일화됐고 야권이 공격적으로 정권심판론이라는 이름으로 흔들기를 했다. 총동원해서.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양당이 실질적으로 저녁마다 동네에 와서 하고, 나꼼수도 오고. 아주 은평을 흔들었다. 나를 지지하는 사람 표를 지키면 되니까 일일이 만나고 찾아가고 진정으로 호소를 해야했다. 그냥 건성으로 하는 게 아니라 한사람, 한사람 만나서 이야기하고 부탁하고 했다. 초·재선도 아니고 5선을, 더구나 서울에서 5선을 한다는 게…” -유권자들이 다선에 대한 피로감도 있을텐데. “있지. 재선도 아니고 이건 뭐 5선이니까…” -트위터에 자주 등장하는 ‘깜이 엄마’는 누구냐. “지역구 주민이다. 남편이 4·19 때 학생이 아니라 일반인으로 돌아가신 분이다. 비판의식이 아주 강하다. 본인도 대학도 나오고 했는데 생활이 어려우니까 막 사는 거지. 깜이 엄마가 한 말을 내가 트위터에 다 올리면… 하하하. 아주 정제된 말만 올리는 거다.” -대선 출마 선언은 언제 할 건가. “아직 판단하기 이르긴 하지만 전국 순방 끝나고…. 내 입장에서 출마를 하겠다는 게 아니다. 정말 바닥의 입장에서, 말로만 민생, 민심 하지 말고, 지금까진 내가 장관, 국민권익위원장으로서 다녔는데 이번에는 계급장 떼고, 행정관청 편의 제공 같은 거 받지 않고 내가 이 마을, 저 마을 가는 식으로 식으로 다닌다. 대선 출마 해놓고 표 얻으러 다니는 게 아니고, 다니면서 의견을 듣고 있다.” -지난 25일부터 시작한 민생탐방이 대선 출마를 위한 준비작업으로 보인다. 일반인들은 이 전 장관을 ‘킹메이커’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 왜 대통령에 이재오여야 하는가? “킹메이커가 직업이 아니지 않느냐. 한번 했으면 됐다. 나는 학생운동 이래, 1960년 4·19 운동에 참가한 때로부터 거의 50여년 동안 나름대로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서 한 길을 걸어왔다. 그 동안 내 자신의 정치를 했다기보다 남을 도와주고, 남을 이해하고, 남과 함께 하는 그런 정치를 했다. 이제 그런 정치는 이명박 대통령의 경선본부장을 하면서 일단 막이 내린 거다. 이제는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뭔가 내 정치를 할 필요 있지 않느냐,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공감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전국의 민생현장을 돌고 있다.” 박 ‘1등주의’는 독재적 발상
맞지 않는 룰 바꿀 용기 필요
대선경선, 국민에 스릴 줘야 -올 대선이 갖는 의미나 시대정신이 뭐라고 보는가? “김영삼 정부부터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 20년이 됐지만, 그 이전 30년의 군사정부 잔재를 아직도 다 청산하지 못했다. 그것을 마무리해서 이제 절차적이 아닌 내용적인 민주주의와 선진국, 통일로 가야 하는 시대적 정신이 다음 정권에게 맡겨져 있다고 본다. 그 시대적 과제에 합당한 개인의 삶과 철학이 맞아야 이 나라가 한단계 발전하게 된다. 그러지 않고 단순히 인기나 대중몰이에 의해서 그런 것과 관계 없이 대선이 치러진다면 나라 발전은 또다시 답보하는 것이다. 내용적으로 완전한 삶의 민주주의와 선진국, 통일로 가는 시대적 흐름에 내가 가진 정치적 가치가 합당한지를 전국 민생투어를 통해서 점검하고 있다. 거기 합당하면 출마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대선은 인기나 대중몰이로 가선 안 된다고 했는데 어쨌든 국민 지지도에서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가장 앞서 가지 않나? “그건 시대적 과제나 흐름과는 관계 없다. 지금까지 대선주자가 분명히 떠오르지도 않았고 혼자였지 않나. 또, (박 위원장은) 지난번에 17대 대선에 경선을 치열하게 했던 연장선상에서 당을 형식에 관계없이 사실상 내용적으로 갖고 있었다. 그 동안 총선 때문에 말도 행동도 아끼고 조심하고 당의 모든 부분이 갈등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참았다. 이제 총선이 끝나고 대선으로 이어지니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그럼 넷이든 다섯이든 경쟁구도가 될 것이고, 국민들도 검증을 할 것이다. 비교하면서 대선판도가 형성돼 갈 것이다. 지금까지 누가 일등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내가 꼴찌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지만, 이제부터는 이명박 정부를 위한 이재오 정치가 아니고 이재오의 정치를 할 것이다 . -박근혜 위원장은 시대정신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인가? “내가 특정인 상대로 정치하거나, 일등하는 누구와 비교해서 출마하고 정치하려는 게 아니다. 그런 점에서 특정인의 이름은 인터뷰 내내 거론하지 않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된 것은 경제였는데, 그는 잘했는지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두번의 국제경제위기를 넘긴 게 사실이다. 그러면 이제는 남북관계 개선이라든지 서민 삶의 질 제고 등을 실현할 수 있는 차기 지도자가 누구냐를 놓고 자질을 검토하는 게 맞다.” -박근혜 위원장은 어떤 점에서 시대정신에 안 맞다고 보는가? “그 기준에 맞고 안 맞고는 국민이 판단하는 거고, 내가 판단하는 게 아니다. 국가적 가치와 미래, 비전 뿐 아니라 긴박한 동북아 정세의 와중에서 국가의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위기관리 능력이 누가 있는지를 국민이 평가할 것이다. 특히 우리는 분단국가이니까 과연 특정인이 여야의 앞서간다는 사람들이 그런 면에서 과연 합당한지를 평가하지 않겠나.” -박근혜 위원장 체제의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대선이라는 것에 매달려서 1인 독재 지배체제를 아주 강화하고 심화시켜놨다. 공천 과정을 통해서 절정을 이뤘고, 공천 이후에도 당의 리더십을 포용하고 화합하고 통합하기보다는 나 혼자 나가겠다는 그런 오만이 넘친다. 예를 들어, 광주 전남 전북지역에서 ‘깜’이 안 된다는 이유로 공천을 안 한 곳이 수두룩하던데 ‘깜’이 되고 안 되고는 유권자가 판단하는 것이다. 총선에서 공천하지 않은 채, 버린 지역으로 만들어놓고 대선때 표를 달라고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오만의 극치다. 서울에서도 탈당한 두 지역에 대해 집권여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것은 특혜를 준 것이다. 그래놓고 누구를 규탄할 수 있나. 그 자체가 구태다. 그런 것들이 당 운영에서 오만의 극치라는 거다.” -어쨌든 과반 의석을 넘겼다. 그걸 넘긴 리더십이나 결과 평가는 어떻게 하나. “그건 지금 여야의 싸움에서 새누리당이 처한 시대적 평가라고 봐야 한다. 과반 넘긴 것은 당이 잘 한 거다. 나는 그 자체는 절대로 높게 평가한다. 그러나 내용에 들어가서 보면 수도권은 112석인데 43석 밖에 못 했잖나. 서울·경기·인천에는. 그럼 이건 수도권이 전체 인구의 반인데, 이 평가를 어떻게 해야되냐 이거다. 영남이 다 해서 67석이고 호남은 다 해야 30석 밖에 안 돼. 호남이 민주당, 영남을 새누리당이 싹쓸이하면 자연적으로 반은 이미 새누리당이 먹고 들어가잖아. 그런 구조를 갖고 있잖나. 거기다 강원도 충청도 보태서 이겼지만 대신 서울·경기·인천은 참패했다. 총체적으로는 과반 넘겼으니까 ‘휴∼’하고 숨 내쉴만 하자민 내용에 들어가서 이겼느냐 하는 것은 따져봐야 한다. 그걸 알면 당 운영은 더욱 개방적이고, 민주적이고, 정치인 개개인의 창의적 의사가 반영되고, 의사 결정에서 개인 의지나 신념이 반영돼야 하잖나. 그런데 지금 전당대회가 내일 모레인데 출마할 사람도 없다는 거 아니냐. 그건 당이 얼마나 폐쇄적이고, 당이 1인 사당, 1인 독재가 가장 심화됐다는 것이다. 이회창 대세론 때도 전대 출마자들이 줄을 섰지 않았나. 그런 걸 비교해보면 현재 당이 얼마나 국민들로부터 멀어져가는가. 당은 국민들로부터 멀어져가는 데 당을 장악한 사람만 그냥 내 말만 잘 들으면 된다, 조용히 해라 이런 거잖아. 이게 내용적 민주주의와 거가 너무나 멀다. 바로 이런 점을 청산하는 게 다음 정부의 과제란 말이다.” 이 정권 공과 국민앞 밝힐 것비박연대 아직 계획 없지만뜻 같은 사람들 모일 수 있어 -그동안 많이 참았던 모양인데. “내가 말하잖나. 그동안 참고 참았다. 이번 총선 끝나기 전까지. 왜? 총선 전에 시끄러우면 이명박 정부 국정운영에 걸림돌 되니까 참은 거다. 정권 창출했다는 사람이 정부에 걸림될 되려고 맨날 싸우면 안 되잖나. 그러나 이제는 이재오식 정치를 하기 때문에 내가 그동안 참고 참았던 내 생각이 뭐였다는 것을 확실히 말해야 하지 않겠나.” -당은 박근혜 위원장이 잡고 있고 친이명박계는 축소된 상황에서 대선 후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보나. “친이는 씨를 말렸다. 내가 이길 수 있다고 하면 사람들이 웃겠지. 그러나 난 이건 역사적 사명이라고 본다. 한 정권을 세웠던 정파가 반대 정파에 의해 처참하게 학살되는 과정을 보면서 그대로 주저앉는다? 우리가 뭘 잘했고 뭘 잘못했다는 것은 국민들에 호소하고 밝혀야할 거 아니냐. 이명박 정부 공과를 안고 갈 사람은 누군가 있어야 한다. 그래도 이번 공천에서 친이가 학살당했지만 그래도 이재오 하나는 살아남았다. 그럼 이재오가 황폐화된 이 정치판에서 우리가 왜 이명박 정부를 세우려 했던가 하는 우리의 초심, 결과적으로 정권이 실패했냐는 건 결과고, 우리가 가졌던 초심들을 있잖나. 그걸 국민에 이야기를 하고 미숙했던 점, 못했던 점을 반성하면서 다시 하겠다, 국민 여러분에 한번 더 정말로 심판을 구하는 거다. 이명박 정부 심판은 이명박 정부 이어가려는 사람과 단절시키려는 사람의 대결에서 심판을 받아야 한다. 누가 보면 웃지. 이재오 (지지율) 1%도 안 되고 친이는 원내·원외 가릴 것 없이 이재오 근처에 왔다갔다 한 사람은 다 죽었잖나. 그러나 정치적 장난에 의해 시대적 흐름이 중지될 수는 없다는 거다. 내 옳음을 걸고 출마하는 거지, 내가 지지율이 낮고 친이가 없다, 그래서 가능성이 없다고 출마 안 하고 이런 건 아니다. 그래서 내가 제일 먼저 출마를 선언할 기회가 있었지만 가장 먼저 선언하지 않은 이유도, 국민의 요구가 뭐고 우리가 잘 한 점 못 한 점은 뭔지를 들어보고, 아! 저런 국민의 희망 있다면 내가 나가겠다, 이런 걸 밝혀야 한다. 순서가. 그래야지 내가 늘 정권의 2인자라면서 국민 여론, 민생 현장 돌아보지도 않고 나 나갈테니 찍어주시요, 하는 자세야말로 오만의 극치지. 난 그런 건 아니야.” -자연스레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지사와 연대하지 않겠나 하는 관측이 있는데 언제 어떤 모양으로 가능할지. “아직 계획은 없지만 우리가 정권 재창출을 하는 게 중요하지 않나. 누가 후보가 됐느냐 마느냐로 개인의 가치는 충족될지 모르지만 정치를 큰 눈으로 하는 사람들 보면 새누리당이 정권을 또 잡느냐 못 잡느냐다 . 주자들은 떴다 졌다 한다. 하지만 당은 국민에 책임이 있다. 당이 정권 재창출하는 데 어떤 것이, 후보를 어떻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지는 경쟁하고 서로 자기 영역을 확장해가면서, 또 완전국민경선 요구하는 것도 있으니까 그런 거 해가면서 서로가 의견을 조정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다 보면. 뜻이 같은 사람끼리 모일 수도 있다.” -대중적 노출도만 봐서는 정권 재창출 어렵다고 본다? “안 된다고 하면 (박근혜 위원장) 본인이 섭섭할 수 있지만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겠지. 표의 확장성, 포용성이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면 정권 재창출할 수 있는 거고 확장성과 포용성에서 국민 신뢰를 못 얻으면 정권을 잃을 수도 있는 거다. 그 표의 포용성과 확장성 문제 때문에 내가 완전국민경선제를 제안했던 거 아닌가. 그러니까 정몽준 전 대표나 김문수 지사가 다 좋다고 한 거 아니냐.” -왜 완전국민경선을 주장하는가. “첫째, 지금의 당이 1인 지배잖나. 그건 누가 뭐래도 지난번 공천과정에서 1인 지배를 굳혔고 전당대회 나설 사람 없다는 것도 얼마나 당이 폐쇄적인지 알 수 있잖아. 이런 상황에서 뻔하다. 다 정해져 있는 거잖아. 그런데 야당은 국민경선 한다고 전국 돌며 바람 일으키지, 진보당도 하지, 바람을 일으키지, 안철수도 나온다고 하지. 국민들이 시선과 느낌을 거기에 두는데 우리는 한 사람 바라보고 그대로 있으면 어느 쪽에 국민들 시선이 가겠나. 표의 확장성에서 지고 들어가는 거다. 그러면 우리도 자신 있는 사람일수록 사실 먼저 얘기해야 한다. 내가 앞서간다면 내가 먼저 얘기하겠어. 우리도 16개 시도 돌면서 합동유세하고 투표하고, 결과 국민들에 공개하고 그러면 국민들이 스릴이 있잖아. 다음주에 어디 가서 하고, 야당도 하고 해야지. 우리는 체육관 모여서 박수치고 말면 이번처럼 치열한 대선, 전 정권과 현 정권이 정권의 수성이냐 넘겨주냐는 갈림길에서 이길 수 있느냐 하는 절박감 속에서 내가 정운찬 정몽준 김문수 다 만나서 국민경선 얘기를 한 것이다.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지사는 오케이한 거고, 정운찬 전 총리는 더 고민해보겠다 한 거다. 비박이란 얘기는 언론이 쓰는 것이고. 대통령 되겠단 사람들이 연대해서 누구 반대하고 이런 게 아니잖나. 동네 깡패들이 대장 뽑는 게 아니잖아. 이걸 당권 가진 사람이 받고 안 받고 할 문제가 아닌데 당내 구조가 아주 폐쇄적으로 돼 있으니 이 얘기도 제대로 말하는 국회의원 하나 없잖아. 당이 민주적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당이 민주적 기능이 1인 독재가 굳어져 가는데 이 상황을 그대로 두고 연말 대선에 가서 이긴다고 생각하면 그건 모자라거나 정치를 진짜 모르거나 그런 거 아니겠나. 그런 절박감이 우린 필요한 거다.” -경선 룰에 대해 박근혜 위원장은 “선수가 룰에 맞춰야 한다”고 하고 박 위원장 주변에서는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하면 “역선택 우려 있다, 당원들이 뭐가 되냐” 한다. “당원도 국민경선 참여할 수 있는 건데 뭘 그러나. 외국에서 오픈프라이머리 하잖나. 선수가 룰에 맞추라는 건 스포츠 경기서는 가능한 얘기다. 그러나 시대를 걸고 역사를 바꾸는 대통령 선거에 정해진 룰이 맞지 않다고 하면 바꿀 수 있는 용기도 있어야지. 정해진 룰대로 1등 할 사람이 국민경선 해서 1등 하지 못 한다는 법이 있나. 왜 그걸 겁을 내고. 자기가 1등할 것만 생각하면 되나. 나라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선진화시킬까 생각해야지 내가 1등만 하겠다, 그러니까 너희들 맞춰라 하는 그 발상 자체가 독재적 발상이다.” -이 주장을 제대로 하는 사람들이 당내엔 없는데. “그게 당이 얼마나 폐쇄적인가를 반증하는 거다. 이번 전당대회 때 이걸 고쳐야 한다. 지금 당 대표가 되겠다거나 대선 관리를 엄정하게 하겠단 사람이 이걸 내세우고 지도부에 출마를 해야 한다. 나는 정권 창출 위해서 엄정한 경선 관리를 하기 위해서 완전국민경선도 받아들일 용의 있다고 하면서 붙어야 당이 활성화된다. 백가쟁명이 되고 해야. 그래야 당이 살아있는 당이 되잖아. 한 사람 말 한마디에 조용해버리면 당이 아니다.” -경선 룰 개정이 쉽지 않아보이는데. “실현 가능성 쉽지 않다. 그러나 쉽지 않다는 것과 옳은 것과는 다른 얘기다. 쉽지 않아도 옳은 것은 주장해야 한다.” -룰 개정 안 되면 그때는 다른 방법이나 길을 찾을 수도 있나. “룰대로 안 되면 안 되는대로 하는 게 맞다 지금은. 안 되면 다른 것 하겠다는 건 국민 속이는 거니까. 룰이 안 되면 안 되는대로 해야 하는데 룰이 안 되면 그때 선택은 그때 가서 생각해야 하는 거다.” -탈당도 고려할 수 있나. “탈당은 해본 사람이 하는 거지 아무나 하나. 탈당해서 재미 본 사람이 하는 거지. 나는 민중당 하다가 신한국당에 들어온 이래 계속 있었지 한번도 중간에 내 생각과 안 맞다고 중간에 나간 적 없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대통령 측근비리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 “측근이든 친인척이든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은 권력을 보기를 돌같이 봐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과 가깝다는 것을 권력을 행사하는 권위로 써선 안 되잖아.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로 저질러진 비리나 부패가 있으면 오히려 대통령과 가깝기 때문에 더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대통령을 신뢰한다.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로 부정과 부패, 비리를 저질렀는데 또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로 어물쩍 넘어가면 권력 사유화 밖에 안 된다. 대통령과 가깝다는 이유로 부정을 저지를 사람은 대통령과 가깝기 때문에 더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 내 소신이다.”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견된 뒤 정부는 검역 중단까지는 안 하는 게 좋겠다고 하는데. “내가 축산농가를 다녀봤는데 실제 축산농가에서는 큰 반응들이 없다. 그런데 지난번 소고기 파동이 연상돼서 이슈가 되는 건데, 정부가 정확히 진단해서 문제가 없으면 없다고 밝히든지, 문제 가능성이 있다면 검역 중단의 폭을 넓혀야 한다. 그동안 수입된 소의 10%만 했다면 50%를 한다든지. 나는 지금 제일 중요한 건 야당, 재야단체, 축산전문가, 농림부 특별조사단을 한 20명 구성해서 미국 현지로 보내야 한다. 정부가 비용을 대서. 이 문제에 이의제기하는 사람을 전부다 보내서 미국 현지에서 결론 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생각을 미 당국자들에게도 전달하고. 현지 가봤더니 정말 위험하다면 수입을 중단하든지 검역을 중단하든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확실한 조치를 해야지 그냥 끌고 가는 건 옳지 않다. 그리고 이런 조치가 나오는데 또 사실을 너무 왜곡이나 과장한다면 우리가 쉽게 선전 선동에 넘어가는 취약성도 있으니까 그것도 잘 해야 한다. 정부도 확실하게 좋다면 30명이든 20명이든 조사단 만들어서 가보자, 해서 가야 한다. 정부 혼자 붙들고 앉아서 가부를 결정한다면, 그건 지난번 파동 없었다면 모르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나 같으면 지금이라도 조사단 만들어서 보낸다. 반대하는 사람들이 참여하라는데 참여 안 할 수가 없다. 이렇게 결단을 빨리 빨리 해야 한다.” -이른바 ‘몸싸움 방지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개정안은 여야 합의 된 대로 실행부터 해보자는 입장인가. “양당의 원내대표라는 사람들이 합의를 할때는 정말로 신중하게 보고 해야한다. 둘째, 합의를 해도 그건 19대에 실행할 거 아닌가. 관둘 18대 사람들이 왜 그러고 있냐는 거다. 국회 운영위 규칙으로 하든지. 셋째, 어쨌든 합의를 했으면 지켜야지. 여야가 어느 쪽 유불리를 떠나서 합의를 했으면 지켜야지. 지켜봤는데 19대 1년 해봤는데 국회가 아무 것도 되는 게 없다 하면 그때 여야가 개정하면 되는 거지, 합의해놓고 국회가 열리기도 전에 다시 파기한다든지 하면 결국 국민들을 우습게 보고 속이는 거잖나. 이걸 합의한 사람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그걸 합의했다면, 이걸 그대로 끌고 나간다면 그 사람이 책임져야 된다. 근데 책임질 사람이 19대에서 뭘 또 하겠다는데 그게 되겠어요? 하겠다는 건지 안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는데. 나도 원내대표 두번이나 해봤지만 합의할 때는 모든 후유증을 검토하고 서명해야지 우선 쫓기니까 덜컥 서명해놓고 정신 차려보니까 부작용 생기니까 수정하려고 하고. 그러니까 국회가 불신 받는 거다. 민주당이나 새누리당 마찬가지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주로 야권 후보로 지목되는데 안 원장의 대선 도전이나 정치적 가능성은 어떻게 보나. “난 사실 안철수 교수 일면식도 없는 사이다. 근데 남의 정치철학 모르니 뭐라 말할 수 없지만 안 교수가 밖에 있다가 제3의 인물로 있다가 등장한다는 것은 바람직 않다고 보고. 여든 야든 완전국민경선을 한다면 자기 정치 철학에 맞는 쪽에 뛰어들어서 경선을 해야지. 내 생각은 민주당이든 새누리당이든 제3당이든 자기가 만들든 각 당의 후보경선, 국민적 1차 검증에 참여해서 되면 출마해야지 그런 것을 다 안 하고 신비의 장막에 싸여 남아있다가 검증 안 된 상태서 출마하면 나라가 불행해져.” -5·15 전당대회에 나올 지도부는 어떤 지도부여야 한다고 보나. 수도권 대표론 등이 나오는데. “난 그런 건 없고, 정권 창출 위해 엄정중립으로 당을 포용하고 화합하고 당을 하나로 만들어서 대선에 이길 수 있는 능력과 지혜를 가진 사람이 나서야 한다. 특정인에 말 잘 듣는 사람이나 특정계파가 다수니까 그 표에 의존해서 나온다든지 하는 것은 대선에 불행을 예고하는 거다.” -수도권 대표론 콘셉트도 나오는데. “그건 별 의미 없다. 평화시 같으면 당 대표 수도권, 원내대표 영남권 등 조합 가능하지만 지금 비상시잖나. 그것도 8개월 밖에 안 남았다. 대선 끝나면 또 전당대회 하고 대표 다시 뽑을 거 아닌가. 이 기간 임무가 경선 관리다. 거기에 계파나 지역이 뭔 필요가 있나.” -박근혜 위원장과 가까운 최경환 의원이 ‘최재오’라는 별명을 얻고 있는데. “내가 좀 불쾌하지만 그러나 내가 뭐 그런 거까지 다 뭐…. 그게 말이 되나 그게…” 김종철 선임기자, 황준범 기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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