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후보단일화를 위한 텔레비전 토론이 예정된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방송사 직원들이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2002년 저녁 7시, 2012년 밤 11시…단일화 토론중계 ‘방송사 횡포’
SBS·MBC “드라마탓 밤 11시이후”
결국 KBS와 단독중계 협의
KBS “밤 10시 방송” 보도자료
몇시간도 안돼 “합의한 바 없다”
편성표에도 ‘밤 10시 방송’ 안내
“실무진의 착오일 뿐” 발뺌
석연찮은 과정끝 ‘밤 11시15분’ 결정
‘국민 알권리 침해’ 비판 일어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를 위한 텔레비젼 토론은 저녁 7시부터 2시간 동안 열렸다. 공영방송인 <한국방송>(KBS), <문화방송>(MBC)과 민영방송인 <에스비에스>(SBS) 등 3개 지상파 방송이 모두 중계했다. 그러나 2012년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한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의 토론은 밤 11시15분부터 1시간 40분(100분)간 진행됐다. 토론 형식이나 3개사 중계방송 등은 10년 전과 동일했지만, 방송 시간은 황금시간(2002년)과 심야시간(2012년)으로 달랐다. 대선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토론이 10년 만에 사실상 ‘심야토론’으로 전락했다. 더구나 애초 <와이티엔>(YTN)과 <엠비엔>(MBN), <뉴스 와이>(Y) 등이 자료를 받아 중계하기로 했으나, 지상파 3사가 이를 갑자기 취소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토론시간이 늦춰진 것은 방송 3사의 결정이다. 양 캠프는 애초 단일화 토론회를 21일 갖기로 한 뒤 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을 창구로 해 방송 3사와 협의를 시작했다. 지상파 3개 방송사의 내부 순서에 따라 이번 공동 중계방송의 주관사는 <에스비에스>였다. 협의과정에서 <에스비에스>와 <문화방송>은 이미 약속된 드라마(광고) 때문에 토론 중계를 밤 11시15분 이후에나 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으며, 방송3사는 이런 방침을 양 캠프에 통보했다. 이에 양쪽 캠프는 광고방송이 없는 <한국방송>과 다시 협의했다. <한국방송>은 논의 끝에 20일 오후 신 의원에게 “10시에 방송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양 캠프는 3개사가 심야시간에 중계하는 것보다 <한국방송> 단독으로 중계하더라도 이른 시간이 낫다는 판단에서 이를 수용하고 언론에 발표했다. <한국방송>도 ‘10시 단독중계’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20일 오후에 배포했고, 편성표에도 ‘21일 10시 토론 중계’가 적혔다. 하지만, 몇 시간 지나지 않아 <한국방송> 쪽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한국방송>은 20일 저녁 신 의원에게 “10시 중계를 합의한 바 없다”고 통보했다. 그리고 21일 오전에는 아예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통합당이 방송 3사가 최종 합의한 방송계획안(11시15분)을 거부한 뒤, ‘후보 단일화 토론을 21일 밤 10시에 <한국방송>과 단독으로 방송한다’고 일방적으로 밝혔다. 방송의 독립성과 편성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유감”이라고 말했다. ‘선거방송기획단과의 실무적 협의를 민주당이 합의라고 언론플레이를 했다’는 게 <한국방송>의 주장이다. 그러나, 민주당과 안철수 후보 캠프 쪽은 <한국방송>의 태도 변화가 외부 압력과 박근혜 후보 쪽에 대한 눈치보기의 결과로 보고 있다. 진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21일 오전 10시까지 ‘밤 10시 토론 방영’으로 잡혀있던 편성표가 갑자기 삭제됐다. 그런데 수정일자가 19일 11시30분으로 기재됐다. 이는 민주당 책임으로 떠넘기기 위한 자료조작이다. 취소 과정에 고위 임원이 개입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후보에 대한 눈치보기였다면 용납할 수 없는 편파방송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배재성 <한국방송> 홍보실장은 10시로 편성표를 작성했던 데 대해 “실무진의 착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방송3사가 드라마 등을 이유로 토론방송을 처음부터 11시15분으로 합의한 데 대해서도 국민의 알권리 침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방송사 간부는 “10시와 11시가 얼마나 큰 차이인지는 방송쟁이들은 다 안다. 광고수익도 중요하겠지만, 11시 이후를 고집한 것은 정치적 눈치보기나 압력의 결과라는 게 명약관화하다. 과거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는 왜 황금시간대에 배치했느냐”고 말했다. 김종철 유선희 기자phillkim@hani.co.kr
결국 KBS와 단독중계 협의
KBS “밤 10시 방송” 보도자료
몇시간도 안돼 “합의한 바 없다”
편성표에도 ‘밤 10시 방송’ 안내
“실무진의 착오일 뿐” 발뺌
석연찮은 과정끝 ‘밤 11시15분’ 결정
‘국민 알권리 침해’ 비판 일어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를 위한 텔레비젼 토론은 저녁 7시부터 2시간 동안 열렸다. 공영방송인 <한국방송>(KBS), <문화방송>(MBC)과 민영방송인 <에스비에스>(SBS) 등 3개 지상파 방송이 모두 중계했다. 그러나 2012년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한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의 토론은 밤 11시15분부터 1시간 40분(100분)간 진행됐다. 토론 형식이나 3개사 중계방송 등은 10년 전과 동일했지만, 방송 시간은 황금시간(2002년)과 심야시간(2012년)으로 달랐다. 대선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토론이 10년 만에 사실상 ‘심야토론’으로 전락했다. 더구나 애초 <와이티엔>(YTN)과 <엠비엔>(MBN), <뉴스 와이>(Y) 등이 자료를 받아 중계하기로 했으나, 지상파 3사가 이를 갑자기 취소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토론시간이 늦춰진 것은 방송 3사의 결정이다. 양 캠프는 애초 단일화 토론회를 21일 갖기로 한 뒤 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을 창구로 해 방송 3사와 협의를 시작했다. 지상파 3개 방송사의 내부 순서에 따라 이번 공동 중계방송의 주관사는 <에스비에스>였다. 협의과정에서 <에스비에스>와 <문화방송>은 이미 약속된 드라마(광고) 때문에 토론 중계를 밤 11시15분 이후에나 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으며, 방송3사는 이런 방침을 양 캠프에 통보했다. 이에 양쪽 캠프는 광고방송이 없는 <한국방송>과 다시 협의했다. <한국방송>은 논의 끝에 20일 오후 신 의원에게 “10시에 방송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양 캠프는 3개사가 심야시간에 중계하는 것보다 <한국방송> 단독으로 중계하더라도 이른 시간이 낫다는 판단에서 이를 수용하고 언론에 발표했다. <한국방송>도 ‘10시 단독중계’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20일 오후에 배포했고, 편성표에도 ‘21일 10시 토론 중계’가 적혔다. 하지만, 몇 시간 지나지 않아 <한국방송> 쪽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한국방송>은 20일 저녁 신 의원에게 “10시 중계를 합의한 바 없다”고 통보했다. 그리고 21일 오전에는 아예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통합당이 방송 3사가 최종 합의한 방송계획안(11시15분)을 거부한 뒤, ‘후보 단일화 토론을 21일 밤 10시에 <한국방송>과 단독으로 방송한다’고 일방적으로 밝혔다. 방송의 독립성과 편성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유감”이라고 말했다. ‘선거방송기획단과의 실무적 협의를 민주당이 합의라고 언론플레이를 했다’는 게 <한국방송>의 주장이다. 그러나, 민주당과 안철수 후보 캠프 쪽은 <한국방송>의 태도 변화가 외부 압력과 박근혜 후보 쪽에 대한 눈치보기의 결과로 보고 있다. 진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21일 오전 10시까지 ‘밤 10시 토론 방영’으로 잡혀있던 편성표가 갑자기 삭제됐다. 그런데 수정일자가 19일 11시30분으로 기재됐다. 이는 민주당 책임으로 떠넘기기 위한 자료조작이다. 취소 과정에 고위 임원이 개입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후보에 대한 눈치보기였다면 용납할 수 없는 편파방송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배재성 <한국방송> 홍보실장은 10시로 편성표를 작성했던 데 대해 “실무진의 착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방송3사가 드라마 등을 이유로 토론방송을 처음부터 11시15분으로 합의한 데 대해서도 국민의 알권리 침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방송사 간부는 “10시와 11시가 얼마나 큰 차이인지는 방송쟁이들은 다 안다. 광고수익도 중요하겠지만, 11시 이후를 고집한 것은 정치적 눈치보기나 압력의 결과라는 게 명약관화하다. 과거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는 왜 황금시간대에 배치했느냐”고 말했다. 김종철 유선희 기자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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