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강공원난지안내센터에서 열린 ‘2014 은총이와 함께하는 희망나눔 철인3종 경기대회’에 참석해 개회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수평적 당청관계 흐지부지
대통령 회동 정례화도 감감
세월호 정국 소극적 태도
여당대표 정치력 발휘못해
대통령 회동 정례화도 감감
세월호 정국 소극적 태도
여당대표 정치력 발휘못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4일 취임 두 달째를 맞았다. 김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차기 대선주자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대표 출마 당시 비박근혜계의 중심으로 “청와대에 할 말은 하겠다”, “보수 혁신의 아이콘이 되겠다”고 약속해 큰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아직은 보여준 게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는 지난달 당 연찬회 등을 통해 “작은 혁신은 국가 혁신의 출발점”이라며 의원들에게 금주, 이코노미석 타기, 화환 안 받기 등을 권고했지만, 이 정도를 혁신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의원들의 전반적인 평가다. 수도권의 한 재선의원은 “대표 취임 초기에는 국민들에게 당의 비전과 미래에 관한 메시지를 내놔야 하는데 그런 점이 부족하다. 당과 정치권의 변화 방향과 관련한 굵직한 의제를 못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당 개혁의 청사진을 만들 혁신위원회 구성도 늦어진 상태다. 당초 혁신위는 7·30 재보궐선거 직후 출범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위원장직을 맡을 외부인사 영입 작업에 난항을 겪은데다 세월호 특별법으로 정국이 꼬이면서 제자리걸음을 해왔다. 김 대표는 이르면 15일, 당 중진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혁신위 인선안을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 안에선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영남의 한 재선의원은 “혁신을 이야기하지만, 김 대표 스스로 혁신의 큰 줄기와 관련한 고민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준비가 돼 있었다면 취임 두 달이 지날 때까지 이러겠느냐”며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좋은 ‘작품’이 나오면 성공이지만, 그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강조한 ‘수평적 당청관계’ 설정도 흐지부지됐다는 평가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참극’ 주인공인 김명수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정성근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 문제를 두고 대표 당선 직후 “지도부(비대위)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한 발언부터 비판을 받기 시작했다. 새누리당 안에서도 사퇴 요구가 들끓는 상황이었는데, 김 대표가 청와대 ‘눈치’를 보느라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더구나 김 대표가 공언했던 박 대통령과의 회동 정례화도 감감무소식인 상태다.
최대 현안인 세월호 정국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두고도 일각에선 “원내대표의 영역을 존중하는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 책임감과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전임 대표들에 비하면 비교적 중심을 잡고 있는 편”이라고 보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 재선인 홍일표 의원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몇 시간이든 국회에 나와 증언하도록 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보면, 김 대표가 청와대 입김에 휘둘리는 것 같지는 않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혜정 서보미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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