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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광주 누비며 ‘조직표 굳히기’…메시지는 간명 “당권대권 분리”

등록 2015-02-04 20:02수정 2015-02-04 22:03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후보가 4일 광주광역시 각화동 농산물 도매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당대표 선거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제공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후보가 4일 광주광역시 각화동 농산물 도매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당대표 선거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제공
새정치 전대 후보 동행기 ① 박지원
“당권-대권 분리론으로 대세론은 녹아내렸습니다.”

3일 새벽 1시.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후보를 만났다. 광주광역시의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김명진 전 비서실장, 김유정 캠프 대변인, 최경환 김대중평화센터 공보실장 등과 함께하는 마지막 회의를 마친 뒤였다. 전북 진안을 마지막으로 19곳의 일정을 소화한 뒤 돌아왔다는 그는 벌떡 일어나 악수를 청했다. 피곤한 기색은커녕 질문도 하기 전에 먼저 답을 내놨다. “지면 승복할 거냐, 자꾸 물어요. 당연히 승복하죠. 하지만 문재인 후보가 승리하더라도 당권-대권 분리 문제, 경선 규칙 변경 논란은 계속 남을 겁니다.”

현안 떠오른 호남고속철 논란
서대전 경유 반대 강조

“지면 승복할거냐…당연히 승복
하지만 문 후보 승리하더라도
당권대권 분리 문제는 남을 것”

문재인 후보는 대권에 집중하고 자신이 당을 맡아 정권 교체에 이바지하겠다는 당권-대권 분리론은 박지원 후보 선거 캠페인의 일관된 메시지다. 박 후보는 이를 통해 문재인 대세론으로 굳어진 판세를 흔들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경선 규칙 변경 논란은 또 하나의 변곡점이다. 박 후보 쪽은 사전투표 전날 이뤄진 경선 규칙 변경을 ‘친노 패권주의’의 결과라며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하고 있다.

박 후보에게 네거티브 전략에 대해 물었다. “저쪽이 애초에 대세론이지 않았느냐. 당연한 전략을 세워 선거를 치르면 (승부가) 안되는 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후보는 “문 후보는 대통령 후보로 가장 유력하다. 여기서 예방주사를 맞고 가야 한다. 검증은 (같은 당의) 자체 검증일 때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다음날인 4일 아침 8시 박 후보의 일정은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지도부와의 조찬간담회였다. 박 후보 쪽은 선거 막판 조직표 굳히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당대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낮은 상황에서 조직표는 선거 결과를 가를 주요 변수라고 보고 있다.

메시지는 간명했다. △당권-대권 분리 △경선 룰 변경 등을 한참 설명했고, 갑작스럽게 현안으로 떠오른 ‘고속철도(KTX) 서대전 경유 반대’를 강조했다. 박 후보의 메시지는 당권-대권 분리와 경선 룰 변경을 기본으로 지역 현안이나 특정 공약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이날 오전 10시 지역언론 기자간담회에 이은 오전 11시30분 <광주방송>(KBC) 후보자 토론회 등 모든 일정에서도 메시지는 다르지 않았다. 이날 토론회에서 박 후보는 어김없이 문 후보를 집요하게 공격했다. 문 후보가 케이티엑스 문제에 대해 “지역 전문가 및 대표와 머리 맞대서 합리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답을 내놓자, 기다렸다는 듯 “국토부 장관과 같은 설명”이라고 날을 세웠다.

토론회 뒤 박 후보는 광주를 종횡으로 가르는 비공개 일정을 계속했다. 일정에 쫓긴 박 후보는 결국 차 안에서 서둘러 점심식사를 해결했다. “씹지 않고 털어 넣는다”는 그의 식사 습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30여년의 인연 동안 생겼다. 그는 대통령과 늘 식사를 함께하면서 말을 기록해 전달하던 대변인이었다. 그가 밥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 대통령이 음식을 씹어 넘길 때였다. 식사를 마치고 그가 하는 일은 자신의 트위터를 확인하고, 누군가에게 전화하고, 문자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휴식은 없었다.

“나는 가만있으면 아파요. 그래서 선거 때가 건강이 더 좋지. 엔도르핀이 돌아.” 그의 전략이 어떤 선택을 받을지 사흘 남았다.

광주/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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