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후보가 4일 광주광역시 각화동 농산물 도매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당대표 선거 지지를 부탁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제공
새정치 전대 후보 동행기 ① 박지원
“당권-대권 분리론으로 대세론은 녹아내렸습니다.”
3일 새벽 1시.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후보를 만났다. 광주광역시의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김명진 전 비서실장, 김유정 캠프 대변인, 최경환 김대중평화센터 공보실장 등과 함께하는 마지막 회의를 마친 뒤였다. 전북 진안을 마지막으로 19곳의 일정을 소화한 뒤 돌아왔다는 그는 벌떡 일어나 악수를 청했다. 피곤한 기색은커녕 질문도 하기 전에 먼저 답을 내놨다. “지면 승복할 거냐, 자꾸 물어요. 당연히 승복하죠. 하지만 문재인 후보가 승리하더라도 당권-대권 분리 문제, 경선 규칙 변경 논란은 계속 남을 겁니다.”
현안 떠오른 호남고속철 논란
서대전 경유 반대 강조 “지면 승복할거냐…당연히 승복
하지만 문 후보 승리하더라도
당권대권 분리 문제는 남을 것” 문재인 후보는 대권에 집중하고 자신이 당을 맡아 정권 교체에 이바지하겠다는 당권-대권 분리론은 박지원 후보 선거 캠페인의 일관된 메시지다. 박 후보는 이를 통해 문재인 대세론으로 굳어진 판세를 흔들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경선 규칙 변경 논란은 또 하나의 변곡점이다. 박 후보 쪽은 사전투표 전날 이뤄진 경선 규칙 변경을 ‘친노 패권주의’의 결과라며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하고 있다. 박 후보에게 네거티브 전략에 대해 물었다. “저쪽이 애초에 대세론이지 않았느냐. 당연한 전략을 세워 선거를 치르면 (승부가) 안되는 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후보는 “문 후보는 대통령 후보로 가장 유력하다. 여기서 예방주사를 맞고 가야 한다. 검증은 (같은 당의) 자체 검증일 때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다음날인 4일 아침 8시 박 후보의 일정은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지도부와의 조찬간담회였다. 박 후보 쪽은 선거 막판 조직표 굳히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당대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낮은 상황에서 조직표는 선거 결과를 가를 주요 변수라고 보고 있다. 메시지는 간명했다. △당권-대권 분리 △경선 룰 변경 등을 한참 설명했고, 갑작스럽게 현안으로 떠오른 ‘고속철도(KTX) 서대전 경유 반대’를 강조했다. 박 후보의 메시지는 당권-대권 분리와 경선 룰 변경을 기본으로 지역 현안이나 특정 공약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이날 오전 10시 지역언론 기자간담회에 이은 오전 11시30분 <광주방송>(KBC) 후보자 토론회 등 모든 일정에서도 메시지는 다르지 않았다. 이날 토론회에서 박 후보는 어김없이 문 후보를 집요하게 공격했다. 문 후보가 케이티엑스 문제에 대해 “지역 전문가 및 대표와 머리 맞대서 합리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답을 내놓자, 기다렸다는 듯 “국토부 장관과 같은 설명”이라고 날을 세웠다. 토론회 뒤 박 후보는 광주를 종횡으로 가르는 비공개 일정을 계속했다. 일정에 쫓긴 박 후보는 결국 차 안에서 서둘러 점심식사를 해결했다. “씹지 않고 털어 넣는다”는 그의 식사 습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30여년의 인연 동안 생겼다. 그는 대통령과 늘 식사를 함께하면서 말을 기록해 전달하던 대변인이었다. 그가 밥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 대통령이 음식을 씹어 넘길 때였다. 식사를 마치고 그가 하는 일은 자신의 트위터를 확인하고, 누군가에게 전화하고, 문자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휴식은 없었다. “나는 가만있으면 아파요. 그래서 선거 때가 건강이 더 좋지. 엔도르핀이 돌아.” 그의 전략이 어떤 선택을 받을지 사흘 남았다. 광주/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서대전 경유 반대 강조 “지면 승복할거냐…당연히 승복
하지만 문 후보 승리하더라도
당권대권 분리 문제는 남을 것” 문재인 후보는 대권에 집중하고 자신이 당을 맡아 정권 교체에 이바지하겠다는 당권-대권 분리론은 박지원 후보 선거 캠페인의 일관된 메시지다. 박 후보는 이를 통해 문재인 대세론으로 굳어진 판세를 흔들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경선 규칙 변경 논란은 또 하나의 변곡점이다. 박 후보 쪽은 사전투표 전날 이뤄진 경선 규칙 변경을 ‘친노 패권주의’의 결과라며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하고 있다. 박 후보에게 네거티브 전략에 대해 물었다. “저쪽이 애초에 대세론이지 않았느냐. 당연한 전략을 세워 선거를 치르면 (승부가) 안되는 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후보는 “문 후보는 대통령 후보로 가장 유력하다. 여기서 예방주사를 맞고 가야 한다. 검증은 (같은 당의) 자체 검증일 때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다음날인 4일 아침 8시 박 후보의 일정은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지도부와의 조찬간담회였다. 박 후보 쪽은 선거 막판 조직표 굳히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당대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낮은 상황에서 조직표는 선거 결과를 가를 주요 변수라고 보고 있다. 메시지는 간명했다. △당권-대권 분리 △경선 룰 변경 등을 한참 설명했고, 갑작스럽게 현안으로 떠오른 ‘고속철도(KTX) 서대전 경유 반대’를 강조했다. 박 후보의 메시지는 당권-대권 분리와 경선 룰 변경을 기본으로 지역 현안이나 특정 공약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이날 오전 10시 지역언론 기자간담회에 이은 오전 11시30분 <광주방송>(KBC) 후보자 토론회 등 모든 일정에서도 메시지는 다르지 않았다. 이날 토론회에서 박 후보는 어김없이 문 후보를 집요하게 공격했다. 문 후보가 케이티엑스 문제에 대해 “지역 전문가 및 대표와 머리 맞대서 합리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답을 내놓자, 기다렸다는 듯 “국토부 장관과 같은 설명”이라고 날을 세웠다. 토론회 뒤 박 후보는 광주를 종횡으로 가르는 비공개 일정을 계속했다. 일정에 쫓긴 박 후보는 결국 차 안에서 서둘러 점심식사를 해결했다. “씹지 않고 털어 넣는다”는 그의 식사 습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30여년의 인연 동안 생겼다. 그는 대통령과 늘 식사를 함께하면서 말을 기록해 전달하던 대변인이었다. 그가 밥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 대통령이 음식을 씹어 넘길 때였다. 식사를 마치고 그가 하는 일은 자신의 트위터를 확인하고, 누군가에게 전화하고, 문자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휴식은 없었다. “나는 가만있으면 아파요. 그래서 선거 때가 건강이 더 좋지. 엔도르핀이 돌아.” 그의 전략이 어떤 선택을 받을지 사흘 남았다. 광주/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