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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친박-비박 아우른 ‘신주류’ 부각

등록 2015-02-05 21:47

새누리 당내 세력 재편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 선출 이후 새누리당의 권력 지형과 계파 구조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친소관계나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의 태도를 기준으로 한 ‘친박근혜계-비박근혜계’ 구도로는 당내 정치 지형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 원내대표는 경선 승리 이후 단숨에 국정운영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러닝메이트였던 원유철 정책위의장, 유 원내대표가 원내수석부대표로 내정한 조해진 의원, 유 원내대표와 가까워 원내대변인, 정책위 수석부의장 등으로 거론되는 김세연·이종훈·민현주 의원 등도 당내 핵심으로 부상했다. 김무성 대표, 이군현 사무총장, 강석호 사무부총장 등 주요 당직자, 김 대표의 측근인 서용교 의원 등과 함께 새 원내지도부가 ‘신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 ‘신주류’는 친박계, 친이계, 중립 성향 의원들을 아우른다.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가 모두 원조 친박 출신이고, 특히 유 원내대표는 스스로 ‘탈박’을 선언한 적이 없어 상당수 친박계 인사들과 친분을 유지해 오고 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이들의 지지가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친박계의 한 의원은 “이번 경선은 친박-비박 관점에서는 설명이 안 된다. 의원들의 각각의 친소관계나 이해관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친박계에서도 개인적인 친분 때문에 유 의원을 지지한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러닝메이트로 친이계 출신의 원유철 정책위의장을 선택했고, 자신과 호흡을 맞출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친이계인 조해진 의원을 골랐다. 적어도 현재 새누리당에서 권력을 잡은 이들을 ‘친박-비박’으로 나눠 보기가 어렵게 된 것이다.

김세연·이종훈·민현주·서용교 등
새로운 핵심으로 떠올라
친박 약화 뚜렷…“30여명 남짓”

박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승승장구했던 친박계 핵심은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통해 ‘구주류’로 밀려났다. 서청원·이정현 최고위원이 당 지도부의 일원이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여전히 박 대통령의 신임을 얻고 있지만 당내 권력은 신주류로 넘어갔고, 당정청 관계의 주도권도 당이 휘어잡는 모양새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이주영·홍문종 의원을 비롯해 유기준·김재원·윤상현·이학재 의원 등을 구주류로 볼 수 있다. 친박계는 권력 구도에서 밀려났을 뿐만 아니라, 세력 자체도 급속도로 약화되고 있다. 친박계의 한 인사는 “이제는 친박계라고 해봐야 30명 남짓 될까 말까다. 원내대표 경선 때 드러났듯, 결속력도 떨어져 더는 ‘계파’로서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권 초기 100명에 이르던 규모에 비하면 초라하게 쪼그라든 셈이다.

신주류에 들지 못한 친이계나, 계파 색이 옅은 중립 성향의 일부 의원들은 구주류가 당을 장악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비주류’ 처지에 놓여 있다. 특히 친이계는 사실상 이름만 남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재오·정병국·김용태·권성동 의원 등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구심점을 잃은 지 오래다. 정기적으로 모이거나, 당 안팎에 일이 생겼을 때 의견을 조율해 단일한 주장을 펴는 일도 없다. 최근 각종 현안에 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정두언 의원은 친이계 출신이지만 이명박 정부 초기에 이들과 갈라섰고, 신주류와도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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