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박근혜 대통령이 2016년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본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41분 연설에 53차례 박수…46초에 한 번꼴
박대출 등 친박계 의원들 작심한 듯 박수 유도
새누리당 의원, “아무 때나 쳐대니 오히려 역효과, 나중엔 치다말다 했다”
박대출 등 친박계 의원들 작심한 듯 박수 유도
새누리당 의원, “아무 때나 쳐대니 오히려 역효과, 나중엔 치다말다 했다”
27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는 입·퇴장을 포함해 모두 56차례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날 박 대통령은 41분 연설에 53차례의 박수를 받았다. 46초만에 한 번씩 박수를 받은 셈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3년 시정연설에선 35회, 2014년 시정연설에선 28회의 박수를 받았다. 지난 두 차례 시정연설에 비해 박수 횟수가 두 배로 늘어난 셈이다.
이날 시정연설에서 박수가 크게 늘어난 이유는 일부 친박계(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앞장서 박수를 유도한 탓이 크다. 그러나 박수를 너무 자주 치다보니, 나중엔 박수 소리도 점점 적어지고 오히려 박 대통령 연설의 리듬을 끊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경제활성화 법안이 처리되지 않는 점을 언급하며 “가슴이 타들어가는 심정”이라고 말한 직후에도 다소 뜬금없이 박수가 나오는 등 한 문장을 마칠 때마다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박수는 특히 앞줄 두번째 줄에 앉은 박대출 의원이 처음부터 끝까지 쉴새없이 박수를 유도했다.
연설이 끝난 뒤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은 “박수를 칠 때 쳐야지 아무 때나 쳐대니 오히려 역효과”라며 불평하기도 했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다른 의원이 박수 치니 따라 박수를 치고, 그러고 나니 그 다음에 핵심 내용을 발언해 또 한 번 박수를 치고 그랬다”며 “‘여기서 박수를 왜 치지?’ 싶은 대목들도 있고, 나중엔 박수 치다말다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연설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지 않았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을 언급할 때는 연설 도중 본회의장을 나가는 의원들도 있었다. 지난 2013년과 2014년 시정연설에서는 새정치연합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도 새누리당 의원들과 함께 박수를 치기도 했다. 이날 박 대통령이 입·퇴장할 때도 여당 의원들은 기립박수로 맞았으나 문재인 대표 등 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지 않고 일어서기만 했고, 이종걸 원내대표 등은 앉은 채 지켜보기만 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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