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정책 큰 틀 이미 마무리
차별화 시도할 여지 많지 않아
유치송 전 민한당 총재 아들
박대통령 당선인때 비서실장 지내
차별화 시도할 여지 많지 않아
유치송 전 민한당 총재 아들
박대통령 당선인때 비서실장 지내
21일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은 지명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경환 부총리뿐만 아니라 박근혜 정부의 정책 기조가 일관됐다. 이런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경환 부총리가 1년 6개월 전 후보자 신분으로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 사내유보 과세 도입을 언급하며 전임 현오석 부총리와의 차별화에 나섰던 것과 크게 다른 행보다.
유 후보자는 서울대와 미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서 10년 남짓 일했으며, 18·19대에 국회의원으로 국회 정무위·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올해 들어선 지난 3월부터 11월까지 국토교통부 장관을 맡았다. 정·관·학을 두루 거친 셈이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경제정책과 실물경제에 대한 풍부한 식견과 정무적 역량을 바탕으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경기활성화를 추진해 나갈 분”이라고 유 후보자 지명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유 후보자가 나름의 색깔을 낼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무엇보다 최 부총리와 차별화된 정책을 펼칠 공간 자체가 넓지 않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큰 틀에서 내년 정책 방향은 모두 마련돼 있다. 새 부총리가 새로운 무언가를 하기 어려울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내년도 경제 운영의 큰 틀이 담긴 ‘2016년 경제정책방향’은 지난 16일 확정·발표됐다. “최 부총리의 의중이 강하게 실렸을 뿐 유 후보자와의 교감은 없었다”고 기재부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그렇다고 유 후보자가 그동안 학자와 정치인으로 활동하면서 경제 정책의 큰 줄기에 대해 목소리를 낸 사례도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개발연구원 등에 재직할 때도 학계가 주목할 만한 보고서를 낸 적이 없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총리 하마평이 돌 때 어떤 분인지 살펴보기 전까지는 (유 후보자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 후보자의 이런 행보는 올해 국토부 장관을 맡을 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의 재임 시절 국토부에 장관이 있느냐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였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애초부터 국토부에서 오래 일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굳이 뭔가를 하지 않으려 한 것 같다. 총선 출마를 하지 않게 됐으니 부총리로서는 다르게 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에서 유 후보자가 재선 의원이라는 사실을 들어 국회와의 소통이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지만, 정반대의 전망도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역구가 새누리당에선 큰 존재감 없는 송파을 아니냐. 3선에다 원내대표 출신인 최 부총리와 비교할 바가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세종/김경락 김규원 기자, 이경미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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