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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이정현, 첫날부터 청와대 코드 맞추기

등록 2016-08-10 21:39수정 2016-08-11 11:17

당대표 취임 일성 “새누리당=대통령” 강조
당청관계 수직화 논란에
“도로 친박당” 대 “현안 해법 지켜보자” 갈려
오늘 당·청 회동서 ‘우병우’ 거론할지 주목
10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당사 대표실에서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이 들고 온 박근혜 대통령의 축하 난을 탁자 위에 내려놓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10일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당사 대표실에서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이 들고 온 박근혜 대통령의 축하 난을 탁자 위에 내려놓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0일 취임 일성으로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의 생각은 다를 수 없다”며 ‘당청 한몸’을 한층 노골적으로 강조하자, 당내에서는 “도로 친박당의 한계”라는 비판과 “청와대와 소통이 되는 만큼 일단 지켜보자”는 의견이 동시에 나왔다. 논란의 주인공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거취에 대한 입장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당청 관계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대표는 이날 주재한 첫 최고위원회의와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면담 등에서 “앞으로 1년6개월은 대통령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박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국정을 뒷받침하는 데 당력을 쏟겠다는 것으로, 전날 전당대회에서 박 대통령이 “당정청 혼연일체”를 강조한 것에 대한 화답인 셈이다. 박 대통령은 전날 이 대표에게 당선 축하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누구나 인정하는 박 대통령의 복심이지만 이제는 평의원이 아닌 ‘당 대표’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얘기들이 나왔다. 비박계 재선 의원은 “대통령을 배출한 여당이 야당처럼 국정을 발목 잡고 공격할 수는 없다”면서도 “박 대통령 의중을 잘 읽어내는 이 대표가 청와대 지시와 코드에 맞는 당 운영을 마치 독자적 판단인 것처럼 포장해서 밀어붙일까 우려된다”고 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전남 목포 김대중노벨평화상 기념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정현 대표가 일을 잘하기 위해서, 집권여당 대표는 대통령과 정례회동을 반드시 해야 된다. 저는 그걸 1년9개월 동안 못했다”고 했다. 청와대의 소통 부족에 대한 불만을 에둘러 드러내며 당청 관계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주문한 것이다. 비박계 3선 의원은 “당청 관계는 주요 현안을 청와대와 실제로 어떻게 풀어가는지에 따라 결정된다”며, 우병우 민정수석 거취에 대한 ‘첫 돌’을 어떻게 두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11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과 이 대표 등 신임 지도부와의 오찬회동에서 우 수석 문제가 거론될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전에는 “우 수석 문제는 정부여당 모두에 큰 심적 부담”이라고 밝혔다. 또한 9일 당 대표 선출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우 수석과 관련한 질문에 “청와대와 국민 생각이 차이가 있다면 대통령에게 횟수에 관계없이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10일 ‘청와대 오찬에서 우 수석 문제를 거론할 것이냐’는 기자의 물음에 “먹고사는 문제 등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고 생산적으로 풀어가겠다. 앞으로 큰 현안과 이슈들도 두루두루 살펴가겠다”며 뒤로 미루는 듯한 답변을 했다.

청와대가 여전히 “의혹만으로 우 수석이 물러날 이유가 없다”는 태도인데다 11일 오찬은 단체 상견례인 만큼, 그 자리에서 이 대표가 우 수석 사퇴를 박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요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당 지도부가 우 수석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전달하고 조만간 특별감찰도 마무리되면,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의 ‘우려’를 받아들여 자연스레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박 대통령은 11일 당 지도부 회동에서 광복절 특별사면과 관련한 의견을 최종적으로 수렴한 뒤 12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대상자를 의결·발표할 예정이다.

김남일 최혜정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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