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책 <대한민국이 묻는다> 츨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자신감있는 태도로 자신을 둘러싼 비판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문 전 대표는 대담집 출간을 계기로 전국을 돌며 북 콘서트를 열고 정책 경쟁을 주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와 관련한 자신의 ‘입장 선회’ 논란, 친노무현 세력을 향한 안팎의 비판,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에 정면으로 맞섰다. 문 전 대표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사드와 관련해 “한-미 간 이미 합의가 이루어진 것을 취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을 문제삼아 민주당 안팎에서 ‘말바꾸기’ 협공이 계속되고 있는 데 대해 “사드 배치 강행이나 취소 같은 특정 주장을 가지고 다음 정부로 미루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다. 충분히 해명했는데도 공격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자신의 ‘국민성장론’을 두고 “경제민주화가 누락된 말장난 같은 성장론”이라고 깎아내린 김종인 전 대표에 대해서도 뼈있는 말을 던졌다. 문 전 대표는 “국민성장론을 놓고 어떤 분은 경제민주화를 버리고 성장을 주장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잘못된 말”이라며 “국민성장론은 경제민주화에 입각한 성장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실패에서 보듯, 정치적 민주주의란 토대가 없는 경제민주화는 사상누각 같은 것”이라고 했다. 명시적으로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실패를 겨냥했지만, 정치적 민주주의에 ‘무지’한 박 전 대표를 도운 김종인 전 대표의 행적을 꼬집어 비판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문 전 대표는 ‘친노 패권’을 문제삼는 데 대해 “기득권은 여권에만 있는 게 아니라 야권에도 있다. 이런 기득권에 도전하고 기득권을 허물고자 했기 때문에 기득권을 지닌 모든 세력이 노무현 대통령을 핍박하고 퇴임 후까지 잔인하게 궁지로 몰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라며 “지금도 친노, 친노 하면서 저주하듯 하는 게 그 이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을 겨냥해 “(문 전 대표보다) 내가 더 어려운 일을 많이 겪었다”고 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거듭 쓴소리를 했다. 문 전 대표는 “연세가 더 있으니 경륜도 클 수는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정권교체냐 아니냐’다. 반 전 총장이 대통령이 되는 것은 박근혜 정권의 연장이고, 이명박 정권의 부활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세영 오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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