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론’ 가를 계기…‘본선급’ 관심
문 쪽 ‘안정적 수비수’ 태세
안 쪽 “상대 공략보다 우리 얘기”
이 쪽 “사드 등 문에 따져묻겠다”
전문가들 “득점보다 실점 없어야”
위기 관리 못하면 지지층 이탈 가능성
문 쪽 ‘안정적 수비수’ 태세
안 쪽 “상대 공략보다 우리 얘기”
이 쪽 “사드 등 문에 따져묻겠다”
전문가들 “득점보다 실점 없어야”
위기 관리 못하면 지지층 이탈 가능성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선 후보를 가리는 10차례의 경선 토론회 일정이 3일 라디오 토론회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주요 후보들의 개성과 노선이 각기 다른 데다 ‘문재인 대세론’ 속에 반등을 모색 중인 후발 주자들에겐 중요한 모멘텀이어서 민주당 경선 토론회에 ‘본선’급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민주당 예비후보 캠프는 첫 경선 토론회를 이틀 앞두고 전략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번 경선 과정에선 ‘득점’보단 ‘실점’이 없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경선 선거인단 신청자들은 대부분 찍을 후보를 이미 정해놓고 들어오기 때문에 토론을 얼마나 잘하느냐보단 얼마나 못하느냐가 표심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토론에서 선방하면 본전이지만, 위기관리를 제대로 못할 경우 지지자가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3자 구도는 기본적으로 2·3위 주자들의 ‘포위 전략’과 1위 주자의 ‘분산 전략’의 대결이다. ‘포위 전략’이란 결선투표 진출을 노리는 안 지사와 이 시장이 어떻게든 문 전 대표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동시에 문 전 대표에게 화력을 집중하는 경우다. ‘전략적 공격수’로서 강점이 있는 이 시장 쪽은 “주도권 토론에서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나 재벌개혁 등과 관련해 좌고우면하는 모습을 보여온 문 전 대표의 입장을 집중적으로 따져 묻겠다”고 벼르는 중이다. ‘안정적 수비수’에 가까운 문 전 대표 쪽은 치밀한 준비로 실점을 최대한 줄인다는 전략을 다지고 있다. 일손이 풍요로운 1위 캠프답게 경선 토론회 일정이 잡힌 직후 신경민 의원을 중심으로 한 7명 규모의 ‘토론준비 티에프(TF)’팀도 꾸린 상황이다. 문 전 대표 쪽 관계자는 “당에서 보내온 사전 질문지를 보니 공통질문보다 상호토론 비중이 커서 준비가 쉽지 않다. 내용도 사드 배치, 촛불 정국, 개헌 등 현안 중심이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분산 전략’이란 문 전 대표가 자신에게 쏠리는 공격을 최대한 방어하면서 정책적 측면에서 선명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안 지사와 이 시장에게 질문의 화살을 돌리는 방식이다. 노선의 차이가 선명한 안 지사와 이 시장이 2위 자리를 두고 맞붙는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경우 문 전 대표 쪽에겐 ‘손 안 대고 코 푸는’ 게임이 될 수도 있다.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잠재적 갈등 요소를 최대한 부각하며 자신에 대한 공세를 흩뜨리는 분산 전술이 문 전 대표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공격이다. ‘대연정론’ 등 중도·보수층을 겨냥한 안 지사의 우클릭 행보와 기본소득·국토보유세 신설 등 이 시장의 다소 급진적인 복지·재정 공약은 문 전 대표 입장에선 두 사람이 ‘협력’보다 ‘경쟁’에 집중하도록 만들기에 좋은 소재다. 본인의 철학을 전개하는 단독 드리블에 능한 ‘미드필더형’ 안 지사는 “네거티브는 지양한다”는 방침이지만, 정책과 관련해선 공세적 입장을 취할 계획이다. 안 지사 쪽 관계자는 “정책과 관련해서는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우리 얘기를 적극적으로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예를 들어 ‘공짜 밥’으로 시작된 복지 논쟁의 경우 우리의 논리로 다툴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론, ‘친노(친노무현) 적자’ 경쟁을 벌이고 있는 문 전 대표와 안 지사가 이 시장의 ‘참여정부 시즌2 불가론’에 어떤 답을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이 시장 쪽 관계자는 “두 후보가 참여정부의 공과를 분명히 평가하고 답을 내놓도록 질문할 것”이라며 “그에 따라 적폐청산과 개혁의 적임자가 누구인지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엄지원 이세영 하어영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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