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최근 한달여 동안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왔던 안희정 충남지사의 ‘급락’이다.
갤럽이 지난달 28일과 지난 2일 전국의 유권자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주보다 2%포인트 오른 34%로 1위를 굳건히 지켰다. 반면 안희정 지사는 6%포인트나 급락해 1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의 지지율 차이는 지난주 11%포인트에서 이번 주 19%포인트로 벌어졌다.
안 지사의 지지율 하락에는 민주당 지지자들과 호남의 이탈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안 지사를 지지하는 유권자는 지난주 20%에서 6%포인트 떨어진 14%로 나타났다. 호남에서도 안 지사의 지지율은 지난주 18%에서 8%로 뚝 떨어졌다. 안 지사의 지지율이 이처럼 급격한 하락세를 보인 데는 “박근혜 대통령도 선한 의지로 정치하려고 했을 것”이라는 이른바 ‘선의 발언’에 전통적인 야권 지지층이 돌아섰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주 8%보다 1%포인트 오른 9%의 지지율로 3위를 차지했다. 자유한국당 주자로 거론되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지난주와 같은 8%를 기록했으며, 민주당의 이재명 성남시장도 8%로 황 총리와 같은 수치였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1%다.
정당 지지율을 보면 민주당 지지율이 3주 연속 44%를 기록해 창당 이후 최고점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대구·경북에서 32%의 지지를 받은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지역에서 모두 40%를 넘겨 전국에서 고른 지지를 받았다. 광주·전라 등에선 51%를 기록해 호남에서도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2위는 12%의 지지를 받은 자유한국당이었으며, 지난주 12%를 받았던 국민의당은 한 자릿수인 9%로 떨어졌다. 정체성 혼란 등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바른정당은 5%로 그 뒤를 이었다. 지지 정당이 없거나 판단을 미룬 응답자는 26%였다.
지난달 28일 활동을 종료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이었다. 응답자의 61%는 특검 활동에 대해 “잘했다”고 답했으며 “잘못했다”는 26%였다.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들에게 이유를 물으니 ‘삼성에 대한 수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을 꼽은 이들(16%)이 가장 많았다. 황교안 권한대행이 특검 수사 기간 연장을 거부한 데 대해 응답자의 62%가 잘못한 일이라고 평가했으며, 잘했다는 응답자는 25%였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임의걸기(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했다. 20% 응답률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 수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www.nesdc.go.kr) 참조.
송경화 최혜정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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