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지난 2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열린 정의당 19대 대선후보 선출 보고대회에서 후보 수락연설을 하기에 앞서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는 당원들에게 두 주먹을 흔들어보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탄핵 국면에 마음을 졸인 국민들이 탄핵 인용이 되면 여유를 가지고 차기 대통령의 ‘자격’과 ‘어떤 정권교체냐’에 대해 따져볼 것이다. 따지면 따질수록 저에 대한 지지율이 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직은 5% 미만의 ‘꼬마 지지율’이지만 정의당 대선후보인 심상정 대표는 9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권교체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유일한 진보정당 후보인 심 대표는 이번 대선에서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까?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긍정적이다. 리얼미터가 <엠비엔>과 <매일경제>의 의뢰를 받아 지난 6~8일 전국 성인남녀 15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결과, 다자구도에서 지지율 2.4%를 기록한 심 대표는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자유한국당·바른정당 후보 간의 5자 가상대결에선 지난주보다 2.0%포인트 상승한 4.3%를 얻었다. 이는 대선 출마 이후 최고 기록이다. 원내 6석의 정의당보다 5배 넘게 덩치가 큰 바른정당(32석)의 유승민 의원은 4.4%(0.4%포인트 하락)로 심 대표보다 불과 0.1%포인트 앞섰다. 이런 추세라면 지금까지 진보정당 대선후보로서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던 2002년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의 3.9%도 넘어설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민주당 내에서 가장 ‘오른쪽’에 서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될 경우를 가정한 5자 구도에서 심 대표의 지지율은 9.2%를 기록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후보로 선출될 때보다 5%포인트 가까이 오르는 것이다. 정의당 관계자는 “앞으로 누가 됐든 민주당의 대선후보는 본선에서 중도보수층을 끌어당기기 위해 우클릭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민주당을 비판적으로 지지한 정의당 지지자들이 되돌아올 것을 방증하는 자료”라며 “민주당 경선이 마무리되고 방송 출연 등 알릴 기회가 많아지면 ‘촛불의 시대정신’을 가장 잘 대변하는 심 대표의 지지율은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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