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뒤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권재민의 추상같은 헌법정신으로 헌정 유린과 국정농단 세력을 마침내 국민의 힘으로 파면시켰다"고 말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헌법재판소가 10일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환영의 뜻과 함께 ‘국민통합’을 강조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탄핵정국이 대선정국으로 곧장 전환함에 따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 공정한 선거 관리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헌재 결정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주권재민의 추상같은 헌법 정신으로 헌정유린과 국정농단 세력을 마침내 국민의 힘으로 파면시켰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감정이 복받치는 듯 목소리가 잠기기도 했던 추 대표는 “정치권은 무책임한 사회 혼란과 편 가르기를 중단하고 무너진 헌법 가치의 회복과 국정 정상화에 한마음이 되어달라”고 국민 통합을 역설했다. 추 대표는 황 대행을 겨냥해 “과거 정부의 그릇된 외교·안보 정책과 민생 포기 정책을 모두, 즉시, 동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과도 중립내각의 수반으로서 오로지 민생 안정과 중립적인 선거관리에 만전을 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가운데)가 10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인용 결정이 내려진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도 기자회견에서 “국민 여러분께서 인류 역사상 가장 경이로운 시민혁명을 만들어줬다”고 평가한 뒤, 향후 대선과 관련해 “국민 통합 세력, 합리적 중도개혁 세력, 경륜과 경험을 갖춘 세력, 미래 전문가들이 모든 힘을 합쳐서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서실장이 보여 온 수사방해 행태를 볼 때 대통령 기록물과 청와대 비서실의 기록물을 훼손하거나 은닉할 개연성이 매우 크다. 대통령 기록물에 손대지 말고 속히 청와대를 떠나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현장 투표 80%와 여론조사 20%를 반영해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으로 경선 룰을 확정지으며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나섰다.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문을 읽는 모습을 텔레비전을 통해 지켜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탄핵 주도 정당’임을 강조해온 바른정당은 “국민의 힘으로 국정농단 세력을 심판하고 부패한 패권주의와 절연하는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병국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이날 비상시국 의원총회에서 “당 확장과 국민 대통합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선언하고 전원 사퇴했다. 김무성 의원은 의총 뒤 기자들에게 “다시는 앞으로 이런 일 생기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바꿔야 한다. 제왕적 대통령제는 이제 끝내야 한다”고 말해, 김종인 전 민주당 의원 등과의 ‘개헌 연대’에 나설 뜻을 강조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내어 헌재 결정에 대해 “‘적폐청산’과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로 나아가기 위한 1차적 과제의 완수이자 촛불시민혁명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팡파레’”라고 말했다.
오승훈 김남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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