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쪽 변호인 “수사 적극 협조”
언론 대응 등 여론전 강화할 듯
야당 “엄정수사로 진실가려야”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의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대한 수사를 본격화한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은 소환 통보가 오면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검찰 수사를 앞두고 변호인단을 새로 꾸리는 등 대비책 마련에도 나섰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을 대리했던 손범규 변호사는 14일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에선 유영하 변호사 ‘1인 변호’ 체제를 유지했지만, 이번 검찰 수사를 위해 손 변호사 등 헌재 법률대리인단 출신 변호사들을 추가로 선임하기로 했다. 박 전 대통령 쪽은 헌재의 탄핵심판 당시 언론 대응 등 여론전에 적극 나서지 않았던 것을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판단해, 이번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입장을 적극 알리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검찰의 소환 방침이 공개된 뒤 신속하게 “적극 협조” 입장을 밝힌 것도, 그간 검찰·특검의 대면조사를 거부했던 전력을 만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앞으로의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지는 미지수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4일 대국민 담화에서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이를 모두 거부했다. 박 전 대통령이 헌재의 파면 결정에 불복한 것에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일단 검찰 수사 협조를 강조하면서 ‘소나기만 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 자택을 에워싼 이른바 ‘태극기 시위대’ 등 지지세력을 방패 삼아 검찰의 강제수사 시도를 무산시킬 수도 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정치권은 일제히 검찰의 엄정한 수사와 박 전 대통령이 성실하게 조사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민간인이 되었고 피의자 신분인 만큼 검찰 소환에 응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각각 “박 전 대통령은 진실을 밝혀 마지막 애국을 해달라”, “장막 뒤 여론전을 중지하고 검찰 조사를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최혜정 석진환 기자 id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