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국회부의장(왼쪽부터), 안철수 대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17일 낮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예비경선에서 본경선 진출자로 확정된 뒤 꽃다발을 들고 인사하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5·9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당-바른정당 연대론이 피어오르고 있다. 두 당은 일단 “경선에 열중할 때”라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각 당의 대선후보가 확정되고 나면 지지율에 따라 후보단일화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17일 여러 언론매체에서 바른정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다루자 “또 다시 바른정당과의 연대 이야기가 캠프 안에서 흘러나오면, 누구인지 찾아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며 ‘격노’했다고 캠프 관계자가 전했다. 안 전 대표 쪽은 비록 지금은 지지율이 10% 박스권에 갇혀있지만, 황교안 권한대행 불출마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끝나면, 결국 ‘안철수-문재인 양강구도’로 전개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보수·중도 표심이 안 전 대표 쪽으로 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대론이 불붙으면 국민의당 중심의 중도·보수 결집 전략에 차질이 생기고, 옛 여권세력이 모인 바른정당과의 연대가 당의 지지기반인 호남 민심을 이탈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도 기자들에게 “(바른정당과) 어떤 공조나 연합, 연대 이런 것은 없다. 우리 당은 분명하게 경선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고 잘라말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대선이 임박해서도 연대 논의가 없는가’라는 질문에 “정치는 생물이다. 대선후보도 결정되지 않았는데 제가 어떻게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나”라며 여지를 남겼다. 국민의당 안에선 안 전 대표의 경쟁력을 의심하는 호남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김종인 전 민주당 의원이 구상하는 ‘개헌 빅텐트’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4월 초 대선 대진표가 짜인 이후에도 ‘희망’이 보이지 않으면, 당 내부에서 연대론 논의가 터져나올 수도 있다.
바른정당은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을 뿐, 국민의당과의 연대 또는 후보단일화에 적극적인 분위기다. 당과 대선주자 지지율 모두 저조한 상황에서, 중도·보수층을 움직여 돌파구를 열 필요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당내 최대 주주격인 김무성 의원은 ‘개헌 연대’을 고리로 국민의당 쪽 인사와 꾸준히 물밑 접촉을 해왔고, ‘보수 대통합’을 주장해온 유승민 의원 역시 안철수 전 대표와 연대할 수 있다고 줄곧 밝혀왔다. 바른정당의 한 중진의원은 “지금은 우리도 경선 일정 등이 있어 시간이 필요하지만 후보만 확정되면 언제든 연대 논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보면 된다”며 “국민의당 내부가 좀 복잡해 보이지만, 그 쪽도 후보가 선출되면 곧 입장을 정리하고 연대 논의를 공식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바른정당의 또다른 의원은 “(안 전 대표가) 결국 합리적인 중도·보수세력을 대표하는 바른정당과 관계 설정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혜정 석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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