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대통령 선거 출마선언식을 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19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 19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2007년, 2012년에 이어 3번째 도전이다. 지난달 ‘더 나은 정권교체’와 ‘새판짜기’를 강조하며 국민의당에 합류한 손 의장은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도전’인 만큼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손 의장은 이날 출마선언에서 개헌을 통한 제7공화국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제왕적 대통령제 종식 △재벌 위주 경제시스템 해체 △국민 기본권 강화 △지방분권 시대 등을 약속했다. 손 의장은 “헌법을 바꿔 견제와 균형, 소통과 협치, 권력분점과 국민통합에 입각한 정치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며 “헌법을 고치지 않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말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번 대통령선거는 진보와 보수의 대결이 아닌, 낡은 체제와 새로운 체제의 대결”이라며 “패권세력에 맞서 개혁대연합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손 의장은 이날 출마선언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손학규가 후보가 되면 바른정당이나 국민의당의 비문(재인) 개혁세력, 많은 사람이 국민의당에 합류하고 국민의당 몫을 키울 것”이라며 “바른정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끊고 개혁을 선언한다면 호남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연대에 거부감을 갖지 않을 것”이라며 ‘선거 전 연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젊은 시절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던 손 의장은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1993년 김영삼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정치인으로 24년 동안 손 의장은 4선 국회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경기도지사로 ‘화려한’ 경력을 쌓았지만, ‘마지막 목표’인 대통령 도전은 쉽지 않았다. 그는 2007년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을 탈당해 민주당으로 옮겨가 2007년, 2012년 두 차례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지만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펼쳐진 조기 대선 국면에서 그는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외치며 국민의당 경선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일단 국민의당 ‘대주주’인 안철수 전 대표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손 의장은 이날 안 전 대표의 출정식(오후 2시) 직후인 오후 3시30분을 출마선언 시간으로 정했다. 출마장소 역시 안 전 대표가 출마를 선언한 서울 종로 마이크임팩트스퀘어에서 직선거리로 750m 떨어진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을 택했다. 안 전 대표의 경쟁자로서 ‘존재감’을 부각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민의당 텃밭인 호남의 중진의원들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지만, 10% 안팎의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는 안 전 대표와는 달리 손 의장은 1%를 넘지 못하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출마 뜻을 밝힌 광주의 4선 의원인 박주선 부의장은 호남의 밑바닥 조직을 공략하고 있다. 수차례의 정계 은퇴 번복 및 당적을 자주 옮긴 ‘철새 정치인’이라는 비판을 극복하는 것도 손 의장 앞에 놓인 주요 과제다.
최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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