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노재봉 전 총리와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자극적인 말을 쏟아냈던 기존의 태도를 바꿔 ‘품위’에 좀더 신경쓰는 쪽으로 전략을 세웠다. 9일 밤 경상남도 도지사직에서 사퇴해 10일부터는 선거운동 수위를 높힐 수 있게 된 것을 계기 삼아, 캠페인 방식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9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10일부터 홍 후보의 (본인 발언과 선대위 메시지팀 등) 스피커가 공식적으로 가동되면 대구·경북 지역과 보수층을 중심으로 지지율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그간 막말 논란도 있었지만 이는 (보수 결집을 위한) 여론전 성격이 강했다. 앞으로는 ‘대통령이 됐다’고 생각하고 보수의 품격에 맞는 전략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후보 본인도 이날 기자들과 오찬간담회에서 “공식 유세가 시작하면 (현재의 문재인-안철수 2강) 판도가 바뀔 것이다. 나는 포지티브(본인 홍보) 중심으로 가고, 당이 네거티브(상대 후보 비판) 방식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지난달 31일 자유한국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되고서도 경남지사직을 사퇴하지 않아 선거운동에 제약을 받아왔다. 공직선거법이 광역단체장 등 공무원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 후보는 최근 지역 선대위 발대식에서 공식 발언을 하지 않고 당 깃발을 흔들거나 인사만 하고 내려왔다. 하지만 홍 후보는 이날 기자들에게 “내일부터 내 입이 풀린다. 이제부터 죽기 살기로 할 것”이라며 “앞으로 내게 유승민 후보나 ‘태극기 집회’ 같은 것은 묻지 마라. 난 (다른 것에) 신경 쓸 시간이 없다. 우리들(보수) 결집하고 중도 공략하는 데 집중할테니까”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를 향해 “바른정당은 나 있을 때 돌아와야 한다”며 거듭 ‘보수 단일화’를 강조했다.
한편, 조원진 의원은 이날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친박 단체들이 최근 새로 만든 새누리당에 입당하겠다고 선언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