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중기 임금 대기업 80%로”

정부가 끌기보다 밀어주는 국정
국책연구원을 중기R&D센터로
사립유치원 인건비 등 지원확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에게 정부가 2년간 매달 50만원씩 지원하는 등 중소·벤처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11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마련한 ‘차기 정부 중소기업 정책 관련 대선후보 강연회’에서 ‘기업이 주도하는 미래성장’을 주제로 강연했다.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빌딩에서 한 강연에서 안 후보는 “지금까지는 미래 예측이 가능해서 정부가 앞에서 끌고 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끌고 가다가 엉뚱한 데로 간다”며 “정부가 끄는 게 아니라 뒤에서 밀어주는 방식으로 정부 운영 철학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어떤 후보는 경제 살리고 일자리 만들어주는 주체가 정부이고 정치라고 한다”고 말해,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을 공약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했다. 전날 문 후보는 같은 장소에서 ‘대한민국 경제균형발전을 위한 중소기업정책’을 주제로 강연하며 중소벤처기업부 신설 등 중기 살리기에 정부가 앞장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 후보는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들의 임금을 정부가 보조해주는 방식으로 실업 문제를 줄이겠다고 밝히며 문 후보와 차별화를 꾀했다. 대기업의 60% 수준인 중소기업 임금을 대기업 80% 수준이 되도록 정부에서 5년간 지원해주는 ‘청년 취업 보장제’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그 방법으로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에게 2년간 매달 50만원씩 보조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책연구원을 중기·벤처사업을 위한 연구개발(R&D) 센터로 바꾸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동시에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투명성과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겨레 대선자문위원인 홍장표 교수(부경대·경제학)는 중소기업 취업 청년들에게 보조금을 주는 구상에 대해 “현실 조건과 상황에서 나름대로 적절한 방안 같지만 5조원가량 소요되는 예산 문제가 걸린다. 기존 중소기업 취업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안 후보 쪽은 정부의 일자리 관련 예산을 조정해 재원은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는 또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2017년 사립유치원 유아 교육자대회’에 참석해 “사립유치원의 독립 운영을 보장하고 시설 특성과 그에 따른 운영을 인정하겠다. 유치원이 필요로 하는 교직원 인건비와 보조교사 지원, 교육과정 운영 지원을 확대하겠다. 교직원의 근무시간을 8시간으로 명확하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토크콘서트에선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가 올라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 방지는 물론 임대차 보호 제도를 강화하고 가맹 사업자에 대한 불이익을 금지하겠다”고 공약했다. 안 후보는 이와 함께 “영업촉진을 위해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수수료 걱정 없는 아이시(IC)카드 활성화를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송경화 조계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