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안철수 대선후보의 선거캠프인 ‘국민 선거대책위원회’(국민캠프)를 12일 공식 출범했다. 안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대선후보로 선출된 지 8일 만이다. 국민의당은 민주당의 매머드급 선대위와 달리 조직을 최소화해 ‘기동성’과 ‘역동성’을 살린다는 구상이다.
장병완 선대위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박지원 당 대표와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을 상임 선대위원장으로 한 ‘국민 선대위’ 구성안을 발표했다. 국민의당이 선대위를 박지원-손학규 ‘투톱 체제’로 꾸린 것은 당내 경선을 위해 적극 영입한 손 의장에 대한 예우의 의미다. 안 후보, 손 의장과 함께 경선을 치렀던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천정배·정동영 의원, 주승용 원내대표, 천근아 연세대 의대 교수, 김진화 비트코인 한국거래소 코빗 이사와 함께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상임 선대위원장을 요구했던 박 부의장과 정동영 의원은 처음엔 선대위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박 대표와 안 후보의 설득 끝에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대위의 ‘야전사령관’ 격인 총괄선거대책본부장에는 장병완 의원이, 부본부장에는 안 후보의 최측근인 김성식 의원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장병완 본부장은 국민의당 경선에서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아 경선 관리를 총괄한 바 있다. 후보 비서실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최경환 의원이 맡았고, 2012년 진심캠프에서 안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조광희 변호사는 부실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캠프의 ‘입’ 구실을 할 대변인단은 최고위원인 손금주 수석대변인을 필두로, 김경록·김근식(안철수계), 김유정(손학규계), 김재두(천정배계) 등 각 계파 인물들을 포진했다. 국민의당은 기존 당 대변인 가운데 지역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이들은 캠프 대변인단에서 배제했다. 지역에서 ‘바닥 다지기’에 나서라는 취지다.
안 후보의 선대위는 앞으로 당 안팎 인사들의 참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장병완 본부장은 “선대위에 참가하겠다는 이들이 많다. 특히 국정자문위원회나 멘토단, 특별위원회엔 함께하고 싶다는 외부인사들이 쇄도하고 있다”며 “공동선대위원장에 외부인사를 추가 영입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에서는 문병호·황주홍 최고위원이 박 대표를 향해 “이번 선대위에 참여하지 마시고 백의종군해줄 것을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요구했지만, 박 대표는 이어진 비공개회의에서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며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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