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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심 “말 섞지 않으려 했는데” 홍 “배배 꼬여” 설전

등록 2017-04-29 00:05수정 2017-04-29 10:22

5차 TV 토론도 신경전 치열
홍 “강성노조 탓 경제위기, 궤변 아니다”
심 “노동자 천시…그렇게 살지말라”
문-안, 국회추천 총리, 일자리 재원 싸고 공방
다섯 번째 대선후보 TV 토론회가 28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렸다. 국회사진기자단
다섯 번째 대선후보 TV 토론회가 28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렸다. 국회사진기자단
28일 밤, 5번째 티브이(TV) 토론회장에 모인 5명의 대선 후보들은 고용·투자절벽, 양극화 등 한국 사회 위기의 진단과 해법을 두고 격돌했다. 후보들은 복지재원 마련 방안, 성장의 주체 등을 놓고 설전을 벌이다, 토론 태도를 공격하고 나서는 등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토론회 ‘주적’은 홍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돼지흥분제 파문’을 들어 홍 후보 사퇴를 요구했던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홍 후보와 말을 섞지 않으려고 했는데, 토론의 룰은 국민의 권리라고 생각해서, 또 우리 홍 후보님이 너무 악선동을 하셔서 오늘은 토론에 임하려고 한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날은 지난 네차례의 토론회와 달리 한 후보가 자신의 정책을 발표한 뒤 다른 4명의 후보와 일대일로 질의응답을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심 후보는 홍 후보가 물은 담뱃세와 유류세 인하 의견에 대해 “담뱃세는 누가 인상했나? 그 당에서 인상했다”며 “집권했을 때는 서민의 주머니를 털려고 인상하고, 선거 때가 되니 표를 얻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홍 후보는 “나도 심 후보랑 이야기하기 싫은데 할 수 없이 하는 것”이라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심 후보는 “포퓰리즘 공약을 그만둬라”라고 몰아붙였고, 홍 후보는 “모든 게 배배 꼬여가지고”라고 맞받았다. 홍 후보가 경제위기의 원인을 “강성 귀족노조”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각 후보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해운조선 산업 위기, 또 가계부채 폭증, 정부부채, 국가부채 폭증 이런 게 다 강성 귀족노조 때문인가”라고 되물었고,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도 “홍 후보는 우리나라 모든 위기와 문제가 강성노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 후보는 “노동자를 천대하면서 선거만 되면 귀족노조, 강성노조, 색깔론을 얘기하고…그렇게 살지 말라”고 일갈했다. 홍 후보는 “토론 태도가 왜 그러냐”며 “두 후보(심상정·문재인)가 (나한테) 책임지라 협박하는데 같은 후보끼리 그렇게 하는 것 아니다”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문재인-안철수, 통합정부·일자리 두고 격돌

유력 주자인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안 후보의 개혁공동정부 구상 등 현안을 두고 충돌했다. 문 후보는 “국무총리 지명을 국회 합의에 맡기면 시간이 많이 걸리는데 그렇게 해서 조속하게 총리 후보자가 지명되겠느냐. 안보위기에 문제가 있는 발상 아니냐”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가장 먼저 협치의 틀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야 개혁입법이 국회에서 통과할 수 있다. 그 과정 중에서 (위기 대처를) 동시에 논의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받아쳤다. 지난 4차 토론회에 이어 문재인 후보의 ‘일자리 81만개 공약’ 재원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안철수 후보는 “(소요 재원에) 공무원의 인건비만 필요한 게 아니지 않는가. 공무원 17만명이 근무하려면 건물, 책상을 비롯한 여러 가지 제반 시설이 필요한데 거기에 대한 예산은 왜 빠져있느냐”고 지적했고, 문 후보는 “예산을 추계할 때 이미 여유있게 기간운영비나 사업비를 감안해 9급 1호봉이 아닌 7급 7호봉으로 계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 후보는 “공무원을 늘린다면 부수적인 예산도 포함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한편, 문 후보는 지난 25일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일자리 81만개의 재원 공방 도중 “정책본부장과 말하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경제·사회위기, 전임정권 책임 공방

후보들 사이에선 현재의 경제·사회 위기 책임을 놓고 ‘자존심 싸움’이 벌어졌다. 문재인 후보는 유승민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이던 시절 비서실장을 맡았던 점 등을 지적하며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 동안 우리 경제가 참담하게 실패한 걸 인정하시냐”고 비판하자, 유 후보는 “경제가 이런 건 이명박·박근혜 10년을 비판할 게 아니라 5년마다 정권을 바꾸며 인기가 없더라도 제대로 된 성장 정책을 추진하지 못해서 그렇다”고 반격했다. 홍준표 후보는 “문 후보가 자꾸 이명박·박근혜 정권 비난하는데, 사실 문 후보가 2인자 행세하던 당시에는 길 가다 넘어져도 노무현 탓, 골프하다 오비해도 노무현 탓, 그 정도였다”며 “디제이부터 노무현·이명박·박근혜 네 정권 거치며 지니계수가 최고 나쁜 때가 노무현 대통령 때”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여기 계신 세 분이 전임 정권에 책임 있으신 분들이다. 구조적 해결을 해야 할 문제들을 제대로 개혁하지 못해서”라고 주장했다.

최혜정 송경화 엄지원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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