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3일 오후 부산 중구 비프광장로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이 3일 해양수산부의 ‘세월호 늑장 인양 의혹’을 담은 <에스비에스>(SBS) 보도와 관련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진실을 밝히라며 정치 쟁점화하고 나섰다. 이들은 에스비에스가 보도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해명·사과와 함께 기사를 삭제한 데 대해서도 ‘언론탄압’이라고 주장하며 거친 말을 쏟아냈다. 이에 세월호 유가족들은 “세월호를 정치에 악용하지 말라”며 “세월호 인양을 정치적으로 악용한 것은 박근혜와 새누리당”이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이날 부산 유세에서 “<에스비에스>가 (민주당에서) 겁을 줬는지 그게 잘못된 뉴스라고 발표했다. 해수부 공무원 목소리까지 녹음해서 했는데, 제가 집권하면 <에스비에스> 8시 뉴스를 싹 없애버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구 유세에서도 “내가 성완종 (사건에) 끌려서 고생할 때 <에스비에스>가 8시 뉴스 톱으로 보도했다. 내일부터 <에스비에스> 보지 마라. 정말 제대로 된 방송이라면 이번 사건으로 사장 물러나고 보도본부장 갈아뭉개놔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에스비에스>를 압박했을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정작 홍 후보 자신이 보도본부장 교체와 뉴스 프로그램 폐지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국민의당도 가세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보도가) 사실이라면 차기 유력 대선후보가 대통령 선거와 국민의 상처, 유가족들의 아픔을 교환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진짜로 세월호 인양 시기를 문 후보 맞춤용으로 조정했다면, 문 후보는 대선후보는커녕, 아버지의 자격도 없다”며 “언론의 입에 재갈을 물리지 말라”고 공격했다.
세월호 인양을 애타게 기다려왔던 미수습자 가족들은 ‘황당하고 터무니없다’며 한숨지었다. 세월호 참사로 동생과 조카를 잃은 권오복(61)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막판으로 치닫는 대선에 영향을 끼치려고 만들어낸 가짜뉴스”라며 “계약 내용이나 인양 과정을 잘 모르는 국민을 상대로 허황한 악소문을 퍼뜨려 문 후보의 표를 깎아 먹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본다”고 말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분명히 이야기한다. 세월호 인양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며 지연한 것은 박근혜와 새누리당”이라고 비판했다.
최혜정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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