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4일 경북 구미에서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구미/김규남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에 대해 “제가 당선되면 경제 분야를 부탁하고 싶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4일 경북 구미에서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면서 “저와 유 후보는 경제정책이 거의 차이가 없다. 여러 가지 경제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 생각이 동일하다”며 “공동정부를 할 때 함께 하겠다는 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유 후보의 ‘칼퇴근’ 공약, 퇴근 후에 SNS로 업무지시 못하게 하는 것 등이 맘에 든다. 저는 상대방 공약 중에 맘에 드는 거 있으면 카피하겠다고 하지 않고 그분들을 존중해서 똑같이 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어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로 나가는 정치인들, 특히 50대 정치인들이 많다”며 “(페이스북에) 거명했듯이 후보들 중에서는 유승민, 심상정 후보, 정치인들 가운데서도 보면 남경필 경기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김부겸 의원, 이재명 시장, 박원순 시장 이런 분들이 미래로 함께 우리나라를 전진시킬 수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만약 문 후보가 당선되면 우리나라는 앞으로 5년 내내 반목하고 갈등하는, 그러면서 국력 에너지 다 소진되고 우리는 완전히 뒤처지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대세론이라고 함에도 시간이 갈수록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지는 이유도 그렇다. 60% 이상의 국민이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 상태로 당선되면 임기 초부터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의 ‘통합정부론’도 겨냥했다. 그는 “(문 후보는) 챙겨줄 사람들이 많다. 그런 식으로 무슨 통합정부가 되겠나. 그냥 형식적으로 나눠주는 걸로 봉합하려할텐데 굉장히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홍준표 후보에 대해선 “당선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지지율) 15%정도 받아서 야당 기득권을 가지겠다는 게 목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안 후보는 “대구 시민은 홍 후보가 보수의 대표가 될 수 없고 오히려 부끄러운 상징이라고 본다”며 “홍 후보가 계속 뛰고 있는 이유는 보수를 위해서도, 영남지역을 위해서도 아니고 정치적 입지 마련을 위한 개인적 동기라는 건 대구시민들이 다 알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어 “보수는 기존의 국가나 헌법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고 정말 국가가 품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홍 후보는 전혀 거기에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말로 보수의 가치 지키고 싶으시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더 맞는 사람”이라며 “정말 보수의 가치를 지키고 싶으면 차라리 유 후보에게 투표하시라 그렇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기도 했다. 유 후보는 “만약 여론조사가 투표결과에 영향을 미쳤으면 브렉시트도 안 일어났고, 트럼프 당선도 안됐고, 국민의당이 40석 가까이도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역사의 흐름과 국민들의 집단지성을 믿는다. 전 세계가 변화를 택하고 있다. 그래야 살아남기 때문에. 이대로 똑같은 상황이 되면 망하는 길이라고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에 미국, 프랑스 다 그렇게 변화했다. 스타트는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40석 가까이 얻으면서) 한국이 끊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대선 ‘D-5일’인 이날부터 ‘걸어서 국민속으로 120시간 유세’를 시작한 데 대해 “설레고 기대된다. 이 시간쯤 되면 졸리는데 잠도 안 온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실제로 생생한 민심을 들으려고 한다”며 “(우리 국민이) 과거에 계속 머물러 있는 것과 변화를 택하는 것 중 저는 변화를 택할 거라고 믿는다. 그래서 남은 체력 다 쓰고 다니려고 한다”고 말했다.
구미/김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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