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KBS)에서 열린 두번째 대선 티브이 토론에 앞서 정의당 심상정(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포즈를 잡고 있다. 이번 대선 토론은 사상 첫 스탠딩 토론으로 진행됐다. 국회사진기자단
5·9대선은 이전과 달리 방송사 티브이(TV)토론이 후보들의 지지율 등락을 좌우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보였다. 토론회에서 후보자들이 벌인 공방은 선거 운동 기간 내내 화제가 됐다.
정당의 대선후보 경선과 본선을 두 달 안에 치르는 짧은 기간 탓에 티브이 토론회는 유권자들이 후보의 자질과 태도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됐다. 이전 대선에선 후보자 간 합동토론회가 3차례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6차례나 이뤄졌고, 과거와 달리 원고가 없는 스탠딩 토론, 후보 간 난상 토론 등 다양한 형식이 도입된 것도 ‘토론회 선거’가 이뤄지는 밑바탕이 됐다. 하이라이트 영상은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등을 통해 다양하게 변주되며 토론회가 끝난 뒤에도 화제가 됐다. 하지만 5명의 후보가 난상 토론을 하는 과정에서 한 후보에게만 공격을 집중하거나, ‘색깔론’ 등으로 서로 지나친 신경전을 벌인 것은 한계로 지적됐다.
토론회를 거치며 후보들의 지지율도 춤을 췄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토론회 내내 강성귀족노조 책임론, 전교조 폐지 등을 주장하고 상대 후보에 대한 막말도 서슴지 않았으나 선명한 노선으로 보수층의 지지를 끌어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진보적 정책에 대한 열정과 이론, 사이다 발언으로 지지율 상승에 탄력을 받았고,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도 정연한 논리로 호평을 받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의 네거티브를 비판하기 위해 ‘갑철수’ ‘엠비(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 발언을 꺼냈다가 유권자들에게 되려 불안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