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공식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밤 서울 마포구 홍대 앞 한 카페에서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다. /송경화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8일 밤 “그동안 ‘국민속으로 120시간 뚜벅이 유세’에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는 ‘국민께 드리는 편지’를 띄우며 22일 간의 공식 선거일정을 마무리했다.
안 후보는 이날 밤 10시30분부터 70여분 동안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국민 승리로 여는 미래’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에서 자신의 스마트폰에 담아온 편지를 읽었다. 안 후보는 편지에서 “지난 3월 출마선언 때 국민께 드리는 편지를 읽어드렸는데 그 말미에 이렇게 썼다. 3월의 바람과 4월의 비가 5월의 꽃을 가져온다고. 바람이 불고 비가 왔다. 이제 막 꽃이 피려고 하는 이 시점까지 오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뚜벅이 유세) 5일 동안 대구, 부산, 광주, 서울, 대전, 청주, 천안을 거치면서 정말 많은 시민들을 만났다.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제게 정치가 있어야할 자리를 일깨워 주셨고, 국민들의 삶과 동떨어진 정치권의 패거리 싸움이 얼마나 나쁜 일인지도 새삼 깨달았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공식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밤 서울 마포구 홍대 앞 한 카페에서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 라이브 화면 캡처
안 후보는 “뚜벅이 유세가 ‘제2의 안풍’이 됐다”고 했다. 그는 “뚜벅이 유세가 이번 대선의 녹색 태풍이 되고 녹색혁명, 정치혁명이 대한민국을 새로운 미래로 이끌 것”이라고 힘줘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제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부를 세울 때가 됐다. 보수의 정부나 진보의 정부가 아니라 국민의 정부를 세울 때가 된 것”이라며 “이번 대선은 낡은 이념에 갇혀서 보수냐 진보냐 선택하는 선거가 아니라, 과거냐 미래냐를 선택하는 선거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7가지 약속을 드리겠다”며 △청년의 꿈을 빼앗는 3대 비리인 입학·병역·취업비리 척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갈취하는 방산비리 근절 △검찰개혁·재벌개혁 실현 △청와대 권력 축소·제왕적 대통령이 방지 제도화·지방분권 개헌 △교육혁명·경제구조 혁신·과학기술 혁명 통해 혁신과 창업국가 세워 20년 미래 일자리 창출 △블랙리스트(피해)·화이트리스트(특혜) 없는 노리스트 국가 만들기 △개혁공동정부 구성 등을 제시했다. 안 후보는 “이미 대참사가 예고된 여론조사 믿지 말고 안철수를 찍으면 안철수가 이긴다. 안철수를 찍으면 국민이 이긴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이어 “내일(9일)의 소중한 한표가 우리 대한민국의 앞으로 20년을 결정한다. 3월의 바람과 4월의 비가 5월의 꽃을 가져온다”며 편지를 맺었다.
안 후보는 국민의당 천근아·김진화 공동선대위원장이 사회를 본 이날 방송에서 지난 4일부터 시작한 ‘걸어서 국민속으로 120시간’ 유세를 되돌아봤다. 안 후보는 5일간 꼬박 도보와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며 선거운동을 한 데 대해 “체력은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목이 완전히 나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안 후보는 또 “우리가 아직 정당이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억지로 사람 불러모으는 동원능력이 굉장히 부족하다”며 “저흰 다른 정당과 다른 게 현장서 모인 사람들은 우리가 동원한 사람이 아니고 자발적으로 온 사람들”이라며 ‘뚜벅이 유세’의 성과를 과시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또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혼자 뛰다 나중에 여러 사람 같이 뛰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포레스트 검프 주인공처럼) 수염을 길러야겠다”는 유머 섞인 소감으로 좌중을 웃게 했다. ‘뚜벅이 유세’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에 대해 안 후보는 “버스, 지하철을 탈 때마다 정말로 굉장히 깊숙한 삶의 이야기들을 해주시는 분들을 매번 만났다. 5일 동안 만난 수많은 분들 가슴 절절한 사연들이 지금 가슴 속에 차곡차곡 쌓여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4일 대구에서 처음 뚜벅이 유세를 시작한 지 몇 시간만에 방문한 경북대에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청춘콘서트’를 방불케하는 장면이 나타나게 된 데 대해 안 후보는 “정말 우연치고는 참 운이 좋다 싶었다”며 “전혀 예정 안 됐는데 경북대 입구에 가니 학생이들 모여있었다. 마침 자리도 계단식으로 돼 있어 다들 자연스럽게 앉게 되고 굉장히 자연스럽게 토크콘서트 식이 됐다”고 술회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공식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8일 밤 아내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딸 설희씨와 함께 서울 마포구 홍대 앞 한 카페에서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 라이브 화면 캡처
이날 방송 중간에는 깜짝 이벤트가 마련되기도 했다. 안 후보의 아내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딸 설희씨가 방송 중간에 등장한 것이다. 김진화 공동선대위원장이 “후보가 지금 가장 만나고 싶을지 모르는 분이 2층에 계시다”며 소개하자 김 교수와 설희씨가 카페 2층 계단에서 내려와 안 후보와 차례로 포옹을 했다. 안 후보는 “같이 집에 갈 수 있겠네요”라고 농담을 던지며 반가워했다. 사회자로부터 마이크를 건네 받은 김 교수는 “지난 (공식선거운동 기간인) 22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하루하루 걱정같은 거 할 필요 없고 아무런 생각없이 제가 당장 해야할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이렇게 왔다”고 선거운동 기간을 돌이켰다. 김 교수는 이날 마지막 선거운동을 “안 후보의 지역구였던 노원구에서 마무리했다”고 했다. 이어 김 교수는 “이게 전부 여러분들의 응원으로 제가 견뎌낸 것 같다. 평범한 순간이 돌이켜봤을 때 어떤 순간이 될까, 요즘엔 그런 생각 많이 한다. 그냥 서로 말하지 않아도 우리가 뭔가 이렇게 큰일을 저지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기도 했다.
70여분간의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의 마무리는 안 후보가 뚜벅이 유세를 하며 이어온 ‘소리통 유세‘로 장식됐다. 안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중 마지막으로 소리통 유세 해보겠다”며 마이크를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 후보는 “이번 선거는 과거로 돌아갈 것인가 미래로 나갈 것인가 결정하는 선거다. 50대 젊은 도전자 저 안처수는 상속받은 것, 신세진 것 없다. 누구 눈치 안 보고 개혁할 수 있다. 미래 준비 할 수 있다. 청년들이 꿈꾸는 나라, 우리 소중한 대한민국 반드시 세워내겠다”며 의미 단위로 끊어서 외쳤고, 현장에서 있던 안 후보의 지지자인 방청객들이 따라 외쳤다.
김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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