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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여당 대표 추미애가 본 ‘노무현입니다’는…

등록 2017-06-16 22:19수정 2017-06-16 22:28

추 대표와 말진기자들 ‘노무현입니다’ 단체 관람기
추 대표 “영정 앞에 바칠 수 있게 성공한 정부 만들어야”
영화 보며 손수건으로 눈물 훔치기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선승리 공로자 표창장 수여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선승리 공로자 표창장 수여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일주일 전에 본 영화였다. 아직 일부 장면과 대사까지 생생했다. 본 영화를 또 봐야하나. 하지만 이내 궁금해졌다. 개봉 20일 만에 160만명의 관객이 봤을 정도로 흥행하고 있는 다큐영화 <노무현입니다>를 문재인 정부 시대에 여당의 수장은 어떤 시선으로 볼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의실 한쪽 벽면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이 나란히 걸려있다. 1996년 15대 국회에 입성한 뒤 노무현과 같은 시대에 때론 같은 정당에서 때론 다른 정당에서 정치를 했던 추미애 대표는 이 영화를 어떻게 바라볼까.

16일 오후 추미애 대표와 추 대표의 2기 특보단, 민주당 출입 말진 기자 등 총 30여명은 서울 여의도 IFC몰 CGV에서 <노무현입니다>를 단체관람했다. 추 대표는 “새롭게 구성된 2기 특보단과 ‘민주정부 3기’에 대한 각오를 새롭게 다져보자는 의미에서 오늘 자리를 마련했다”고 했다.

영화를 보면서 추 대표는 익살스런 장면에서는 “하하하”하며 웃었고, 공감이 가는 장면에서는 “응, 응”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긴장감이 고조되는 부분에서는 등받이에서 등을 떼고 몸을 곧추세운 채 스크린을 응시하기도 했다. 등장인물들이 노 전 대통령을 추억하며 눈물짓는 장면 등에서는 손에 꼭 쥐고 있던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훔쳤다. 영화가 끝난 뒤 추 대표의 눈가는 벌겋게 다소 부어있었다.

영화의 엔딩크레딧이 올라간 뒤 추 대표는 기자들과 영화관 옆 카페에서 소감을 나눴다.

추 대표는 가장 감정이 북받친 장면에 대해 말하면서 다시금 붉어진 눈시울을 손수건으로 찍어내며 이렇게 말했다.

““‘노무현 시대가 올까요’, 노 전 대통령이 이렇게 반문하며 ‘그런 시대가 오면 내가 없어도 되지’라고 유시민 전 장관한테 말했다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지금 ‘민주정부 3기’가 출범했잖아요. 그게 참 무겁고. 노 전 대통령이 탄 첫 파도가 목적지까지 다 못가겠지만 그 다음 파도가 또 오고 또 오고 하지 않겠냐라는 유시민 전 장관의 표현, 그게 노무현이 이루고자했던 꿈이죠. (그에 대한) 미안함과 동시에 채무감 같은게 있어요.”

추 대표가 생각하는 노무현 시대의 의미는 뭘까.

“지나고 보면 불평등, 사회문제들을 이해하고 바꿔나가는 그런 시대였다고 이제 와서 거슬러 생각할 수 있죠. 그런데 그때는 IMF 외환위기 이후 이미 신자유주의 한가운데 편입되면서 심각하게 느끼지 못했어요. 그 시대에 해야 할 과제를 막상 놓쳤던 거죠. 그 시대는 오늘의 불평등을 막을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시대였었죠. 엉뚱하게 제3의 길이라고 하고 너무 준비없이 신자유주의 속으로 막 가버렸죠. 갈수록 노무현에 대한 그리움은 더 많아질거 같아요. 그 시대의 의미를 잘 몰랐었죠.”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대한 기억도 꺼냈다. 추 대표는 그때 탄핵에 동참했었다.

“대통령을 배출한 (새천년민주)당으로서는 버림을 당한거니까 분노한 입장이었고 그게 탄핵으로까지 간거죠. 저는 탄핵에 반대했죠. 저는 당시 선임최고위원으로서 당의 진로에 대해 탄핵으로 가면 안 된다고 막아야하는 입장이기도했고, 탄핵으로 결론났을 때 당을 관리해야하는 샌드위치 입장이었어요. 이후 삼보일배하며 사죄를 했죠. (그해 총선에서) 당이 교섭단체조차 되지 못했어요. 저는 모든 걸 내려놓고 미국으로 떠나게됐어요.”

추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전에 만나지 못해 “후회된다”고 했다.

“(탄핵 사건 이후) 제가 정치적으로 항상 관찰을 당하는 상황이어서 인간적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소통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 돌아가시기 1주일 전에 봉하마을로 찾아가서 한번 뵙기로 했었어요. 그런데 그때 한번 시간을 보고 뜸을 들이고 있는 차에 그만…. 1주일 전에 뜸들이지 말고 갔더라면 하고 후회했어요.”

추 대표는 성공하는 정부를 꼭 만들겠다고 했다.

“이제는 영화 ‘노무현입니다’를 보고 눈물 흘리는 것으로만은 안 되죠. 지금 맞이한 문재인 정부를 노 전 대통령에게 ‘당신이 바란 시대가 이런 것입니다’라고 영정 앞에 바칠 수 있도록 성공하는 정부를 만들어야죠,”

추 대표와의 차담회 분위기는 내내 무겁고 진지했다. 영화가 남긴 묵직한 여운도 있었지만, 그보다 ‘민주정부 3기’를 성공시켜야한다는 여당 대표로서의 부담감 때문인 듯 보였다. 하지만 추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항상 높을 수 없다. 실수하고 국민비판 받을 수도 있다. 그럴 때 당이 실력을 발휘하고 지지율 보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고 힘줘 말하며 차담회를 마무리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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