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비선보고’를 한 것으로 확인된 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장은 ‘박근혜 청와대’ 최대 실세였던 우 전 수석의 ‘오른팔’로 알려져 있다. 국내정보 수집을 총괄했던 추 전 국장은 ‘비선실세 최순실’ 관련 첩보를 우 전 수석과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에게 비공식 보고를 해왔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추 전 국장이 처음 ‘외부’에 알려진 것은 2011년 11월 작성된 ‘서울시장의 좌편향 시정운영 실태 및 대응방향’(박원순 제압 문건)의 작성자로 지목되면서다. 추 전 국장은 ‘반값등록금 운동 차단’ 문건 등을 작성하며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에 앞장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군내 사조직 ‘알자회’(육사 41기) 출신인 그는 자신의 누나와 최순실씨의 친분을 이용해 군 인사에 개입해왔다는 혐의도 받았다. <세계일보>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최순실 비선을 활용한 군 인사 개입 관련 의혹보고’를 보면, 추 전 국장은 최순실씨와의 친분을 이용해 알자회 선배인 조현천(육사 38기) 기무사령관을 추천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 전 국장은 양승태 대법원장 사찰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추 전 국장은 박근혜 정권 출범과 함께 청와대 민정비서관실로 파견됐으나, 2013년 5월 ‘박원순 제압문건’ 논란이 벌어지자 국정원으로 복귀했다. 물의를 일으킨 인사지만 국정원에서는 계속 승승장구했다. 2014년 8월 정기인사에서 국내정보 수집을 총괄하는 부서의 국장으로 승진했다. ‘우병우 비선보고’, ‘군 인사 개입’, ‘최순실 전담팀 운영’ 등 여러 의혹을 받았지만, 추 전 국장은 별도의 징계나 진상규명 없이 지난 2월 ‘조용히’ 퇴직했다. 최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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