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왼쪽에서 손팻말 들고 있는 사람)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와 신지예(오른쪽에서 손팻말 들고 있는 사람)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서울특별시 동반자 관계 증명 조례’ 제정 공동 공약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종민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와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특별시 동반자 관계 증명 조례’ 제정 공동 공약을 발표했다. ‘동반자 관계 증명 조례’는 노인의 동거, 비혼이나 동성 가정, 장애인 공동체 등 다양한 가족 형태의 증가로 기존 결혼관계 외의 가족관계 형태를 인정하고 그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의 지방자치단체 조례다.
두 후보는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은 부부의 날, 비혼인의 날, 문화 다양성의 날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날”이라며 “불리는 이름만큼이나 다양함이 빛나는 오늘을 맞아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서울시 동반자 증명 조례’를 정의당과 녹색당이 힘을 합쳐서 꼭 만들 것을 서울시민께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두 후보는 이어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수술동의서 서명과 간병, 공공임대주택 분양, 사회 보험과 조세 혜택, 경조사 휴가 등에서 받는 불이익을 없애겠다”며 “노인의 동거, 장애인 등 각종 공동체나 형제자매로 구성된 미혼가족, 비혼 동성 동거커플 모두 고립을 벗어나 이 조례의 혜택을 함께 누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왼쪽부터)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 김종민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 김승환-김조광수 커플이 ‘동반자 관계증명서’ 견본 판넬을 들어보이고 있다.
신지예 후보는 “저는 서울시장이 되면 시행할 첫 번째 공약으로 시민들이 숙의로 만들어낸 서울시민 인권헌장을 채택하고 공표할 것이라고 계속 강조해왔다”며 “오늘 정의당과 함께 발표하는 ‘동반자 등록 조례’를 포함해 다양한 가족 형태를 공공에서 인정하고 주거, 의료, 노동 현장에서 공공이 이를 적극적으로 보장하는 정책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민 후보는 “프랑스, 스위스 등 20여개 국가에서는 결혼의 파트너십 제도가 운영되고 있고, 동성결혼이 법제화돼 있지 않은 일본·대만에서도 많은 자치단체에서 동반자관계 인증제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며 “굽은 숟가락을 펴려면 반대편으로 한번 기울였다 펴야한다. 소수자 권리는 심각할 정도로 지켜지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어서 서울시장의 권한으로 소수자들의 권리를 더 강하게 옹호할 때 그 권리가 평등해진다는 것을 신념으로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3년 공개 결혼식을 통해 국내 첫 동성 부부가 된 김조광수-김승환 커플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김조광수씨는 “저희가 부부임을 인정해달라는 소송을 벌인지도 꽤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 사법부에서는 사법부 영역이 아니라 입법부 영역이라며 국회에서 법을 정해야한다고 판결했다. 국회에서는 정작 논의를 시작하지도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승환씨는 “저희 부부는 공개적인 결혼식을 했고 가족과 친지들로부터 축하를 받은 지 벌써 5년이 지났는데 아직 부부로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라고 할 수 있는 건강권과 재산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글·사진 김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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